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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이유는…" 취준생·현 정규직·전문가들이 본 인국공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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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6.2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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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을 비롯한 연대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5일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직접고용전환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들은 "공사가 지난 2월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2년 반에 걸쳐 합의한 정규직 전환합의를 무시하고 일방적인 정규직화(직고용) 추진을 발표했다"며 불공정한 전환과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2020.6.25/뉴스1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인천국제공항공사노동조합을 비롯한 연대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5일 청와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직접고용전환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들은 "공사가 지난 2월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2년 반에 걸쳐 합의한 정규직 전환합의를 무시하고 일방적인 정규직화(직고용) 추진을 발표했다"며 불공정한 전환과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2020.6.25/뉴스1


"인국공 사태, 취준생과 무관"…분노에 기름 부은 靑해명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정규직 전환 사태에 대한 청와대 해명에도 취준생들의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취준생들은 정부의 해명이 취준생 반발을 더 키우고 있으며 신규 채용에 영향을 주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고 불안해했다.

다만 일부 취준생들은 노동시장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로서 전환이 불가피했다는 의견도 냈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의 이런 분노는 오랜 취업난으로 인해 청년들이 또 다른 약자를 배려할 수 있는 여유가 잃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청와대 "취준생과 무관하다" … 취준생 "박탈감·불공평 느껴"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지난 24일 한 매체를 통해 인국공 사태를 둘러싼 논란은 '오해'로 인해 벌어진 일이며 청년들의 일자리를 뺏는 게 아니라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노력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황 수석은 "얼마 전 발표된 1900여명 정규직화 결정은 이미 2017년 12월 정해져 있던 것"이라며 "이분들 일자리가 기존 청년들 일자리를 뺏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노력으로 진행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이런 해명에도 청년들은 이번 정규직 전환 사태로 인한 분노의 감정을 감출 수 없었다. 특히 공기업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은 이런 해명이 "말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공기업을 준비 중인 이모씨(27)는 "청와대가 신규 채용에 문제없고 연관이 없다고 하는데 한정된 예산에서 어떻게 신규채용이 영향을 안받을 수 있겠나, 말도 안 되는 해명이다"며 "인국공은 공기업 중 최고의 공기업 중 하나인데 이렇게 되면 '공부를 왜 열심히 해야 할까' 같은 사기까지 저하된다"고 비판했다.

다른 공기업 준비생 송모씨(29세)는 "취준생들이 인국공 등 공기업을 들어가려는 이유는 정년 보장, 직업안정성인데 아르바이트생에서 갑자기 정년보장되는 정규직으로 수천명이 들어간 것은 납득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와대나 전환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이들도 노동을 했으니 노력을 한 것이라고 하지만 취준생들은 돈도 못 받고 노력한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여러모로 박탈감이 들고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기업 준비를 시작한 황도연씨(20)도 "청년들이 분노한 포인트는 직고용이 너무 쉽게 됐다는 것"이라며 "인국공이라는 꿈의 직장을 들어가는데 너무 쉽게 들어가는 게 부당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반적인 취준생과 무관하다고 하지만 전혀 무관할 수 없다고 본다"며 "1900여명이나 되는 인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데 어떻게 전체 공채 인원과 무관한지 전혀 납득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번 전환이 궁극적으로 고용 안정을 위한 정책 중 하나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너무 성급하게 정책을 밀어붙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기업 준비생 이모씨(29)는 "공기업 취준생 눈에는 이들이 자신이 목표로 하는 기업에 입사한 게 되니까 역차별·불공정이란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것 같다"며 "안전·보안 성격 직무의 정규직 전환은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전환 발표 전 충분한 취지와 내용을 알렸어야 했다. 별다른 설명 없이 뒤늦게 해명 식으로 나오니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 같다"고 밝혔다.

사기업에서 인턴을 하는 박서희씨(27)도 "이번 결정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차별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생각보다 단순히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보여주기식으로 진행한 것 같아 아쉽다"며 "취준생들이 왜 정규직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정책을 이행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분노의 이유는…" 취준생·현 정규직·전문가들이 본 인국공 사태


"공정성 위한 일" 옹호 의견도 … 전문가 "청년 분노는 오랜 취업난 영향"

물론 모든 취준생이 이번 전환에 대해 반대만 한 것은 아니었다. 언젠가는 해야 했을 문제기 때문에 전환은 불가피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취준생 김민지씨(27)는 "정규직 전환은 노동시장의 공정성을 지향하는 과정으로 언젠가는 거쳐야 하는 절차기 때문에 반대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면서도 "예정돼 있던 정규직 전환인 만큼 취준생들에게 더 많이 홍보했다면 이렇게까지 갈등이 격화하지 않았을 것 같아 아쉽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청년들의 이런 분노가 취업난으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한다. 비정규직이 사회적 약자라는 것에는 공감하지만 청년 역시 자신을 약자로 생각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김수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금 청년들은 노력한 것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 어려운 상황인데 누군가가 노력보다 안정된 일자리를 얻었다는 것에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며 "한 번 밀리기 시작하면 다음이 있다는 것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방식에 자란 청년들은 본인을 강자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비정규직이 어렵다는 것도 알지만 당장 나와 경쟁해야 하는 대상으로 바라본다"며 "따라서 사회 전체적으로 약자 문제 해결에는 공감하지만 자신이 희생해야 하는 상황이나 자신이 참여한 경쟁 구도를 침해한다는 것에 대해 양보를 못 하기 때문에 분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임찬영, 정한결, 이강준, 정경훈 기자

"분노의 이유는…" 취준생·현 정규직·전문가들이 본 인국공 사태




"2030 청년 분노하는 이유는…" 전문가들이 본 인국공 사태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정규직 전환 사태에 대한 청년층의 분노가 심상치 않다. 이번 조치는 취업준비생(취준생)의 일자리와 상관없다고 정부 관계자가 수차례 해명했지만 한 번 폭발한 분노는 가시지 않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청년층의 일시적인 변덕이 아닌, 과도한 경쟁에 노출된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 부족'이라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에 분노한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자리 정책의 실패가 만들어낸 비극"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26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이번 사태는 지난 20년간 한국 일자리 정책의 실패가 만들어낸 비극"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한국 사회에 양질의 일자리가 없다"면서 "지난 20년 간 한국 정부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 노력을 안 하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민간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저질의 비정규직 일자리만 양산되면서 결국 취준생들이 안정성을 찾기 위해 공공기관으로 눈을 돌렸고, 이같은 상황에서 정규직 전환 소식이 취준생들에게 박탈감을 줬다는 분석이다.

한국청년정책연구원의 고강섭 책임연구원도 분노의 원인을 불안정한 취업시장으로 꼽았다. 고 연구원은 "특히 코로나19로 청년 취업의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면서 (인국공 사태에 대한) 분노의 형태로 자신들을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조치는 그 당위성이 부족했다"면서 "무작위로 선택된 인원들을 전부 전환하기보다 자격시험을 통해 이들이 전환돼도 괜찮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장치를 마련했다면 반감이 줄었을 것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인국공' 방식의 정규직 전환은 '알바(아르바이트생)'가 운좋게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이라고 청년들이 오해할 요소가 많다는 분석이다.

20·30세대에 대한 이해 필요…"밀려나면 다음이 없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성장해 심적인 여유가 사라진 20·30 세대를 이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수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 청년 세대에 대해 "자기 차례가 돌아온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누군가가 노력에 비해 안정된 일자리를 얻었다는 것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면서 "한 문제 틀리면 내신 등급이 떨어지는 등 한 번 밀리면 다음이 있다는 것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라고 진단했다.

이어 "청년실업률은 높고, 그나마 주어진 일자리는 정규직 보장이 어려워 불안정하다"면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성장한 이들에게 그 노력에 대한 보상도 주어지지 않는 어려운 상황이다"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고 선임연구원은 이같은 상황에서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앞으로도 단계별로 진행이 돼야 할 문제"라며 "노동성에 대한 회복의 차원에서 점진적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한결 기자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김재섭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검색요원 정규직화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6.25/뉴스1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김재섭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검색요원 정규직화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6.25/뉴스1





"정규직되면 처우개선 요구할 것" '인국공' 현 정규직들의 걱정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발표한 보안검색 요원 정규직화 방침을 두고 현직 정규직 노조는 비정규직들이 전환 후 추가적인 처우개선을 요구해올 것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공개채용'으로 대표되는 정규직 채용 절차 없이 정규직화된 인원들이 계속해서 처우 개선을 요구하면서 상대적으로 기존 정규직들의 처우는 나아지지 않을 것을 걱정하는 것이다.

인국공 노조 "정규직과 비슷한 처우 요구해 나갈 것"

인국공 정규직 노조인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 한국도로공사 노조, 한국 마사회 노조 등 8개 단체 소속 200여명은 25일 오후 4시쯤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공사의 일방적인 정규직 전환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장기호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 위원장은 "공사가 1만여명 노동자와는 상의 없이 보안 요원을 청원경찰로 전환하겠다고 기습 발표했다"며 "이에 많은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에 따르면 민주노총·한국노총은 전환을 앞둔 1902명에 대해서는 공사 직접고용 아닌 자회사 고용을 합의했다.

노조는 이들이 전환되면 기존 정규직과 비슷한 처우를 요구해 나갈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기존 정규직 1500명보다 수가 많은 이들이 제1노조를 차지하고 처우 개선을 촉구할 것이 예상되는데, 이 과정에서 극심한 경쟁을 뚫고 입사한 정규직과의 공정성 문제와 더불어 노노갈등이 일 수 있다는 것이다.

취준생 이모씨(29)도 "기존 정규직들은 취준생 시절 처우, 안정성 등을 보장받기 위해 까다로운 시험을 준비해 입사한 것"이라며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비슷한 대우를 해 온 사례가 실제로 있으니까 불공정한 현상이 발생할까봐 걱정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처우개선 요구는 현실…"상대적 박탈감 이해해야"

실제로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공공기관 노동자들이 전환 이후 처우를 개선해달라고 촉구한 사례는 여럿이다.

지난해 7월 이틀만에 1만7000여명이 참여하는 등 큰 규모로 일어난 학교 비정규직 파업도 비정규직과 더불어 전환된 일부 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둘러싼 갈등이 원인이었다.

전국 급식 중단 사태를 낳은 이 파업에서 참가자들은 대통령의 '공정임금제' 약속대로 공무원의 60% 수준인 임금을 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80%까지 끌어올리라고 요구했다. 복리후생비를 받는 데 있어서 정규직과 차별을 철폐할 것도 강조했다.

2018년 정규직으로 전환된 한국공항공사 공항서비스 직원들은 2019년 1월 노조를 결성하고 민주노총에 가입했다. 같은해 11월 파업을 예고했지만 사측과 임금 4.5% 인상, 명절휴가비·복지포인트 지급 등을 합의해 파업을 철회했다.

이 외에도 지난해 11월 전국철도노동조합이 정규직으로 전환된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을 예고하기도 했다.

전환자들의 처우 개선 요구에 일부 정규직 노동자들은 불편한 시각을 드러내왔다. 공채 시험 등 절차를 밟지 않은 직원들이 기존 정규직과 같은 처우까지 받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치열한 경쟁을 거쳐 그 자리까지 간 젊은이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수한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대부분 20~30대는 청년실업률이 높은 환경에서 어린 시절부터 치열한 경쟁을 거치며 성장해왔다"며 "누군가 노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된 자리를 얻었다는 데에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청년들은 (정규직 공채에 합격해도) 본인을 강자라고 생각 안 한다"며 "비정규직이 어렵다는 것도 알지만 자신이 희생해야 하는 일이나 참여해온 경쟁구도를 침해한다고 생각하는 상황에서 양보 못하고 분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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