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쓰고있으면 호흡곤란?…마스크에 대한 오해와 진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화되면서 전 세계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지 않던 서구 국가들도 국민들에게 마스크를 공급하고 착용을 의무화하는 등 세계가 마스크의 효능을 인정하는 추세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는 여전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여전히 마스크에 대한 유언비어가 퍼지고 있다. 마스크를 쓰면 면역력이 저하된다, 산소농도가 부족해진다, 습기로 인해 세균에 감염된다는 등 근거 없는 정보들이 난무하고 있다.
마스크 오래 쓰면 이산화탄소 중독?…"호흡에 문제 없어"지난 5월 중국에서는 마스크를 쓰고 학교 체육활동에 참여한 중학생 2명이 숨졌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마스크를 오래 쓰면 산소 농도가 줄어들고 이산화탄소 중독의 위험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놨다.

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거주하는 의사 메간 할은 이를 증명하기 위해 마스크 착용/미착용 시 산소 농도를 측정하는 실험을 했다. 실험 집단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집단, 수술용 마스크를 쓴 집단, N95 마스크를 쓴 집단, N95 마스크와 수술용 마스크를 겹쳐서 쓴 네 개 집단으로 나눴다.

할 박사는 "네 집단 모두에서 눈에 띄는 산소 농도의 변화가 없었다. 마스크가 (숨 쉬기) 불편할 수는 있으나, 호흡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다"며 이같은 내용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윌리엄 샤프너 밴더빌트 대학교 전염병학 교수는 이에 대해 "마스크가 위험했을 경우 수술실 간호사와 의사가 증상을 앓는 사례가 많을 테지만, 지금까지 그들이 산소 부족이나 이산화탄소 과다로 사망하는 사례를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의사 메간 할이 공개한 실험 사진. /사진=페이스북 페이지 갈무리

면역력과 세균 감염도…마스크와 상관 없다마스크가 습기로 세균 감염을 유발한다는 소문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크리스틴 코엘러 존스홉킨스 대학교 환경공학과 조교수는 "여름에 덥고 습한 환경에서는 땀이 날 수 있다"라며 "천 마스크의 경우 가방에 넣고 세탁해 재사용하고, 수술용 마스크의 경우 새로운 마스크를 사용하면 좋다"라고 조언했다.

마스크가 면역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다. 감염병 전문가인 리암 설리번은은 "면역 체계는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만났을 때 반응하며 마스크와는 관련이 없다"라며 "하루 종일 마스크를 착용해도 면역 체계를 약화시키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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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마스크를 거부할까?이처럼 마스크가 건강에 주는 악영향이 거의 없음에도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마스크에 대한 거부와 혐오 반응이 일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미시간주에서는 손님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던 경비원이 총에 맞아 사망했고, 오클라호마주에서는 지역 주민들이 마스크 의무 조치를 거부하고 공무원들에게 협박과 폭언을 퍼부어 논란이 됐다.

전문가들은 서양 국가에서 마스크 거부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은 문화적·심리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샤프너 교수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서양에서) 사회적 규범에 맞지 않는다"라며 "(특히) 마스크 착용이 정치적인 문제가 될 경우 사람들은 더욱 마스크를 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코로나19는 모든 사람을 감염시킨다. 정치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마스크 착용을 권장했다.

감염병 전문가인 설리번 또한 "바이러스는 당신의 문화적 갈등이나 자유를 신경쓰지 않는다"라며 "마스크를 쓰는 것은 곧 인간답게 행동하는 것이자 사람들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