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코로나 치료제·백신 개발 등에 1936억 투입

/사진=보건복지부

정부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제·백신 개발 등에 1936억원을 투입한다. 관련 임상시험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국가 감염병임상시험센터' 지정도 추진한다.

치료제·백신 개발에 1115억원 지원
코로나19 치료제‧백신개발 범정부 지원위원회(이하 범정부 지원위원회)는 9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4차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추가경정예산 집행 계획과 지원대책 주요 과제 추진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한 코로나19 치료제·백신 등 개발을 위한 관계부처 추가경정 예산은 1936억원이다. 구체적으로 △치료제·백신 개발 1115억원 △방역물품·기기 고도화 357억원 △연구·생산 인프라 구축 391억원 △인체 데이터 활용여건 조성 및 특허, 국제표준화 등 지원 73억원을 투입한다.

치료제·백신 개발을 위해 보건복지부는 940억원을 들여 항체 치료제, 혈장 치료제, 백신 3대 플랫폼 기술 개발 기업에 임상시험 1~3상 단계별 예산을 지원한다. 치료제에는 450억원, 백신에는 49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75억원을 들여 치료제·백신 후보물질 발굴과 효능·독성평가 등 전임상을 지원한다.


방역물품·기기 고도화를 위해 과기부와 복지부는 각각 222억원과 135억원을 투입한다. 과기부는 카이스트(KAIST) 플랫폼을 활용해 통기성방호복, 초고속 유전자증폭(PCR) 검사 등 감염병 대응 솔루션을 개발한다. 복지부는 방역장비와 진단기기 국산화·고도화를 위해 기술개발을 지원한다.

감염병 연구·생산 기반 구축 차원에서 복지부는 342억원을 들여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 △국가보건의료연구 인프라 구축사업 △임상시험 지원체계 구축 △기업 치료제·백신 생산시설·방비 구축 지원 등을 진행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화순과 안동의 백신실증지원센터 내 백신·치료제 제조 장비 구축을 위해 49억원을 투입한다.

이외에도 복지부는 방역현장에서 활용하지만 의학적 근거가 불충분한 의료기술에 대한 근거를 산출하기 위해 8억원을 들여 연구·개발(R&D)을 진행한다. 산업부는 국가표준기술 개발 보급에 30억원을 지원하고, 특허청은 치료제·백신 특허 연계 R&D 지원에 35억원을 투입한다.

자료 제출 유예·감염병임상시험 센터 지정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지원을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임상시험계획(IND) 신속 심의체계를 구축했다.

식약처는 지난달 백신 임상시험 조기진입과 제품화 지원을 위한 가이드라인인 '코로나19 백신 개발 시 고려사항'을 마련했다.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의 경우 신약허가 시 제출자료인 가교시험 자료를 시판 후까지 제출을 유예하기로 했다. 가교시험은 외국의 임상자료로 인종적 차이에 따른 안전성·유효성 확인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 한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임상시험이다.

범정부 지원위원회는 임상시험 실시기관 등 주관연구기관과 감염병전담병원 등 세부연구기관으로 구성된 컨소시엄 공모를 통해 국가 감염병임상시험센터를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코로나19 환자 치료와 임상을 병행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만들 계획이다.

정부는 앞으로 범정부 지원위원회와 실무추진위원회를 상시 운영체계로 가동하고, 추진과제별 이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국산 치료제와 백신을 빠르게 개발할 수 있도록 공모기간 단축 등을 통해 추가경정예산 사업을 신속하게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