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통합검색

트럼프가 가장 먼저 때린 中기업 ZTE, 매 맞고 더 잘 컸다

머니투데이
  •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0.07.10 12:10
  • 글자크기조절
  • 댓글···

[길게보고 크게놀기]미중 무역전쟁이 중국기업을 더 강한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게 만들었다

[편집자주] 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트럼프가 가장 먼저 때린 中기업 ZTE, 매 맞고 더 잘 컸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시작하면서 본보기로 삼고 가장 먼저 때린 중국기업이다. 2018년 4월 ZTE는 대이란제재 및 대북 제재 위반 혐의로 미국 사법부에 의해 기소됐고 7년간 미국 반도체 구매를 금지당했다. 통신장비업체에 미국 반도체를 구매하지 말라는 건 문을 닫으라는 얘기다.

미국과 중국간 협의가 계속 진행되면서 그 해 6월, 미국 정부는 ZTE에 10억 달러의 벌금을 물리고 4억 달러를 보증금 성격으로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하게 하는 조건으로 제재를 해제해줬다. 이때 ZTE는 제재 해제를 위해서 경영진과 이사회 모두 교체를 당해야 했다.

당시 ZTE 주가는 말그대로 폭락했다. 31.31위안에 달하던 ZTE 주가는 미국의 제재조치가 취해진 후 8거래일 동안 하한가를 기록했다. 당시 최저가는 종가 기준 12.1위안으로 거의 3분의 1토막이 났다.

◇ZTE의 화려한 귀환
그러나 지금 ZTE 주가는 9일 기준으로 47.12위안까지 올라가 있는 상태다. 2018년 최저가 대비 4배 가까이 상승했으며 시가총액은 2174억 위안(약 37조원)에 달한다.

ZTE는 2018년 매출액이 21.4% 급감하고 무려 69억8400만위안(약 1조2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최악의 한 해를 보냈지만, 다음해부터 ‘V’자형으로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2019년 매출액은 6.1% 증가한 907억 위안(약 15조4000억원)으로 회복됐고 51억4800만위안(약 87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어떻게 회복할 수 있었을까. 지난 6월 17일 ZTE가 중국 선전거래소에서 가진 IR행사를 보면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이날 ZTE는 7나노미터(1나노미터=10억분의 1m) 반도체 공정 양산기술을 갖추고 5G 통신장비에 사용하고 있으며 5나노미터 반도체 공정기술 개발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ZTE는 반도체 설계부서를 분사해 설립한 세인칩스(Sanechips)를 통해 자체적인 반도체 설계기술을 구비했다. 세인칩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약 76억위안(약 1조3000억원), 임직원수가 2000명이 넘는 중국 4위 반도체설계(팹리스) 업체다.

ZTE는 2018년 미국 반도체 7년 구매금지라는 제재를 당하자, 자체 반도체 설계 능력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현재 ZTE는 세인칩스를 통해서 기술자립도도 높였고 68.4%에 달하는 세인칩스 지분의 평가이익도 눈덩이처럼 커졌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 기술 국산화를 최우선 과제로 정하고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면서 반도체 업체 주가가 그야말로 상한가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최대 파운드리업체인 SMIC(中芯國際)는 중국본토증시에 2차 상장을 신청한 지 한 달 만에 초스피드로 중국 커촹반 상장을 허가받고 7월 상장을 앞두고 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중국 IT기업을 제재하자 기존 차스닥과 별도로 과학혁신판(科創板)을 새로 만드는 등 자국 벤처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중국 5G 통신망 구축의 최대 수혜주
ZTE 주가가 상승한 또다른 이유는 중국이 5G 설비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놓고 한국과 미국보다는 늦었지만 중국은 가장 빨리 5G 통신망 구축에 나선 국가 중 하나다.

중국은 2019년 6월 3대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에게 5G 라이선스를 발부함으로써 5G 상용화를 시작했다. 2019년이 중국이 5G 상용화를 시작한 해라면 올해는 5G 상용화가 본격화되는 한 해다.

지난해 중국 통신 3사는 5G 통신망 구축을 위해 412억 위안(약 7조원)을 투자해 11만개의 기지국을 건설했지만, 올해는 설비투자가 확 늘어난다. 중국 통신 3사는 올해 자본적지출(CAPEX)의 54%에 달하는 1803억 위안(약 30조6000억원)을 5G 통신망 구축에 투입해, 50만개가 넘는 5G 기지국을 건설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5G 투자가 더 빨라졌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6.8%로 급락한 중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디지털 인프라구축을 중점 투자 목표로 정했기 때문이다. 디지털 인프라 구축에서 핵심은 5G 통신망이다. 여기서 ZTE가 최대 수혜주 중 하나가 된다.

올해 상반기 중국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ZTE는 약 3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화웨이에 이어 2위 자리를 굳혔다. ZTE는 35%까지 점유율을 높이는 게 목표다. 최근 통신 3사의 5G 통신장비 입찰에서 노키아가 전패를 기록하면서 화웨이와 ZTE의 점유율이 더 높아질 태세다.

ZTE의 부활에는 중국 정부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지만, ZTE 자체의 노력도 큰 영향을 미쳤다. 2019년 ZTE는 중국본토에 상장된 3700여개 기업 중 7번째로 많은 금액인 125억5000만위안(약 2조130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이 13.8%로 중국 상장주식 중 1위다.

결국 미국 트럼프의 제재가 ZTE를 강한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도록 만든 촉매제가 됐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20년 7월 10일 (10:52)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머니투데이 기업지원센터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