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딸 성폭행·무고한 인면수심 아버지 징역 6년 확정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친딸을 성폭행하고 무고로 고소장까지 접수한 인면수심 남성이 대법원에서 징역 6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과 아동복지법 위반, 무고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는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친딸을 학대하다 돌연 성폭력까지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딸은 성폭행 피해 사실을 상담센터에 알렸고, 상담센터는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그러자 A씨는 딸이 자신을 무고한다면서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라는 취지의 거짓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무고 혐의가 적용됐다.

A씨는 법정에서 딸이 원래 거짓말을 잘하고,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성폭행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딸은 눈물과 함께 고통을 호소하면서도 수사기관에 피해사실을 일관되게 진술했다. 딸은 A씨가 교도소에 가는 것이 싫었고, 신고하더라도 이후 생활이 막막해 망설였지만 상담센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신고를 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A씨는 이미 청소년 성매매 혐의,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다. 또 이번 사건으로 성범죄자 위험성 평가척도 검사를 받아 성범죄 재범 위험성 '높음'으로 판정됐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5년 간 취업제한과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1심은 A씨가 친딸에게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르고 딸을 범죄자로 몰아가려 한 점, 딸에게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회복도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볼 때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가 학대 부분은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1심은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을 내리지는 않았다. A씨 신상정보가 공개될 경우 딸이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2심도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며 같은 판단을 내렸다.

상고심에서 딸 이름으로 탄원서가 접수됐다. 사실 성폭행 당한 적이 없는데 거짓말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이를 근거로 재판을 다시 받게 해달라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은 "친족관계에 의한 성범죄를 당했다는 미성년자 피해자의 진술은 피고인에 대한 이중적인 감정, 가족들의 계속되는 회유와 협박 등에 의하여 번복되거나 불분명해질 수 있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며 탄원서 내용보다 딸의 법정 진술을 토대로 판결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