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통합검색

공적마스크 끝났는데…아직도 줄서는 사람들, 왜?

머니투데이
  • 정한결 기자
  • 이승희 인턴
  • 임찬영 기자
  • 정경훈 기자
  • 김영상 기자
  • 이태성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VIEW 6,046
  • 2020.07.12 06:30
  • 글자크기조절
  • 댓글···

[MT리포트] 아듀! 공적마스크 (下)

[편집자주] 코로나19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는 'K-방역'의 한 축을 담당했던 공적마스크 제도가 11일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국내 마스크 수급 안정화와 코로나 확산 방지에 크게 기여했지만 도입 초기에는 혼란도 많았다. 지난 몇 개월간 우리 국민들과 함께 호흡했던 공적마스크 제도의 공과 과, 시사점 등을 살펴봤다.


"공적마스크 판매, 수고하셨습니다" 약사에게 건넨 말


지난 3월 6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약국 앞에서 시민들이 개점 전부터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사진=임찬영 기자
지난 3월 6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약국 앞에서 시민들이 개점 전부터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사진=임찬영 기자
"비말 마스크는 안 팔 거다. 마스크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경기도 평택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김모씨(42)는 공적마스크 제도를 "계륵"이라 부른다. 마스크를 팔자니 힘들고, 판매를 포기할 수도 없는 심정을 담은 표현이다. 그는 "온갖 시행착오 속에 어려움과 보람을 함께 느꼈던 시절이 이제 끝난다니 시원섭섭하다"고 말한다.

11일을 끝으로 공적마스크 제도가 폐지된다. 지난 3월초 도입된 후 약 4개월 만이다. 마스크 판매 최일선 현장에서 섰던 약사는 마스크 공급 안정화의 주역 중 한명이다. 약사는 공적 공급이 끝난 것에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다음부터는 정부가 약사들과 미리 소통을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마스크 정책을 우리는 모르는데 손님은 안다"

서울 구로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강모씨(32)는 10일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마스크 관련 고객 문의가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사태 초기 시시각각 마스크 정책이 바뀌었지만 그가 이에 대해 사전에 통보를 받은 적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오히려 마스크를 찾으러 온 손님이나 언론 보도를 통해 바뀐 정책을 알게 됐다.

사전에 준비하고 대응할 시간이 없어 현장에서는 혼선을 빚었다. 다급하게 마스크를 찾는 '진상 고객'도 그만큼 늘어났고, 시도 때도 없이 날아드는 질문과 항의에 스트레스는 가중됐다.

강씨는 "약사들 사이에서 약사가 '욕받이'라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마스크 부족과 정부의 미숙한 대응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현장에 있는 약사로 향했다는 설명이다.

서울 종로구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송모씨(35) 역시 "정책이 바뀌는데 약사보다 먼저 언론에 먼저 알렸다"면서 "손님들이 그걸 보고 와서 따지는 일이 초반에 많았다"고 강조했다.

◆마스크 1장에 1500원, 7억만장 팔렸지만…약사 "손에 쥐는 것 없어"

공적마스크 끝났는데…아직도 줄서는 사람들, 왜?

1장당 1500원인 공적마스크는 불티나게 팔렸다.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된 마스크는 총 7억727만장에 달한다. 하지만 약국 입장에서는 마진이 거의 남지 않았다.

보건용마스크는 조달청이 마스크 생산업체와 일괄 계약하고, 지오영·백제약품 등이 일선 약국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판매됐다. 보통 900~1000원에 매입된 마스크는 약국에 1100원에 공급됐고, 약국은 소비자들에게 1500원 판매했다.

인건비와 세금 등을 제하면 마스크 판매로 이익이 크지 않다. 평택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김씨 역시 "마스크 판매로 매출은 늘었지만 세금까지 계산하면 사실상 마이너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는 기존 처방의약품 판매에도 영향을 줬다. 주변에 이비인후과 병원이 많은 약국의 경우 호흡기 환자들이 감염을 우려로 병원 방문을 자제하면서 매출이 줄었다.

강씨는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20% 가량 떨어졌다"며 "주변 약사 중에 50%~60% 이상 떨어진 곳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보람은 있었다…다음에는 제발 소통 먼저"

한주에 1인 2장으로 제한되는 '마스크 5부제' 시행 첫 날인 9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서 신분증 확인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한주에 1인 2장으로 제한되는 '마스크 5부제' 시행 첫 날인 9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약국에서 신분증 확인을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마스크 5부제가 약사들에게 나쁜 기억으로만 남은 것은 아니다. 사상 초유의 집단감염 사태 속 우리 국민의 건강에 기여한 점에 보람을 느낀 이들도 있었다.

서울 종로구 청진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유모씨(35)는 "모두가 어려운 상황서 (국민에게) 가장 와닿는 마스크 문제에 기여해 보람을 느낀다"면서 "오늘도 손님 한 분으로부터 '공적 마스크 끝났죠. 수고하셨어요'라는 말을 들어 감사했다"고 밝혔다.

김씨 역시 "그래도 소비자들이 약국을 믿어줬다"면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공감하면서 국민들이 약국에 대해 많이 이해를 해줬다"고 말했다.

강씨도 "어르신들의 경우 마스크를 오프라인으로 밖에 못 구하신 분들이 많다"면서 "그 분들도 마스크를 구할 수 있게 돼 좋았다"고 평가했다.

약사들은 대신 이번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정부가 현장과 더 원활히 소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씨는 "정부가 언론을 통해 발표하기 전에 실무에서 일하는 사람들한테 정책 내용을 먼저 전달했으면 좋겠다"면서 "다음 팬데믹 때는 연락망을 구축하고 관련 메뉴얼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정한결 기자, 이승희 인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마스크 대란 2라운드


9일 오전 10시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마트 본점 안에서 '비말차단용 마스크' 구매 가능 번호표를 배부 받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판매 장소 앞에서 줄을 서고 있다. 사전에 배부한 번호표가 없으면 마스크를 구매할 수 없다./사진= 임찬영 기자
9일 오전 10시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마트 본점 안에서 '비말차단용 마스크' 구매 가능 번호표를 배부 받은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판매 장소 앞에서 줄을 서고 있다. 사전에 배부한 번호표가 없으면 마스크를 구매할 수 없다./사진= 임찬영 기자

마스크 공적 공급이 끝났지만 일부에선 '마스크 대란'이 진행 중이다. 여름철 무더위가 다가옴에 따라 보건용 마스크보다 편리한 '비말차단용 마스크' 수요가 급증해서다. 정부는 비말차단용 마스크 생산이 늘고 있는 만큼 이달 말이면 수급이 안정화 될 것으로 봤다.

◆개점 3시간 전부터 줄 선 손님들…"구매 못할까 걱정돼서"

9일 오전 9시20분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마트 본점 앞에서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시민 1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사진= 임찬영 기자
9일 오전 9시20분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마트 본점 앞에서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시민 1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사진= 임찬영 기자

지난 9일 오전 8시쯤 찾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마트 본점에는 오전 10시 개점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있었다. 미리 도착해 번호표를 받지 않으면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살 수 없기 때문이다.

마트에 가장 먼저 도착한 이모씨(83)는 "수량을 제한해서 파는데 사람이 많아서 일찍 안 오면 못 산다고 들어서 못 살까봐 빨리 왔다"고 말했다.

인근에 산다는 최모씨도 "비말 차단용 마스크 구매가 아직은 쉽지가 않은 상황에서 뒤에 서면 사람 간 간격이 좁아질 수 있을 것 같아 일찍 도착했다"며 "감염 예방하려고 마스크 사러 왔다가 감염돼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시민들이 하나둘 줄을 서기 시작했고 개점 40분 전인 오전 9시20분이 되자 1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였다. 뒤쪽에 있는 시민들은 혹시라도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할까 걱정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난 2월 말 보건용 마스크 부족으로 발생한 '마스크 대란'과 흡사한 모습이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마스크 업체의 재고 상황에 따라 매일 판매량이 달라지는데 오늘은 다행히 명당 50매씩 150명에게 판매할 수 있는 만큼의 물량을 최대한 확보했다"며 "평소에는 기다리던 손님이 마스크를 구매 못 하는 경우도 생겼지만 오늘은 손님 모두 마스크를 구매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이마트는 지난달 24일부터 비말 차단용 마스크 판매에 나섰지만 아직 공급량이 안정적이지 않아 매일 오후 3시가 돼서야 다음날 판매 가능한 마스크 물량 파악이 가능한 상황이다.

물론 모든 매장에서 '마스크 대란' 사태가 발생한 것은 아니었다. 비말차단용 마스크 공급량 확대로 서울 도봉구 창동점과 성북구 미아점 등 일부 마트에서는 비말차단용 마스크 수요가 크지 않아 공급량이 넉넉한 곳도 있었다.

◆정부 "비말차단용 마스크 7월 말이면 안정될 듯"
공적마스크 끝났는데…아직도 줄서는 사람들, 왜?

정부도 여름철 들어 비말차단용 마스크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비말차단용 마스크 생산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식약처가 지난달 1일부터 비말차단용 생산을 독려한 지 한 달 만에 주당 생산량이 3000만개를 넘어선 상황이다.

비말차단용 마스크는 6월 첫째주 37만개에 불과했으나 이달 첫째주 3474만장으로 100배 가량 증가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된다면 7월 말쯤이면 비말차단용 마스크도 공급이 안정화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마스크 공적 공급 중단 이후에 '마스크 대란'이 다시 발생할 경우 구매수량을 제한하고 요일제를 도입하는 등 기존의 공적 개입 조치를 다시 도입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실시간으로 시장동향을 파악하고 수급 불안이 발견되면 생산량을 확대하는 등 지속적인 안전 공급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식약처는 "앞으로도 품질이 확보된 마스크의 신속허가, 특례 수입 지원 등을 통해 국민이 마스크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7월 말이면 국민 수요를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찬영 기자, 정경훈 기자



없으면 알몸으로 외출 하는것 같아…K방역 '숨은 공신'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3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 약국에서 시민들이 공적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뉴스1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된 3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대형 약국에서 시민들이 공적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사진=뉴스1

'코로나19' 확산 이후 마스크는 '필수 아이템'이 됐다. 대중교통을 비롯한 공공장소뿐 아니라 실내와 길거리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마스크를 미착용 문제로 구속된 사건까지 발생할 정도다.

코로나19 확산 초기에는 온·오프라인에서 구매 행렬이 이어지고 사재기 문제로 가격까지 급상승하면서 마스크가 가장 큰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바 있다. 전문가들은 비록 공적 마스크 도입 초기에는 다소 혼란이 있었지만 결국 공급 안정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높은 마스크 착용률로 방역 효과 거둬

5월 13일 서울 지하철 2호선을 탑승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뉴스1
5월 13일 서울 지하철 2호선을 탑승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뉴스1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시장에 공급을 맡겼을 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결국 정부가 나서서 조절했던 것"이라며 "마스크가 없어서 못 쓰는 사람이 생기지 않고 대다수가 착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예방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공적마스크를 통해 마스크가 원활히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마스크 착용률도 자연스럽게 높아졌다. 해외와 달리 국내 코로나19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이유로 시민들의 자발적인 마스크 착용도 꼽힌다. 이제는 대중교통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할 정도로 마스크가 하나의 문화로 정착하는 모습이다.

여전히 미국 등 해외에서는 마스크를 꺼리는 인식이 강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때 "마스크 착용은 개인의 자유"라고 공개석상에서 발언할 정도였다.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하루 6만명을 넘기는 등 연일 최고 기록을 세우고 있는 것도 이런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에 머무는 외국인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마스크 착용 권고를 무시하면서 많은 반발을 샀다. 부산시와 해운대구 등 지자체에서 마스크를 무료로 나눠줬지만 대부분 착용을 거부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 강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비판까지 받았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겪으면서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체감했기 때문에 거부감이 적다"며 "문화적으로 동양권에서 개인이 국가 정책에 잘 따른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미세먼지 문제로 보건용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마스크에 익숙해진 영향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스크, 제대로 착용해야 의미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일부 상인들이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뉴스1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일부 상인들이 물건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뉴스1

이제 언제든지 마스크를 구할 수 있는 시점이 됐지만 오히려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아 문제가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길거리에서 쓰던 마스크를 실내로 들어가서는 벗거나, 답답하다는 이유로 마스크를 턱에 걸치는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같은 공간이라도 마스크 착용 여부에 따라 확산 속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은 수치로도 입증됐다. 확진자 19명이 나온 경기 의정부시 한 피트니스 센터에서는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옆 사람과 대화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확진자가 방문했던 경기 부천시의 한 피트니스 센터에서는 이용자들이 마스크를 꼼꼼히 착용하면서 접촉자 91명이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얼마 전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해달라"고 요구했다가 시민들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질 정도로 올바른 마스크 착용은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온라인에서도 마스크를 턱에 걸치는 행위를 이른바 '턱스크'라며 비판하는 글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김탁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는 와중에도 사태가 급격히 나빠지지 않았던 것은 마스크를 잘 착용했기 때문"이라며 "외출할 때 옷을 벗고 나가는 것을 상상할 수 없는 것처럼 앞으로 마스크도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상 기자, 이태성 기자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부동산 유튜브 정보채널 부릿지
머니투데이 기업지원센터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