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좌회전 차도, 충돌 후 인도 덮친 차도…모두 '민식이법'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싼타페와 충돌 후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인도로 돌진한 아반떼/사진=뉴시스, 부산경찰청

부산 해운대구 스쿨존에서 발생한 6살 아동 사망 교통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운전자 2명 모두에게 '민식이법'을 적용해 입건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13일 아반떼 차량 운전자 A씨(60대 여성)와 싼타페 차량 운전자 B씨(70대 남성)를 개정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민식이법)으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오후 3시29분쯤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의 한 초등학교 앞 스쿨존에서 아반떼 차량이 인도를 덮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C양(6)은 머리를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진 뒤 치료를 받았지만 약 11시간 10분뒤인 다음날 오전 2시41분에 숨졌다. 함께 사고를 당한 C양의 어머니 D씨(36)는 왼쪽 팔이 골절되고 얼굴을 다쳤다.

이 사고는 스쿨존 내에서 싼타페 차량이 불법 좌회전해 아반떼 차량과 충돌하면서 발생했다. 해운대 구청이 관리하는 현장 폐쇄회로(CC)TV를 보면 당시 B씨가 운전하는 싼타페는 중앙선을 넘어 좌회전을 했다. A씨가 운전하던 아반떼는 초등학교 앞 내리막을 따라 주행하다가 중앙선을 침범한 싼타페와 충돌했다.

싼타페와 부딪힌 아반떼는 잠시 멈추는 듯 하다가 오른쪽 깜빡이를 켠 상태로 내리막길을 따라 속도를 냈다. 멈추지 않고 약 20m 달린 아반떼는 결국 인도를 걸어가던 C양과 D씨를 덮치고 학교 담벼락 너머로 떨어졌다.

1·2차 사고가 모두 스쿨존 안에서 발생한 터라 사고 운전자들 사이에선 사망 책임을 둔 공방이 벌어졌다. A씨 측은 싼타페가 중앙선을 침범해 좌회전하지 않았다면 2차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B씨 측은 아반떼와의 1차 사고는 경미한 접촉사고에 불과하며, 충돌 이후 속도를 더 내면서 인도로 돌진한 것은 A씨의 과실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1차 충격에 의해서 2차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두 운전자 모두에게 민식이법을 적용해 입건했다. 다만 두 운전자의 과실 여부와 민식이법 혐의 적용 여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도로교통공단 감정 결과 등을 종합해 최종 판단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과수와 도로교통공단 감정 결과가 나오려면 한 달 정도 걸릴 예정"이라며 "수사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 검찰 송치 전 혐의 적용 여부를 최종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