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초청 춤판'에 내홍 커지는 소상공인연합회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소공연)가 '걸그룹 춤판 워크숍' 논란으로 2014년 설립 이후 가장 큰 내분에 휩싸였다. 배동욱 회장에 대한 사퇴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배 회장은 회장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다.

코로나19(COVID-19)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소상공인의 권익을 대변하기에도 바쁜 소공연이 내부 갈등에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공연은 지난달 25일 강원도평창에서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채, 걸그룹을 초청해 술을 마시고 춤판을 벌였다. 더구나 소공연은 매년 수십억원의 정부 보조금을 받고 있어 세금을 낭비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소공연 노조는 배 회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소공연 소속 16개 단체도 비상대책준비위원회를 구성해 회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비대위는 '춤판 워크숍' 문제 외에도 배 회장의 친인척 관련 화환비리 의혹과 측근 인사 수고비 지급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사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팎에서 비판이 거세지자 침묵하던 배 회장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춤판 워크숍'에 대해 사과했다. '춤판 워크숍'을 개최한지 19일이 지나서야 나온 첫 공식입장이다.


하지만 소상공인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배 회장이 "연예인들의 생계가 어려워 도움을 주기 위해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하면서 더 큰 빈축을 사고 있다.

소공연 한 관계자는 "춤판 워크숍은 배 회장이 법정단체인 소공연을 사단법인 정도로 생각하고 다소 독단적으로 운영해 온 결과"라며 "이 사건을 계기로 배 회장에 대한 내부 여론 여론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배 회장 퇴진을 끝까지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가처분 신청', '해임' 등의 카드를 내세워 배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비대위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배 회장에 대한 '회장 직무집행정지 및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 배 회장의 권한과 직무는 정지된다.

비대위와 노조 측은 중기부에 해임 건의을 제출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을 위한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27조에는 관리·감독기관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임원을 해임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노조는 최근 배동욱 회장의 자격 유무를 중기부가 검증해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중기부는 소공연에 대한 실태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배 회장 자격검증에 대한 일부 회원들의 공문을 확인해 사실 확인 중"이라며 "올 상반기 중 집행한 예산이나 사업의 적정성을 비롯해 워크숍 문제 등 전반적인 내용도 점검해 빠른 시일내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