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위신 '뚝'…유학생 비자취소·9월 개학 '없던 일로'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도착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41%, 조 바이든 전 부통령 53%'

CNN이 공개한 미 몬머스대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 이슈화한 '유학생 비자 취소', 경제 재개의 징표로 강조한 '9월 개학'도 반대에 부딪혀 실제 실행되지 않게 되면서 국내 정치적 입지가 곤경에 처했다. 코로나19 중국 책임론, 반(反)화웨이 전선 구축, 중국의 홍콩보안법 강행 관련 홍콩 특별지위 박탈 등 대외적으로 연일 '중국 때리기'에 나서는 것과는 별개다.


하버드대 등 반대에 '외국인 유학생 비자 취소' 철회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올 가을학기 대면수업이 없는 학교 유학생들의 비자를 취소하려던 조치를 철회했다. 조치에 반발한 대학과 주정부들이 줄소송에 나서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앨리슨 버로우스 매사추세츠주 연방지방법원 판사는 이날 미 연방정부가 새로운 조치를 철회하고 기존 상태를 유지키로 하버드대, MIT(매사추세츠공대)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하버드대와 MIT는 유학생 비자 관련 연방정부 조치의 시행을 중지시켜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냈고, 200개 이상의 미국 대학들이 이에 동조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매사추세츠 등 17개주도 비슷한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등록금에 대한 지역민 할인 혜택이 없고 장학금 혜택도 비교적 적은 유학생들은 미국 대학들의 중요한 자금원 가운데 하나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를 축소 또는 철회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백악관과 미 국토안보부는 새로운 규정의 대상 범위를 학교에 신규 등록한 학생들로 좁히는 방안 등을 내부적으로 논의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6일 가을 학기에 온라인 원격수업만 받는 외국인 유학생들의 비자를 취소할 수 있게 하는 새로운 규정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학교들의 대면수업 재개를 강제하는 동시에 미국으로의 외국인 노동력 유입을 줄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 규정에 따르면 전면 원격수업을 택한 학교 뿐 아니라 대면수업을 일부 혼용하는 학교에 다니는 유학생도 100% 온라인 수업만 선택할 경우 미국에 입국할 수 없고, 심지어 추방될 수도 있었다. 또 학기 도중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져 학교가 전면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할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실제로 시카고 드폴대에 다니는 한국인 학생이 이 규정 때문에 지난 8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했다고 시카고선타임스 등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학교의 안전한 재개를 위한 국가적 대화’ 행사를 열고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각급 학교의 가을 학기 개학을 촉구하며 학교 정상화를 주장하고 있다. ⓒ AFP=뉴스1

교육청·주정부·학부모 반대에 9월 개학 강행 못해대선을 앞두고 조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이 수차례 강조해온 '9월 개학'도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캘리포니아의 LA와 샌디에이고 교육 당국은 오는 9월 학기를 전면 온라인 화상 수업으로 실시하겠다고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초·중·고교생 86만여명을 관할하는 미 최대 교육청의 이 같은 결정은 다른 도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시간 디트로이트에선 이날 전국 처음으로 공립학교 서머스쿨(여름 프로그램)이 문을 열었지만, 학생들이 탄 스쿨버스를 시위대 수백 명이 "코로나 걸리려 몰려 가느냐"며 통나무로 가로막았다.

뉴욕시는 "코로나 검사 확진율이 5% 이하로 14일간 유지돼야 개학할 수 있다"며 8월로 결정을 미뤘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마이애미와 애틀랜타에선 이번 주 학부모 투표를 실시키로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가을엔 모든 학교가 문을 열어야 한다"며 "응하지 않는 학교엔 정부 지원금을 끊겠다"며 주 정부와 일선 학교들을 압박했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매우 낮은 것으로 보인다.

CNN은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지지율 격차(12%포인트)를 뒤집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했다. 1940년 이후 본선 4개월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50%를 넘긴 후보가 실제 대선에서 낙선한 적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