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기만 하다"→"가성비 좋다"…中젊은이들 '국뽕 소비' 확산

22일(현지시간) 중국-카자흐스탄 접경지에 있는 '호르고스 국경협력국제센터' 중국 쪽 쇼핑몰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손님들이 걷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인 중국은 지난 15일 이곳 문을 다시 열었다. / 사진=ap뉴시스

중국 대륙에서 10~20대를 중심으로 자국 문화와 제품을 중시하는 '애국 소비'가 확산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중국 문화를 가미한 '궈차오(國潮) 마케팅'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궈차오 마케팅은 중국전통문화를 의미하는 궈(國)와 트렌드를 의미하는 차오(潮)가 합쳐진 개념으로 '중국문화 트렌드'를 뜻한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는 19일 '중국 브랜드의 굴기와 애국마케팅' 보고서를 통해 "최근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따른 중국 내 위기의식 고조와 자국산 제품 품질 개선, 중국 정부의 로컬 브랜드 강화 정책 등으로 중국 소비자들의 자국 브랜드 선호 성향이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궈차오 열기는 2018년부터 시작돼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19(COVID-19)를 거치며 강력한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판 신세대인 '지우링허우(90년대 생)'와 '링링허우(2000년대 생)'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이어 "중국 정부도 '제조대국'에서 '제조강국'으로의 전환을 꾀하며 로컬 브랜드 강화 정책을 잇달아 발표하는 등 자국산 제품 이용을 장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중국 최대 검색엔진인 바이두와 인민일보 계열 '인민망(人民网)' 조사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의 로컬 브랜드에 대한 관심도는 2009년 38%에서 2019년 70%로 수직 상승했다. 소비자 인식도 이전까지 "저렴하지만 품질은 미흡하다"에서 "가성비가 좋다"로 개선됐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 그룹 산하 알리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알리비바 플랫폼에서 판매한 중국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평균 72%다. 알리바바 플랫폼의 16대 품목 중 대형 가전과 가구 부문의 중국 브랜드 시장점유율은 80% 이상으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식품과 의류, 소형가전(전기밥솥, 레인지 등) 등도 60% 이상이 중국산 브랜드였다.

중국의 스포츠웨어 브랜드 리닝은 복고풍 감성의 번자체 한자와 빨간색을 사용한 마케팅으로 2019년 매출이 전년 대비 32% 늘었다. 토종기업인 창청자동차는 중국에서 84개월째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 판매 1위를 차지했다.

국영 방송사인 CCTV는 '중국 브랜드의 날' 특집으로 저녁 8시 황금 시간대에 화웨이와 샤오미 등 자국 브랜드 26개를 소개하기도 했다.

박민영 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은 "중국 로컬 브랜드의 굴기와 함께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자국 문화와 상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하다"며 "한국 기업들도 제품과 서비스에 중국 문화를 접목한 궈차오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가성비를 뛰어넘는 프리미엄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