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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뒤흔든 ELS, 당국은 왜 채찍을 들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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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사무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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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3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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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금융위원회
/자료제공=금융위원회
금융당국이 마련한 파생결합증권시장 건전화 방안은 금융시장 리스크 관리에 방점이 찍혔다. 지난 3월 글로벌 폭락장에서 발생한 채권 가격 폭락과 환율 급등의 원인이 증권사들의 과도한 파생결합증권 발행에 있다고 본 것이다.

파생결합증권이란 기초자산 가격 변동과 연계해 미리 정해진 방법에 따라 수익을 제공하는 금융상품이다. ELS(주가연계증권),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DLS(파생결합증권), DLB(파생결합사채) ELW(주식워런트증권), ETN(상장지수증권) 등이 있다.

3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파생결합증권(ELS‧ELB‧DLS‧DLB) 발행규모는 2010년말 22조4000억원에서 2016년말 101조3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100조원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주식 대비 손실 위험이 적으면서 연 5~6%의 안정적 수익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알려지며 저금리 시대의 인기 상품으로 떠올랐다.

2016년 초 홍콩 H지수 폭락으로 인한 ELS 손실과 지난해 독일금리연계 DLS의 원금 전액 손실 사건 등으로 투자자 입장에서 파생결합증권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은 꾸준히 높아졌다. 하지만 금융시장 건전성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그동안 간과돼 왔다.

그런데 지난 3월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글로벌 폭락장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ELS 등을 통해 해외 선물·옵션에 투자했던 증권사들에 '조'단위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이 들어오면서 국내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을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파생결합증권은 선물·옵션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에 증권사 입장에선 변동성을 제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헤지'(hedge·위험회피)라 한다. 헤지에는 증권사가 발행한 파생결합증권과 거의 동일한 조건의 다른 파생상품에 가입해 위험을 다른 증권사(주로 해외 증권사)로 이전시키는 백투백(back to back) 헤지와 증권사 자체 자산으로 위험을 회피하는 자체 헤지가 있다.

자체 헤지에는 주로 채권이 활용된다. 선물·옵션 가격이 떨어지면 기존에 갖고 있던 채권을 팔아 그 돈으로 선물·옵션에 추가 투자하는 '물타기'(평단가 떨어트리기) 방식이다.

자체 헤지는 국내 채권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국내 증권사의 파생상품 업무 역량을 키웠다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이 있었다. 증권사들은 ELS 운용 과정에서 약 80조원의 자금을 채권시장에 공급했다. 벡투벡 헤지보다 수익성도 좋아 자체 헤지 비중은 2016년 48.6%에서 지난해 56%로 확대됐다.

DLF/DLS 피해자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해 10월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우리·하나은행 파생결합상품 DLF/DLS 상품 철저한 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DLF/DLS 피해자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해 10월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우리·하나은행 파생결합상품 DLF/DLS 상품 철저한 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그러나 지난 3월 폭락장에서는 이 같은 자체 헤지 방식이 문제였다. 해외 선물·옵션 가격이 급락하면 일종의 '보증금' 성격인 증거금을 해외 청산소에 추가로 납부해야 하는데, 글로벌 지수의 급락으로 국내 증권사들에 대규모 마진콜이 들어온 것이다.

지난 3월 한 달 간 국내 증권사들이 자체 헤지 목적으로 해외 거래소에 송금한 증거금은 약 10조1000억원 수준이다. 증권사들은 증거금을 마련하기 위해 채권을 팔아치우기 시작했고 회사채 금리는 급등했다.

특히 헤지 자산으로 많이 이용됐던 여전채(지난해 말 기준 15조7000억원) 매도가 쏟아지면서 주로 여신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중소·중견기업들의 자금줄까지 막히는 상황이 발생했다. 중소기업들이 줄도산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더 심각한 문제는 환율 급등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증권사들이 증거금 송금을 위해 채권을 판 돈을 대거 달러로 바꾸면서 달러 수요는 폭증했다. 연초 1150원때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월19일 최고 1296원까지 치솟았다. 3월19일 체결한 600억달러(72조원) 규모의 한미 통화스와프가 아니었다면 외화 유동성 부족으로 '제2의 외환위기'가 올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이번에 마련한 파생결합증권 건전성 강화 방안도 이 같은 금융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지난 3월과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선 자체 헤지 비중을 줄이거나 증권사별 외화 확보 규모를 늘려야 한다.

이에 이번 대책에서는 파생결합증권을 증권사 부채에 더 많이 잡히게 해 증권사별로 총량을 관리하도록 했다.

최종만기 기준이던 파생결합증권의 부채인식 기준을 조기상환 기준으로 바꿨다. 기존에는 잔존만기가 3개월을 초과하는 발행잔액 중 15%만 유동부채로 잡혔지만 이제는 조기상환 3개월짜리라면 발행잔액이 그대로 부채로 인식된다.

원금비보장형의 잔액이 자기자본 대비 50%를 초과할 경우, 레버리지비율(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비율)을 산정할 때 초과분의 부채 반영 가중치를 최대 200%까지 확대 반영한다. 증권사들은 레버리지비율을 1300%(권고는 1100%) 이하로 관리해야 한다. 레버리지비율을 넘지 않으려면 손실 위험이 있는 ELS 등의 발행을 줄여야 한다.

자체 헤지 자산에는 일정 비율 이상 외화 유동 자산을 의무적으로 담도록 했다. 급작스런 달러 수요 증가에 따른 환율 급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과도한 여전채 비중으로 인한 기업 자금조달 리스크 방지를 위해서 여전체는 전체 헤지 자산의 10%까지만 편입하도록 제한했다.

금융위는 이번 규제로 향후 3년 간 총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의 약 10~20%정도가 감소할 것으로 봤다. 금융위 관계자는 "중요한 것은 투자자들이 ELS 등의 투자 위험성을 인지할 수 있도록 판매사들이 위험고지를 제대로 하는 것"이라며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지속하는 만큼 가급적 신속하게 제도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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