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혁 "1시간반 아니라 23분 통화, '쫓아내라' 안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권경애 변호사와의 통화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에 나섰다. 권 변호사는 "1시간 반 동안 통화했고, 한 위원장이 '윤석열 한동훈은 꼭 쫓아내야 한다'고 했다"고 주장했지만, 한 위원장은 "통화는 23분 정도"였고 "한동훈은 얘기했을 수 있지만 윤석렬은 안 했을 것이다", '쫓아내야 한다'는 얘기도 "안 한 것 같다"고 반박했다.

한 위원장은 6일 오후 방통위 출입기자들과 만남에서 "권 변호사는 친한 후배다. (SNS를 인용한 언론보도에 대해) 어제 저녁 실수했다고, 죄송하다고 문자가 왔다. 기사를 막으려 했는데 안 됐다고"라고 전했다. 이어 "내가 '통화 기록만 확인했으면 됐을 텐데, 왜 그런식으로 했느냐'고 그랬다"고 전했다.
한상혁, 권경애로부터 "실수, 죄송하다" 문자…1시간반 아니라 23분 통화일부 언론은 권 변호사의 SNS 게시글을 인용한 6일자 보도에서, 올해 3월 31일 MBC의 채널A-검사장 '검언유착' 의혹 보도를 사전에 안 인물로 한 위원장을 지목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입장문을 통해 "권 변호사와의 통화 시간은 MBC 보도가 나간 후 1시간 이상 지난 (오후) 9시 9분"이라고 밝히며, 당일 통화목록 이미지를 함께 공개했다. '권경애'라는 이름의 통화는 한 위원장 주장대로 오후 9시 9분에 찍혀 있었다.


이에 권 변호사는 이날 오후 재차 SNS에서 'MBC 보도 전 전화를 받았다'는 주장은 "기억의 오류"라고 인정했다. 다만 "1시간 반 가까이 통화가 이어졌고", "한 위원장이 '윤석열 한동훈은 꼭 쫓아내야 한다'고 했으며", "한 위원장은 MBC가 A검사장으로만 보도했음에도 한동훈 이름과 부산을 언급했는지 의문을 떨칠 수 없다", "권언유착 가능성을 여전히 의심하는 이유"라고 여전히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나 한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권 변호사는 1시간 반 정도 전화했다는데, 통화기록 보면 23분 정도 대화했다"면서 "MBC 사장에 대해 '낙하산이 아니다'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소개했다.

한 위원장은 해당 통화의 과정을 △앞서 권 변호사가 SNS에 MBC 사장 임명이 '낙하산'이란 글을 썼고 △방통위원장으로서 주무인 만큼 3월 3일 '그건 아니다'라는 문자를 보냈으며 △문자에 대한 답이 없다가 3월 26일 권 변호사로부터 전화가 왔지만 받지 못했고 △31일 귀가 중에 부재중 전화를 보고 전화를 걸어 통화했다고 설명했다.
"MBC 사장 '낙하산' 주장에 "아니다" 해명…조국 얘기 권 변호사가 꺼내"통화 내용에 대해서도 한 위원장은 "MBC 사장 임명 건으로 대화하다 권 변호사가 조국 전 장관 얘기를 꺼내더라"며 "물론 (조 전 장관이)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검찰 수사 과정의 문제, 강압적 수사 문제 있지 않았느냐 등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권 변호사가 주장한 '한동훈·윤석열 대화'에 대해선 "기억 안 난다. 한동훈은 얘기했을 수 있는데 윤석열은 안 했을 것이다"라면서 "실제 (통화는) 23분이다.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마지막에는 (권 변호사가) 일방적으로 '촛불(정권) 이래도 되느냐' 목소리 톤이 높아지고 대화가 안 돼서 끊어졌다"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또 '쫓아내야 한다'고 말했다는 권 변호사 주장에는 "그런 얘긴 안 한 것 같다. (내) 말하는 스타일이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한 검사장 실명을 거론한 것은 "검찰의 강압적 수사 행태 얘기 하다 보면 한동훈 얘기 나올 수 있고 그런 거다. MBC 보도 얘기한 게 아니란 건 (권 변호사) 본인도 인정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한 검사장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에는 "(한 검사장이 서울중앙지검) 3차장 할 때 맡은 사건에 입회를 몇 번 한 적 있다. 그때 수사 기법을 보며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다"면서 "(MBC 보도를) 사전에 인지하고 (권 변호사와) 얘기하거나 한 게 아니라 검찰 수사의 강압성에 대해서 아는 변호사와 얘기 나눈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거듭 강조했다.
"MBC보도 한동훈인 것 다 알았다…언론은 법적대응, 권 변호사는 '글쎄'"MBC 보도가 나온 뒤 보도의 'A검사장'이 한 검사장이란 보고를 받았는지 묻자 "그 보도 보고 한동훈이란 거 몰랐어요? 여기 있는 기자들도 다 알았지. 몰랐느냐"고 반문했다.

언론 보도에 대한 법적 대응 여부는 "내일 보면 아실 것"이라며, 권 변호사에 대한 소송 여부는 "생각해 볼 문제다. SNS 글을 썼다가 바로 내리고, 확산도 원하지 않는 것 같고 오랜 관계도 있어서 안타까운 상황이라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겠나 싶다"고 말했다.

방통위원장의 언론 대상 소송이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지적에는 "잘못된 관행은 고쳐야 한다. 반론 일부 두어줄 썼더라도, 허위 사실을 기초로 해서 (언론 원하는 방향의) 할 얘기를 다 한 것 아니냐"며 "기사 제목만으로도 명예훼손이 성립한다는 판례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