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매치다 vs 규정은 규정…라건아 '서머 매치 출전 불가' 논란

2일 오후 전북 전주시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프로농구 KBL 전주KCC와 서울SK의 경기에서 전주KCC 라건아가 원핸드 덩크를 하고 있다. 2020.2.2/뉴스1 © News1 유경석 기자

(서울=뉴스1) 정명의 기자 = '귀화 선수' 전주 KCC 라건아의 서머 매치 출전 여부를 놓고 농구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지난 12일 '2020 현대모비스 서머 매치'를 오는 29일과 30일 이틀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서 출전 선수 규정이 논란을 불렀다.


KBL은 국내 선수만 대회에 출전한다며 라건아는 제외된다고 밝혔다. KBL 규정상 문제될 것이 없는 대목. 라건아는 귀화해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지만 KBL 규정으로는 외국인 선수로 분류된다. 외국인 선수의 출전을 제한한다면 라건아 역시 뛸 수 없다.

서머 매치의 성격에서 논란의 여지가 생겼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조기 종료된 2019-20시즌에 대한 아쉬움을 달래고 오는 10월9일 개막하는 2020-21시즌에 대한 기대와 관심을 모으는 것이 서머 매치의 개최 이유다.

지난 시즌 상위 4팀인 원주 DB, 서울 SK, 안양 KGC, 그리고 KCC가 참가해 토너먼트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애초 공동 1위로 시즌을 마친 DB와 SK의 대결이 추진됐으나 규모를 키워 1~4위 팀이 참가하는 서머 매치가 완성됐다.


우승 상금 1000만원은 집중 호우로 피해를 입은 수재민을 위해 KBL과 우승팀 명의로 '희망브리지 전국재해 구호협회'에 전달된다. 선수단 및 관계자들의 안전을 위해 무관중 경기로 대회가 열리지만, 팬들은 중계를 통해 농구의 갈증을 달랠 수 있을 전망이다.

팬들을 위한 이벤트 매치에 규정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하느냐를 놓고 찬반이 엇갈린다. 향후 비슷한 사례의 기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규정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과, 팬들을 생각한다면 라건아가 출전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선다.

KCC는 라건아가 뛸 수 있도록 다른 팀들에 양해를 구할 계획이다. 현재 KCC는 이정현, 송교창, 유현준 등 주축 선수가 부상으로 서머 매치에 참가할 수 없어 라건아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KCC 관계자는 "규정상으로는 라건아가 뛸 수 없는 것이 맞다"며 "하지만 컵대회라면 모를까, 팬들을 위한 이벤트 경기이기 때문에 출전이 가능했으면 한다"고 입장을 드러냈다.

이어 "라건아는 리그 개막 두 달 전에 들어오는 외국인 선수들과 달리 지난 5월부터 팀에 합류해 동료들과 손발을 맞추고 있었다"며 "출전이 불가능하면 무관중 경기이기 때문에 숙소에서 TV로 대회를 시청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라건아의 사정을 설명했다.

KBL은 오는 18일 서머 매치 미디어데이를 개최한다. 미디어데이에 앞서 열리는 4개 구단 감독이 참가하는 룰 미팅에서 라건아의 출전 여부가 논의될 전망. 작은 논란과 함께 서머 매치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