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소녀 줄서서 성폭행…동영상까지 찍고 "합의한 성관계"

이스라엘 텔 아비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스라엘에서 정신을 잃은 16세 소녀를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 일어나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가운데, 이 사건의 용의자 9명이 경찰에 추가로 체포됐다. 이들은 모두 미성년자로 알려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이스라엘에서 16세 소녀를 집단 성폭행한 혐의로 9명의 용의자를 추가로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경찰은 용의자 중 2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모두 20대 남성으로 중범죄 전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지난 22일과 23일 각각 2명과 7명의 용의자를 추가로 체포했다. 이들 9명은 모두 미성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들은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용의자는 성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이 휴대전화에 발견돼 체포됐지만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이라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용의자는 "30명 이상이 집단 성폭행에 연루됐지만 보안 카메라 영상을 보면 합의에 따른 성관계임을 증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 측은 "피해 진술이 신빙성이 높고 공개되지 않은 증거도 가지고 있다"며 용의자들을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피해 소녀는 현재 불안정한 상태인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개인 정보가 유출되면서 더욱 힘들어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 유출 이후 소녀는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다.

[텔아비브=AP/뉴시스]지난 12일 16세 이스라엘 소녀가 30여 명의 남성으로부터 집단 성폭행당한 것으로 보이는 사건이 발생한 후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수백 명의 시위대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0.08.24.

이 사건은 이스라엘 남부 휴양지 에일라트의 한 호텔에서 벌어졌다. 소녀는 이달 초 친구와 함께 에일라트에 방문해 친구의 지인들을 만났고, 그들은 함께 술을 마시러 나갔다가 호텔에 돌아왔다.

호텔에서 소녀는 범행의 피해자가 됐다. 친구는 소녀를 도우려 했지만 가해자들을 막을 수 없었다며 경찰에 "한 남성이 술에 취한 친구를 보고 자신이 의료관계자라며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또 "용의자들은 친구가 의식을 잃었을 때 성폭행을 했다"고 증언했다.

이 사건은 이스라엘 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보도되어 충격을 안겼다. 사건 직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사건을 접하고 "충격적이다. 다른 말을 할 수가 없다"라며 "이는 소녀에 대한 범죄일 뿐만 아니라 전인류에 대한 범죄로 비난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으로 이스라엘 곳곳에서는 수백 명이 모여 변화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은 텔 아비브에서만 1500명 가량의 사람들이 모였으며, 이들은 '이건 실수가 아니다' '정책이 변해야 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