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거짓말 했나…여당 김남국 "보좌관이 전화한 건 사실" 인정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재형 감사원장, 조재연 법원행정처장과 대화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휴가 청탁' 논란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졌다. 추 장관은 자신의 보좌관이 군에 전화를 한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여당인 김남국 의원이 전화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국방부를 통해서도 제가 확인을 해봤는데 (추 장관의 보좌관이) 전화를 건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며 "“외압도 아니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연가를 쓴 거니까 문제 삼을 만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보좌관이 휴가를 연장할지 말지에 대해서 본인이 알아서 부대로 전화했다는 게 납득하기 어렵다"고 하자 김 의원은 "그렇게(부적절하게)는 보인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그러나 "누가 어떤 전화를 했는지 이 부분이 제일 중요하다"면서도 "(추 장관 보좌관과 통화했다는) 지원장교 말은 단순하게 병가를 쓸 수 있는지, 병가를 연장해서 쓸 수 있는지 물어봤다는 민원성 문의 전화였다고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외압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김 의원의 이날 발언이 그간 추 장관이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해 왔던 것과 배치된다는 점이다. 추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아들 의혹에 대해 묻는 야당 의원의 질의에 "그런 사실이 있지 않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 제가 뭐라고 언급하면 제가 말씀드리는 것도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박형수 의원이 보좌관이 왜 부대 관계자에게 전화를 걸었냐고 묻자 "보좌관이 뭐하러 사적인 지시를 받나, 그런 사실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지난 7월에는 아들 관련 의혹에 대해 "소설 쓰시네"라고 반응해 국회가 파행을 겪기도 했다.

야당은 보좌관과 통화했다는 군 관계자의 녹취록을 공개하는 등 연일 추 장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 2일 신원식 미래통합당 의원은 추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보좌관을 통해 아들의 병가 연장 관련 압력을 받았다고 밝힌 군 관계자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에서 장교 A씨는 "추 의원 보좌관으로부터 서 일병 병가가 연장되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왔다"며 "보좌관 역할 자체는 국회의원의 업무를 보좌하는 건데, 왜 보좌관이 굳이 이걸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앞서 추 장관 아들의 휴가 미복귀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은 관련 진술을 확보하고도 신문조서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를 두고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총장은 추미애의 보좌관 전화 진술 은폐 관여 여부 즉각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당시 군에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을 받는 보좌관 가운데 한 사람은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추 장관의 보좌관이) 부대에 전화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부대 전화 여부는 본질이 아니다"라며 "(야당이) 정치 공세로 몰고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보좌관 출신 B씨는 현재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에 임명돼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관련 의혹이 제기된 뒤 모든 언론 접촉을 피하고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