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정문영 동두천시의장 "안보희생에 대한 확실한 보상 요구할 것"

정문영 경기 동두천시의회 의장 © 뉴스1

(동두천=뉴스1) 이상휼 기자 = 경기 동두천시의회 정문영 의장은 초선임에도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됐다. 정 의장은 부드러운 리더십과 세심한 소통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뉴스1은 정 의장을 만나 앞으로의 의정 방향과 포부를 들었다.

동두천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시 면적의 절반 가량이 미군기지다. 6·25 전쟁 이후 70년간 안보의 최전선에서 묵묵히 희생을 감내했다. 재정자립도가 도내 최하위권인 동두천은 최근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 인구 고령화,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지역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어려운 시기 후반기 의장으로 선출된 정 의장은 집행부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바른 대안을 제시하며 현장에서 민심을 수렴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기도 산하 기관의 동두천 유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면서 안보로 희생해온 동두천을 위해 정부와 경기도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했다.

-후반기 의장에 취임하신 걸 축하드린다.

▶후반기 의장으로 선택해준 동료 의원들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 전반기 의회가 이룬 값진 성과를 토대로 후반기 의회는 더욱 뜨거운 열정과 노력을 기울여서 시민 행복과 동두천 번영이라는 목표에 한발 더 다가서도록 의장으로서 맡은 소임을 끝까지 다 하겠다. 시민 행복이라는 열매가 알차게 열리도록 동두천시의회가 묵묵히 힘이 되는 밑거름이 되겠다.


-동두천시의 가장 큰 현안과제는 무엇이고 대안이 있다면.

▶동두천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역점 과제 첫째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구 감소 문제 해결이다. 둘째는 대기질과 수질 환경의 획기적 개선이고, 마지막으로 도시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 높이기다.

우선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구 감소 문제 관련 생각보다 큰 성공을 가져온 실험이 바로 지역화폐다. 긴급재난기본소득을 지역화폐로 지급하자 죽어가던 전통시장과 골목 상권에 모처럼 활기가 돌았다. 지역화폐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은 동두천의 돈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 내에서 선순환한다는 점이다. 지역화폐 사용을 통한 서민경제 활성화는 지역경제를 살리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임과 동시에 인구 감소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 일회성·단발성 유통 확대만으로는 역부족이기에 지역화폐를 계속해서 상시적으로 지역 상권에 공급해야 한다.

시 예산으로 지출되는 항목들 중에서 관련 법령상 가능한 모든 것들, 이를테면 각종 행사 격려금과 시상금이나 위로금 등을 모두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것이 필요하다. 시가 주도하는 지역화폐 사용 확대는 새로운 예산의 추가 편성 없이도 기존 예산 활용으로 지역경제를 살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둘째로 살기 좋은 도시를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두 조건은 바로 물과 공기다. 안타깝게도 지금 동두천의 물과 공기는 시민이 만족할 수준에는 못 미치고 있다. 동두천 대기질과 수질의 획기적인 개선은 시민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인구 감소 문제의 해결책이다. 지난 2년 동안 의원으로 활동하며 수차례의 5분 자유발언 및 행정사무감사와 시정 질의를 통해서 이에 대한 집행부의 노력과 분발을 촉구했다. 앞으로도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동두천 대기질과 수질 개선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

또한 녹색 도시를 조성해서 동두천의 브랜드 가치를 올려야 한다. 자연 자원을 활용해 지자체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우수사례들로는 김해시의 이팝나무 조성, 함평군의 나비축제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나는 동두천시화인 황매화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동두천 곳곳에 황매화를 많이 심어서 동두천을 황매화의 도시로 만들고 아울러 황매화 축제 개최, 황매화 꽃차와 꿀 개발 등 황매화를 관광 아이템으로 개발한다면 관광객을 유치하면서 도시 브랜드 가치를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울산 태화강 대나무 공원처럼 황매화 공원을 특화 조성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지방자치의 두 축은 의회와 집행부다. 양쪽 관계가 어떠해야 바람직하다고 보나.

▶헌법과 지방자치법은 대의제 의회민주주의를 기초로 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제도의 출발은 바로 의회. 예산을 집행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주체는 집행부이지만 그 사업추진과 예산집행을 원천적으로 승인해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은 민의의 기초인 지방의회다. 기계적으로 집행부의 결정을 추인하는 보조자가 아닌 시정 운영의 주역으로서 보다 건설적이고 능동적인 방향으로 시의회의 역할은 확대돼야 한다.

동두천은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이 절박하다. 시의회가 해야 할 중점적인 일은 '발전적 대안의 모색과 제시'다. 기계적 거수기 역할도 아니고 반대를 위한 반대도 아닌 바로 '건설적·비판적 협력'이 중요하다.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의회와 집행부가 함께 고민하며 연구해야 하는 반면 집행부의 잘못은 단호하고 분명하게 감시·비판하고 견제해야 한다.

-지난달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의 동두천시 유치 결의문을 의회에서 발표하고 이재명 지사에게 공개 서한문을 보냈다. 동두천 유치의 필요성과 당위성은 무엇인가.

▶동두천은 70년 동안 국가 안보를 위해 묵묵히 희생을 감내했다. 시 면적 절반을 미군에게 내주고 정상적인 경제성장과 도시개발을 사실상 포기했다. 동두천이 있었기에 경기도는 물론 대한민국이 편안하게 휴식하고 또한 발전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의 산업발전과 민주화는 최전방에서 나라를 지켜온 동두천의 희생 위에서 꽃핀 것이다.

도 산하기관 북부권역 분산배치의 취지는 낙후 지역 배려를 통한 균형발전 실현이다. 동두천이 최우선 순위여야 한다. 이재명 지사의 도정 철학은 '공정한 세상'이다. 희생과 헌신에 합당한 대우를 하는 것이 진정한 공정이다. 경기도를 굳건히 지켜온 힘이 무엇이었는지를 결코 잊지 않는 것이 도정의 올바른 길이다. 경기도가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 믿는다.

-동두천의 희생이 컸던 건 사실이지만, 안보희생과 중첩규제로 인한 어려움은 경기북부권역 시·군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 아닌가.

▶수도권 규제는 정당성도 효과도 없는 실패한 정책이다. 규제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 않은가.

경기북부권역만큼은 최우선적으로 수도권 규제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 동두천·연천으로 대표되는 경기북부 접경지역을 서울이나 경기남부권역과 함께 수도권 테두리 안에 놓고 규제를 한 것은 그 전제부터 잘못됐다. 경기북부는 6·25 전쟁 이후 상시적으로 안보희생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진 상태인데,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규제를 받는다는 것은 이중의 가혹함이다.

경기북부와 경기남부를 같은 평면에 두고 똑같이 취급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경기남부의 대다수 부유한 도시들은 동두천·연천과 같은 북부 도시들의 희생 속에서 고도성장할 수 있었다. 국가균형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경기북부를 수도권이라는 이름으로 묶어 규제하는 모든 법규와 정책들은 철폐돼야 한다.

-동두천 발전을 위한 궁극적인 처방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재정자립도가 도내 최하위인 동두천시만의 힘으로는 부족하다. 국가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시의회는 동두천의 민심을 중앙정부에 전달하며 안보희생에 대한 확실한 보상과 지원을 요구할 것이다. 장차 다가올 통일시대의 관문이자 중핵도시가 될 동두천 개발은 전 국가적 차원의 장기발전을 위한 디딤돌이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면 개인이든 지역이든 반드시 그에 합당한 대우와 보상이 주어진다는 확신을 국민에게 심어줘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을 지켜내고 번영으로 이끄는 기본 전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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