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10㎞ 떨어진 바다에서 월북 시도하나" 정부 질타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8일 오전 인천 강화도 평화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이 보이고 있다. / 사진=뉴시스

북한 측 총격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을 두고 정부가 '월북 사건'이라고 밝힌 데 대해 야당 의원들이 강하게 질타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2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문성혁 해수부 장관에게 "어떤 근거로 월북을 시도했다고 보도되는 건가"라고 물었다.

문 장관이 "국방부와 관련 당국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고 답하자, 이 의원은 "실종된 위치, 무궁화10호가 있던 위치는 북한 해역으로부터 10㎞ 이상 떨어진 지점이었는데, 그 먼 거리에서 월북을 시도한다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도 언급됐다. 이 의원은 "우리 국민 한 사람이 북한국 총격에 피격 사망, 고인이 화장됐다는 말까지 나오는 굉장히 중요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정황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월북을 시도했다가 (북한군) 총에 맞아 죽었고, 코로나 때문에 북한에서는 화장을 했다는 식으로 보도되고 있다"며 "아무리 수영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 바다에서, (북한과) 10㎞ 이상 떨어진 지점에서 월북하겠다고 뛰어내리는 사람이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문 장관은 "구두로 보고받은 바에 의하면 공교롭게도 슬리퍼, 신발이 발견된 장소가 우현 선미 쪽인데 그 지역이 CC(폐쇄회로)TV 사각지대"라고 말했다. 이는 의도를 갖고 바다에 뛰어들었을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이양수 국민의힘 의원도 "아직 명백한 게 안 나왔다. 그런데 군에서는 월북했다고 했다. 만에 하나 월북을 시도한 게 아니면 이분의 명예를 어떻게 다시 회복할 건가"라며 "신발을 벗고 (바다에) 들어갔다는 게 월북의 사유라는 건데, 그 신발은 슬리퍼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가족들도 월북할 사유가 없다고 이야기한다. 월북이 아닐 수도 있는 건데 월북을 시도한 거로 전 국민에게 알려지고 있다"며 "월북 여부를 명확히 판결 못 냈으면 일단 보류하라고 하는 게 해수부 장관으로서의 당연한 책무"라고 비판했다.

문 장관은 "이 사건을 한시도 손 놓은 적 없다"며 "조사 결과가 나오면 명명백백하게 다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지난 21일 서해 북단 소연평도 인근에서 실종된 어업지도 공무원 A씨(47)는 해상을 표류하던 중 북한 해역에서 북측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국방부는 24일 브리핑에서 A씨가 자진 월북을 시도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