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에 단비" vs "그림의 떡"…정부 재난지원금 희비 쌍곡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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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한 '새희망자금' 신청이 시작된 24일 서울의 한 식당의 주인이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홈페이지를 보고 있다. 2020.9.2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청주=뉴스1) 엄기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한 정부의 2차 긴급재난지원금 신청이 24일부터 시작됐다.

코로나19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많은 이들에게는 '가뭄에 단비'다. 하지만 이것이 '그림의 떡'인 이들도 있다.

충북 청주에서 타월을 비롯해 각종 기념품을 파는 A씨(65)는 정부의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소식에 꽉 막힌 숨통이 트이는 것 같았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였다. 여기저기 알아보니 자신은 이를 받을 수 없는 처지였다. 절로 눈물이 흐르면서 눈 앞이 캄캄해졌다고 그는 말했다.

개인 사정으로 가게 명의를 다른 사람 앞으로 해놓은 것이 화근이었다. 매달 수백만원의 적자에 허덕이는데도 자신은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없는 처지다.

체육대회를 비롯해 크고 작은 모임이나 행사가 있어야 타월 등 기념품 제작으로 벌이가 되는데 코로나19 창궐과 함께 주문이 뚝 끊겼다.

매출은 반토막도 아니다. 아예 없다. 가게 임대료부터 공과금까지 한 달에 150만~200만원에 달하는 고정 지출은 몇 달째 마이너스통장과 대출로 메꾸고 있다.

이렇게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데도 A씨는 정부의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직장생활로 수입이 있기 때문에 수급 대상자가 아니다.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신청이 24일부터 시작됐지만, 그에게는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인 셈이다. 생각하면 속만 더 쓰리고 답답함만 깊어질 뿐이다.

A씨는 "신청하면 100만원 정도는 받을 수 있을 텐데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며 "다 내 잘못이라 생각하고 포기해야지 어쩌겠냐"고 전했다.

청주에서 술집을 하다가 코로나19로 문을 닫고 일자리를 알아보는 B씨(40)도 사정은 비슷하다. 그도 신용에 문제가 있어 다른 사람 명의로 가게를 처음 시작했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모아 이게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시작한 가게다. 그러나 개업 몇 개월 만에 코로나19가 터졌고 그의 마지막 희망도 함께 사라졌다.

어떻게든 버텨보려 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빚만 늘었다.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특례보증' 상담도 받아봤다. 하지만 가게 명의 때문에 그마저도 어려웠다.

눈물을 머금고 개업 반년 만에 가게를 폐업했다. 빚은 개업 전보다 서너 배 더 늘었다. 그러나 피해를 구제받을 곳도 하소연할 곳도 없다.

B씨는 "2차 지원금 지급 뉴스는 들었지만, 처음부터 (신청할) 생각도 안 했다"며 "앞으로 지원이 계속된다고 해도 나 같은 사람은 영영 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처럼 이번 정부의 2차 긴급재난지원금이 '그림의 떡'인 것만은 아니다. 대부분은 막막한 생계에 보탬이 될 '가뭄에 단비'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청주에서 고깃집을 하는 C씨(41)는 "월세 걱정이 컸는데, 2차 지원금(100만원)이 적긴 해도 한 달은 월세 걱정 없이 버틸 수 있는 힘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날 특수고용직 노동자와 프리랜서 1차 수급자를 대상으로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시작했다. 소상공인 새희망자금과 청년특별구직지원금 신청도 접수하고 있다.

아동특별돌봄지원비는 만 7세 미만(2014년 1월~2020년 9월) 미취학 아동은 별도 신청 절차 없이 아동수당 수급계좌로 1인당 20만원을 지급한다.

초등학생(2008년 1월~2013년 12월)과 중학생(2005년 1월~2007년 12월)은 대상자 확인을 거쳐 10월 초 정도에 각각 20만원과 15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기준 중위소득 75% 이하 위기가구에 주는 긴급생계비는 11~12월 지급 예정이다. 16~34세와 65세 이상에게 지원하는 통신비는 9월분 요금을 10월에 자동 차감하는 방식으로 지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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