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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최고존엄' 사과…김정은은 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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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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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9.2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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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靑, '사과 통지문' 받자 남북 정상간 오갔던 '친서' 전문 공개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남북정상회담 둘째날인 19일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 입장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이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차려진 남북정상회담 평양 서울 프레스센터에 중계되고 있다. 2018.09.19.  myjs@newsis.com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남북정상회담 둘째날인 19일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 입장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이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차려진 남북정상회담 평양 서울 프레스센터에 중계되고 있다. 2018.09.19. myjs@newsis.com
유례가 없는 일이다.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측 해역에서 사살당한 것과 관련해 '최고존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5일 통지문을 통해 사과 의사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뿐만 아니라 '남녘 동포'들에게도 "미안하다"고 했다.

물론 사과를 했다고 비무장 민간인에게 총격을 가한 '만행'이 없었던 일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그동안 국제사회의 상식과 동 떨어진 행보를 보였던 북한의 태도를 고려하면 철저히 책임을 묻는 것과 동시에 이같은 '변화' 자체의 의미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과거 북측은 DMZ(비무장지대) 목함지뢰 폭파 등에 대해 유감 표명을 한 적은 있지만 최고 지도자가 사건 발생(지난 22일) 사흘 만에 직접 사과의사를 전해온 것은 처음이다. 우리 정부가 사건을 공개한 날(24일) 기준으로는 단 하루 만이다. 김 위원장의 조부인 김일성 주석이 청와대 부장공비 침투사건(1968년) 이후 4년이 지나 "내 의사가 아니었다"고 해명한 적은 있다.


일단 김 위원장이 남북관계가 파국으로 향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상황이지만 남북이 전면적 '적대관계'로 돌아가는 것은 또 별개의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북측을 향해 유례없이 강한 발언을 쏟아냈다. 문 대통령은 "충격적인 사건으로 매우 유감스럽다.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 북한 당국은 책임 있는 답변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군은 북측의 행위를 '만행'으로 규정했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반인륜' 등의 표현이 나왔다. 국민적 분노도 불타올랐다.

김 위원장의 선택은 '빠른 사과'였다. 이번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면 관계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남북관계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 쥐고 있어야 하는 카드다. 미국과 관계에서 돌파구를 찾을 경우 경제협력 등으로 신속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남북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사과가 담긴 통지문을 받자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이 사건 직전까지만 해도 친서를 주고 받으며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서로에게 보낸 친서도 다 공개했다. 물밑에서는 남북 접촉이 이어지고 있었던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했다고 강조한 셈이다. 외교가에서는 한국의 대선을 1년 앞둔 내년 중 남북 정상회담이 일어날 가능성도 거론된다.

문 대통령은 이달 8일 친서를 보내 수해 복구에 전념하는 김 위원장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 위원장은 나흘 뒤인 12일 "끔찍한 올해의 이 시간들이 속히 흘러가고 좋은 일들이 차례로 기다릴 그런 날들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겠다"고 답장을 보냈다. 청와대는 이를 두고 "남북관계 복원에 대한 기대 내용이 담겼다"고 평가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해 복구를 마친 황해북도 금천군 강북리를 살펴보고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5일 전했다. 김 위원장은 새로 지어진 살림집(주택)과 공공건물을 돌아보며 '깨끗하면서도 아담하게, 안팎으로 손색이 없이 잘 건설했다'라며 '우리 당의 숙원을 또 하나 풀어준 인민군 군인에게 감사를 준다'라고 말했다. 이날 현지지도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등의 고위 간부들이 대거 나섰다. 또 김 위원장의 의전을 담당한 것으로 보이는 현송월 당 부부장도 함께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수해 복구를 마친 황해북도 금천군 강북리를 살펴보고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5일 전했다. 김 위원장은 새로 지어진 살림집(주택)과 공공건물을 돌아보며 '깨끗하면서도 아담하게, 안팎으로 손색이 없이 잘 건설했다'라며 '우리 당의 숙원을 또 하나 풀어준 인민군 군인에게 감사를 준다'라고 말했다. 이날 현지지도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등의 고위 간부들이 대거 나섰다. 또 김 위원장의 의전을 담당한 것으로 보이는 현송월 당 부부장도 함께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 위원장은 무엇보다 이번 우리측 민간인이 피살된 것과 관련해 자신의 의도나 지시와 관련 없다는 점을 명확하게 밝히기를 원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남북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악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실리적, 현실적 판단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비교적 신속하게 통지문을 보내왔다. 북한도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재발방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긴장확산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옥토버 서프라이즈'(역대 미국 대선을 앞두고 10월에 일어난 이벤트성 사건)를 염두에 둔 조치라고도 해석한다. 미국 대선(11월3일)을 앞두고 혹시 모를 '깜짝 북미 정상회담'이 남북관계 경색 국면에 영향받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란 시각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10월 방한 추진과 맞물려 이같은 설이 나온다.

하지만 '옥토버 서프라이즈' 가능성은 낮다. 먼저 북한 입장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하지 않은 이상 딜을 성사시킬 이유가 없다. 조 바이든 후보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하노이 노딜'에서 보듯 '배드 딜' 보다는 '노 딜'이 낫다는 생각이 명확하다는게 일반적 관측이다.

임을출 교수는 "북한의 조기 유감표명을 미국과의 접촉이나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둔 조치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라며 "미국 대선결과의 불투명성, 불확실성이 너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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