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앞두고 선원 임금체불 전년比 10배↑…덩치큰 업체도 자금난

부산항 북항 전경사진. © News1 DB

(부산=뉴스1) 조아현 기자 = 부산에 사업장을 둔 선사들이 올해 추석을 앞두고 선원 임금을 체불한 금액이 지난해 추석보다 10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이하 부산해수청) 등에 따르면 이번 추석 전에 임금을 체불했다가 적발된 업체는 3곳으로 집계된다. 선사 3곳에서 급여를 받지못한 선원은 모두 125명, 금액은 12억9000여만원이다.


임금체불을 겪고있는 선원 125명 가운데 외국인 선원은 38명이다.

적발된 업체들 가운데 외항상선 A업체가 체불한 금액은 2억1000여만원, 내항상선 B업체는 8000만원, 연근해어선 C업체 10억원으로 확인됐다.

이날기준 B업체와 C업체는 체불임금을 모두 선원들에게 지급했지만 외항상선 A업체는 이달말까지 모두 지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현재까지 임금을 받지못한 선원은 66명, 금액은 2억1700여만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올해 추석 명절을 앞두고 발생한 선원들의 임금체불 규모는 지난 1월 설 명절과 지난해 9월 추석 명절 때보다 급격히 증가했다.

올해 설 명절을 앞두고 실시한 임금체불 현황조사에서는 4개 업체가 확인됐다. 외항여객선사 1곳과 내항상선 2곳, 연근해선사 1곳이다. 하지만 임금체불 금액은 1억5500만원이었고 선원도 17명에 그쳤다.

2019년 9월 추석을 앞둔 시점에는 임금체불 업체가 7곳이었지만 금액은 1억1200만원, 선원도 14명뿐이었다.

올해 추석 명절을 앞두고 발생한 선원들의 임금체불 규모가 지난 설과 지난해 추석과 비교했을때 10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기존에는 영세한 선사에서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인해 선원 급여를 제 때 주지 않은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올해 추석 때는 비교적 규모가 큰 업체들이 자금난에 봉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항선사 A업체는 "코로나19로 해운시장이 많이 열악하고 회사 재정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관리하던 선박이 베트남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최근에 풀려났지만 또다시 2개월에 걸쳐 선박 수리작업을 하면서 운항 손실이 발생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업체에 선박을 빌려준 용선료를 아직까지 받지 못한 점도 감안해달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추석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임금체불이 발생한 선원 14명 가운데 밀린 급여를 받은 선원은 8명, 받지못했던 선원은 6명이었다.

하지만 7개업체 가운데 선원법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된 사례는 1건 뿐이었다. 임금체불의 경우 선원이 원하지 않으면 처벌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부산해수청 관계자는 "선원 임금체불은 명절을 앞두고 자주 발생하는데 주로 중소규모의 영세한 선사에서 선원들의 급여를 미루곤 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한 업계의 경영위기, 무리한 영업 등의 요인으로 규모가 큰 업체에서도 자금난을 겪는 경향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산해수청은 급여를 받지못한 선원에 대해서는 민사소송을 진행할 수 있도록 임금체불 확인서를 발급해 주고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에서 진행하는 무료법률구조사업을 안내하고 있다. 또 상습적인 체불사업주는 시찰대상에 등록하고 사업장 경영상태를 수시로 모니터링하면서 청산대책을 강구하도록 관리한다.

선원들은 급여를 제 때 받지 못하는 경우 부산해수청 선원해사안전과로 진정서를 제출하거나 팩스로 임금체불을 신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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