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은 계몽군주'…박범계 "남북평화 관점" vs 김기현 "참담"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서훈 국가안보실장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 관련 브리핑을 시청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향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계몽군주' 비유가 연일 논란이 이는 가운데 여야 의원의 해석이 엇갈렸다.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계몽군주 발언을 두고 "정말 참담하다"며 "북한 정권을 향해서 어떻게 계몽이라는 용어가 들어갑니까? 계몽에 대한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유 이사장 이분 계몽군주 밑에 가서 사시려나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본인은 거기에 안 사시면서 어떻게 이 상황에서 그런 발언을 하시나"라고 꼬집었다.

함께 출연한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의원과 반대 입장을 보였다. 박 의원은 "계몽군주라는 표현이 일반 대중들에게는 상당히 긍정적인 용어로 그렇게 인식이 돼 있는 건 틀림이 없다"면서도 "북한 입장에서 그게 반가울까"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내용으로 봐서는 상당한 진정성이 담겨 있는 그러한 사과를 처음으로 한 것"이라며 "다소나마 남북 평화라는 관점에서 다소나마 안도를 하지 않았을까, 그 속에서 나온 표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사회자가 '안도의 표현이지 긍정의 표현이 아니다'라고 재차 확인하자 박 의원은 "북한이 변화하기를 기대하고 그런 쪽으로 평화를 절대 깨서는 안 된다는 쪽의 어떤 그러한 기대가 반영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유 이사장의 '계몽군주' 발언은 연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최상단에 위치하는 등 논란이 끈이질 않고 있다. 유 이사장은 지난 25일 노무현재단 유튜브로 생중계된 '10·4 남북정상선언 13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 스타일이 이전과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사람이 정말 계몽군주이고, 어떤 변화의 철학과 비전을 가진 사람이 맞는데 입지가 갖는 어려움 때문에 템포 조절을 하는 거냐, 아니냐(고 묻는데) 제 느낌엔 계몽군주 같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한편 지난 21일 서해 북단 소연평도 인근에서 실종된 어업지도 공무원 A씨(47)는 해상을 표류하던 중 북한 해역에서 북측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한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이례적인 사과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