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 대통령·국무총리·여당대표 책임져라" 신공항에 격앙된 PK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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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배재정 사상지역위원장, 지역 당원들이 9일 오전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를 방문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6.6.9/뉴스1 © News1 박기범 기자

(부산=뉴스1) 박기범 기자 = 동남권 최대 현안인 관문공항 사업이 정부여당을 향한 PK민심을 흔들고 있다. 김해신공항의 관문공항 기능에 대한 국무총리실 검증결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28일 지역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정세균 국무총리, 이낙연 민주당 대표 등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대통령이 변했다"는 지적은 물론, 여당의원 자진사퇴 운동을 예고하는 시민단체까지 나올 정도로 지역은 격앙된 모습이다. 민주당 부울경 인사들이 김현미 국토부 장관 사퇴를 촉구하며 자기편 때리기에 나설 정도로 민심은 심상치 않다.

28일 부산 가덕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 부산시청 앞 광장 등 시민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주요 공간은 물론, 성명서 등 서면을 통한 목소리까지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부, 여당을 겨냥했다.

이 목소리는 김해신공항 부실검증에 대한 비판과 가덕신공항 건설에 대한 정부와 여권의 미적지근한 움직임 때문이다.

우선 김해신공항 검증이 도마위에 올랐다. 부산시와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지난 25일 열린 검증위 전체회의에서 안전분과 위원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보고서 채택을 놓고 논의가 이어지자 안전분과 위원들이 회의를 보이콧했다.

이에 검증위원장은 이들을 제외한 채 보고서를 표결처리 했다. 김해신공항을 두고 지역에서는 안전성 문제를 가장 강력하게 지적해왔다. 하지만 이를 외면한 보고서가 채택되면서 지역에서는 ‘부실검증’이라고 지적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 18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의 ‘가덕신공항이 문 대통령의 공약인가’라는 물음에 "공약은 아니고 유사한 말씀을 하셨다고 들었다. 공약은 아니다"고 답한 것 역시 이날 비판의 대상이었다.

이날 부산시의회는 가덕도신공항 부지가 보이는 가덕도 대항 전망대에서 오전 10시30분 '가덕신공항 결정 촉구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공정한 신공항 검증과 가덕신공항 건설을 촉구했다.

오전 11시 민주당의 박재호 부산시당, 김정호 경남도당, 이상헌 울산시당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5일 열린 검증위 표결을 '중립의무 위반' '공정성 결여'로 규정하고 "원인무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김수삼 검증위원장과 신공항 사업 주무부처인 국토부의 김현미 장관 사퇴를 촉구했다. 여당 인사들이, 국무총리실에서 임명한 위원장과 대통령이 임명한 장관을 향해 날을 세운 것이다.

특히 김 장관을 두고는 "'24시간 안전한 동남권 관문공항'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자 민주당의 총선공약이다. 그럼에도 잘못된 결정을 개선하지 않고 김해신공항을 강행하고 있다"며 "물러날 때가 됐다"고 힐난했다.

정세균 총리를 향해서는 산하기관 관리책임을 물었고, 구성위 검증 당시 총리였던 이낙연 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는 "당대표의 결자해지가 필요하다"고 압박했다.

오전 11시30분 부산지역 16개 구청장·군수협의회도 공정한 검증과 가덕신공항 건설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소속 인사들도 목소리를 더했다. 오후 1시30분 유재중 전 의원은 부산시청 앞에서 가덕신공항 건설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열었다.

오후 2시에는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부산 사하을)이 "신공항은 문 대통령 공약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입장을 밝혀라"고 문 대통령을 직격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 허언에 부산, 울산, 경남 시·도민들이 속았다. 선거에 이기기 위해 유권자를 기만한 것이라면 허위사실 유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후 3시에는 신공항추진범시민운동본부, 동남권관문공항 추진 부울경범시민운동본부 등 6개 시민단체가 "시민과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이 침묵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입장이 변한 것인가, 빠른 시간 내 대통령의 뜻을 듣고 싶다"고 대통령을 겨냥했다.

정 총리를 향해서는 "정 총리는 16일 가덕신공항이 대통령 공약이 아니라고 ‘망언’을 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현 사태 책임은 정부여당에 있다"며 정부여당을 겨냥했다.

류경화 김해범시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변명하기 바쁜 부산출신 대통령. 당신 입으로 말한 가덕신공항, 당신은 비겁하고 치사하다. 부산미래 암담하다"며 "가덕신공항 공약을 믿었다. 그러나 시민을 농락하고 속였다. 아주 나쁘고 비겁한 정치인이다. 시민 상대로 사기 친 아주 비겁한 정치인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문 대통령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부산경남미래정책은 입장문을 통해 "검증위 결과보고서의 '안전분야'가 조작됐다. 속히 백지화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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