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숙련자 경험' 대신할 'AI' 가공 로봇 개발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대우조선해양 (32,500원 ▼100 -0.31%)이 전 세계 조선업체 최초로 열간가공 작업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로봇 시스템을 적용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인공지능형 열간가공 로봇 '곡누리'를 개발해 현장에 적용했다고 20일 밝혔다.

곡누리는 기존 작업자들의 노하우와 실적을 데이터로 활용하면서 작업 내용을 표준화해 높은 품질을 유지하는데 기여한다. 축적된 데이터는 향후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다른 선박의 건조작업에도 활용할 수 있다. 곡누리는 쓰면 쓸수록 똑똑해지는 지능형 로봇이다.

그동안 소음과 근골격계 질환 등에 노출됐던 작업자들의 근무환경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로봇 조작은 비숙련자도 2~3일의 간단한 교육을 받으면 작업에 활용 가능하다.

선박은 운항 성능을 높이기 위해 선체의 앞뒤가 복잡한 곡면으로 이뤄져 있다. 최대 두께 70mm에 이르는 단단한 철판을 곡면으로 만들려면 냉간가공과 열간가공 공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냉간가공은 상온에서 압축 롤러나 프레스 등을 사용해 철판을 곡면으로 만든다. 열간가공은 약 800℃가 넘는 고온으로 철판을 가열한 뒤 급속히 냉각시키는 곡면 성형 공법이 사용된다.

열간가공은 냉간가공에 비해 곡면 제작에 작은 힘이 들지만 철판을 균일하게 가열하기 힘들어 숙련자의 경험에만 의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이 작업은 고온과 고소음 환경 속에서 장시간 고정된 자세로 작업해야 하는 등 신체 부담이 커 그동안 작업환경 개선이 필요한 대표적 직무로 꼽힌다.

대우조선해양은 3년 전부터 이 로봇 시스템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해 지난 9월 내부 시연회를 거쳐 현재 옥포조선소 내 가공공장에 실제 적용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지능형 로봇 도입으로 작업환경 개선과 생산성 향상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며 "앞으로 설계 데이터와 연계해 냉간가공 작업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장비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