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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자산 굴리는 매니저가 유튜브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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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인지 기자
  • 김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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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24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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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박과 대박 오가는 주식 유튜브⑥]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편집자주] 주식 유튜브 전성시대다. 초보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유튜브를 통해 투자정보를 얻으려는 수요가 급증했다. 인기 유튜버들은 순식간에 월 1000만원, 많게는 1억원까지도 번다. 누구나 카메라만 있으면 유튜버가 될 수 있다. 오히려 전문투자자가 아니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과 눈을 맞추고 대화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예전보다 많은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입담’을 무기화한 주식 엔터테이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주식 유튜브의 세계를 조명해본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대학생 주식투자'에서 실제 전문투자가로 성공한 대표적 인물이다.

최 대표는 서울대학교 투자동아리 스믹(SMIC) 출신으로, 대학생 때 '대학투자저널' 신문을 창간했다. 졸업 후에는 대학 동기이자 친우인 김민국 대표와 함께 투자자문사를 차렸다. 대학교를 갓 졸업한 투자자문사가 장점으로 내세울 것은 안정적인 수익률 뿐이었다.

최 대표는 가치투자를 원칙으로 삼고 '좋은 기업을 싸게 사는' 전략을 추구한다. 수익 기록이 꾸준히 쌓이면서 2014년말 운용자산 규모가 2조원을 돌파했다. 2015년에는 노르웨이 국부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됐고 2018년 투자자문사에서 자산운용사로 전환했다.

지난해 1월부터는 유튜버로 나섰다. VIP자산운용의 유튜브 채널 브자TV를 개설한 것이다. 최 대표는 유튜브에서 '개인투자자가 종목 고를 때 꼭 챙겨야 할 두가지', '신입 애널리스트 필독서' 등 개미 뿐만 아니라 전문투자가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내용까지 전반적으로 다룬다.

최 대표는 "주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그만큼 실패 사례도 쌓이고 있다"며 "가치투자란 무엇인지 알리고 싶어서 유튜브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브자TV는 수익 신청을 하지 않아 광고가 삽입되지 않는다.

그는 "글보다 영상으로 정보를 접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유튜브를 통해 알리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조회 수에 대한 욕심은 없지만 실버버튼(구독자가 10만명이 되면 받는 증정품)은 한번 받아보고 싶다"며 웃었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나 자체가 유튜브를 많이 본다. 그동안 뉴스레터도 쓰고, 신문 기고도 했지만 사람들이 글을 안 읽는다. 투자자들에게 영상으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대학생 때 신문을 창간해본 경험도 있어서 콘텐츠를 만드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다.

동영상은 한달에 2개 정도 올리고 있다. 자주 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구독자가 빠르게 늘지는 않는다. 애초에 구독자 모집이 목표가 아니기 때문에 영상을 자주 올려야한다는 압박감은 없다. 대신 한번 올린 영상은 꾸준히 조회 수가 올라간다.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느꼈다.

-가치투자란 무엇인가.

▶가치투자의 창시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가치투자에 대해 '철저한 분석을 통해 적정한 가격에 사서 수익을 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중위험 중수익이다. 가치투자의 반대말은 무가치 투자가 아니고 '투기'다. 투기와 투자를 구별하기 위해 가치라는 말을 앞에 붙인 것이다.

좀더 현실적으로 말하면 사업을 하듯이 투자하는 거다. 주가가 높으면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한다. 흔히 가치투자는 PER(주가수익비율)이 낮은 기업, 구시대 제조업에 투자한다고 생각하는 데 그렇지 않다.

실제 내가 그동안 가치투자로 매매했던 주식 중에는 아모레퍼시픽, 더존비즈온, 현대차 등이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화장품 제조업체지만 2014~2015년 중국 소비 바람을 타고 주가가 급등했다. 현대차도 현재는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비중이 압도적이지만 최근 전기차, 수소차의 가치가 인정을 받고 있다.

주식시장에서 각광받기 몇달 전만해도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주식들이다. 우린 미리 샀을 뿐이다. 주가가 급등해 비싸다고 판단하면 못 산다. 투자 대상이 엄청나게 다른 것이 아니다. (여타 투자 전략과) 다른 점은 매수 타이밍이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올해 주식시장이 급등하면서 펀드에 가입하느니 직접 투자하겠다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투자자분들의 불만은 이해한다. 그러나 100만원을 굴릴 때와 2조원을 굴릴 때는 전략이 달라야 한다.

주가가 100%, 200% 단기 상승하는 주식들은 시총 1조원 미만의 주식들이 많다. 이런 주식을 100만원어치 사서 200만원으로 불릴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주식을 몇백만원어치 사도 2조원 전체의 수익률에는 미미하게 기여할 뿐이다.

어떻게 보면 이런 점은 개인투자자들의 강점이다. 대신 우리는 조직력과 풀타임 근무로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다. 투자 자산 금액이 늘어날 수록 투자 아이디어가 중요하다. 관심 종목이 100개는 있어야 한다. 매니저들은 수도없이 탐방한다.

우리는 리스크 관리도 해야 한다. 본인이 신라젠 사태를 겪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투자하는 사람은 없다. 저금리로 주식 투자를 꼭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안전벨트를 잘 매고 있어야 한다. 맨땅에 헤딩하는 시장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유튜브를 하고 있다.

남극에 최초로 도달한 탐험가는 아문센이지만 사람들은 스콧만 기억한다. 아문센은 철저한 준비 끝에 큰 문제없이 남극에 도달했지만 스콧 탐험대의 일지는 다이나믹하다. 스콧 대원들은 모두 죽었지만 사람들은 스콧 이야기를 더 재밌고, 좋아한다.

우리는 스콧이 아니라 아문센이 되고 싶다. 준비를 철저히 해서 꾸준히 좋은 수익률을 내는 것이다. 가치투자는 1950년대에 나온 개념으로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시행해보고 결과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얻었다. 우리의 그런 경험을 유튜브를 통해 나누고 싶다. 그래서 유튜브도 하지 말아야 할 것, 피해야 할 것, 가치투자 할 때 챙겨야 할 것 위주로 말하고 있다.

-펀드가 외면받는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슬프긴 하지만 전문가 무용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리를 포함해 뛰어난 수익률을 내주지 못했고 최근에 이런저런 사건까지 터지지 않았나. 우리는 리스크 관리에 신경 쓰고 있지만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렇다면 투자 전문가에게 기대할 수 있는 건 뭘까. 안정적인 수익이다. 내가 30% 수익을 낼 수 있으니 펀드는 50% 수익을 내야지, 이렇게 생각하면 안된다. 이를 뽑을 때 왜 치과에 가나. 안전을 생각해서다. 펀드도 투자 실수가 적고 증시 변곡점에서 잘 대처하길 기대해야 한다.

개인투자자의 한계는 연속성이 없다는 것이다. 곱버스로 돈을 잃은 사람들은 말을 하지 않는다. 진짜 투자를 잘한다고 말하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그렇다면 어느정도 수준이 돼야 전업투자자가 될 만한가.

▶단기투자를 하는 트레이더들은 학습보다 타고난 감이 중요하다. 단점은 스트레스도 많고 예민해서 잠을 잘 못잔다.

우리는 기업분석보고서 하나 보고 채용한다. 뽑아 놓고 보면 다들 지적 호기심이 강하다. 확인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크다. 입사 한 뒤에는 기업 보고서를 쓸 때 논문 정도는 돼야 한다. 내 아내는 주식 투자할 엄두도 안 낸다. 내가 고3처럼 하루 14시간씩 일하는 모습을 보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가 시장에서 살아남는 게 쉽진 않다. 자신이 잘 아는 전문 분야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또 시류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남들이 불에 뛰어들더라도 함께 뛰어들지 않을 굳건함이 필요하다.

-주식 유튜브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과거로 미래를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시황이든 기업분석이든 과거 얘기를 듣고 있으면 내가 투자를 안다고 착각하기 쉽다. 그건 주식 엔터테인먼트일 뿐이다. 투자 실력이 안 는다. 내가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위험하다.

많은 투자자들이 현상만 보고 투자를 잘한다고 생각하는데 투자는 미래를 봐야 한다. 나도 주식 유튜브를 재미로 많이 보지만 우리 회사에 발을 들이는 순간 투자 기업의 미래만 연구한다. 교수가 성공 사례를 분석한다면 투자는 그 사례집에 실릴 기업을 찾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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