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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부족한데, 빌라 더 짓겠다…정부도 인정한 고육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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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엄식 기자
  • 이소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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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19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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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도심의 아파트단지 모습. 이날 정부는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해 신속한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전세대책을 발표했다. /사진제공=뉴스1
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도심의 아파트단지 모습. 이날 정부는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해 신속한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전세대책을 발표했다. /사진제공=뉴스1
"주택 수요자들은 아파트를 원하는데 빌라, 다세대 임대주택를 늘려서 전세난을 해결하겠다는 건 난센스다"

"전세 구하기 어려워 정부 대책을 기다린 사람들에게 대못박은 내용이다. 이들이 또 다시 패닉바잉에 나서면 소규모 구축 아파트값도 자극할 수 있다"

정부가 19일 발표한 전세공급 대책에 대한 부동산 전문가들의 평가다. 정부도 이번 대책이 비아파트에 치중된 점을 인정하나 앞으로 2년간 지속될 전세난을 조금이라도 완화하려는 '고육지책'이란 점을 강조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파트는 건설기간만 평균 30개월 걸려 공급에 한계가 있고, 내년 공급물량은 3~4년 전 확정된 것이라 변경이 어렵다"며 "대신 매입전세 단가를 6억원으로 올려서 다세대나 연립, 오피스텔도 상당히 질좋은 주택이 공급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은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은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최대 6억 중 3억 지원하는 '공공전세', 민간 참여가 관건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공공전세'란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다. 민간 건설사와 사전에 약정을 맺고 도심에 아파트에 비해 건축기간이 짧은 다세대와 오피스텔을 지어 전세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민영 아파트와 비슷한 품질을 확보하기 위해 매입단가를 한층 높였다. 지금까지 최대 3억원 한도였는데 서울은 6억, 수도권은 4억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서울 6억원짜리 공공전세 입주자는 자기자금 3억원(50%)만 내면 입주한다. 나머지 3억원 중 2억7000만원(45%)은 주택도시기금으로 지원되며 3000만원(5%)은 LH 등 공공 시행사가 부담하는 구조다.

이런 방식으로 2022년까지 서울 5000가구를 비롯해 전국에 1만8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대책이 효과를 보려면 민간 건설사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예상 공급량의 89%인 1만6000가구를 민간 업체와의 매입 약정형으로 짓기 때문이다.

관건은 사업성인데 공급 구조상 민간 업체들의 참여가 저조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매입단가를 높여도 건설사가 이익을 낼 수 있는 분양주택 없이 모두 공공주택으로 짓는다면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참여를 원하는 업체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곳곳에 공실, 울며 겨자먹기로 꺼낸 '매입임대'


매입임대 확대 정책은 정부 입장에서도 사실상 '울며 겨자먹기'란 분석이 나온다. 그렇지 않아도 매입입대 주택의 수요가 많지 않아 전국 곳곳에서 공실이 발생한 현실을 알면서도 공급물량 확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카드라는 이유에서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전국적으로 8310가구의 매입임대 주택이 3개월 이상 빈집으로 남아있다. 지역별로 서울 등 수도권이 3838가구, 지방이 4472가구로 파악된다. 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 지역에서도 1091가구가 3개월 넘게 입주자를 찾지 못했다.
아파트 부족한데, 빌라 더 짓겠다…정부도 인정한 고육책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2021~2022년 2년간 전국에 매입약정형 임대주택을 4만4000가구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서울은 내년 9000가구, 내후년 1만1000가구 등 2년간 2만 가구를 매입임대 주택으로 공급키로 했다.

서울시도 그동안 시비와 정부 예산지원으로 자금을 조달해서 SH공사를 통해 매입임대주택 물량을 확보해 왔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6년~2019년 4년간 연평균 2769가구의 매입임대주택을 확보했다. 올해 9월까지 확보량은 2170가구로 파악된다.

이를 고려할 때 이번에 정부가 제시한 서울 매입임대주택 공급 목표는 평년의 3~4배 수준에 달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매입약정형 주택은 서울시와 SH공사가 확보한 물량에 더해 LH가 추가로 물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사업지 확보를 위해 △건설자금 1%대 저금리 지원 △공공택지 우선 공급 △토지 매각자 양도세 10% 감면 △인허가 단축 등 인센티브를 제시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그동안 매입임대 착공 실적을 고려하면 공급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관광호텔과 상가, 오피스 등의 공실을 활용한 주택공급 방안도 비효율적이란 지적이 많다. 도심 직주근접을 희망하는 1인 가구는 수요가 있겠지만 아이를 키우는 3~4인 가구를 위한 공급대책으로는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 대책은 시민단체도 반발하는 상황이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은 "재벌 계열사가 보유한 손님 끊긴 호텔과 법인보유 상가 사무실을 검증절차 없이 매입해 공공의 자금을 재벌 등에 퍼주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0차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향후 2년 동안 전국에 11만4000호, 수도권에 7만호, 서울에 3만5000호 규모 임대주택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0차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향후 2년 동안 전국에 11만4000호, 수도권에 7만호, 서울에 3만5000호 규모 임대주택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제공=뉴스1




'다주택, 재건축=투기' 프레임 자승자박, 공공 해법만 찾는 정부


전문가들은 전세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보완과 서울 시내 민간 재건축, 재개발 사업의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정부가 민간 임대주택 공급자 역할을 해온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계속 강화한 데다, 민간 재건축도 투기를 유발하는 부정적 측면으로만 인식해 '공공' 주도 정책 외에는 별다른 해법을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다.

고준석 동국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이번 전세난에 임대차2법 영향이 크지 않다는 걸 전제로 짠 정책이어서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늦었지만 공공과 함께 민간 부문에서도 주택시장을 정상화시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이 또 다른 시장 불안의 불쏘시개가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이번 대책을 살펴 본 실수요자들이 아파트는 당분간 공급이 없다고 느껴서 차라리 지금 살고있는 주택을 매입하는 역선택을 할 수도 있다"며 "이럴 경우 그동안 상대적으로 가격상승률이 낮았던 시내 소규모, 중저가 아파트값이 불안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반적으로 내 집마련을 준비 중인 수요자들은 공공주택보다는 민간 분양주택을 훨씬 선호한다"며 "임대주택은 이를 위해 거쳐가는 과정이나 소외계층 지원을 위한 보조 수단으로 접근해야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대책이 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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