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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사찰 의혹' 윤석열의 직권남용 혐의, 이것으로 판가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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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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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1.28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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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윤석열 검찰총장. /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판사 사찰 의혹 문건이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간 갈등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법조계에선 문건 작성의 '동기'가 혐의 성립 여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추 장관은 27일 낸 입장문에서 "헌법가치를 훼손하는 판사 불법사찰 문건의 심각성과 중대성, 긴급성 등을 고려해 (윤 총장에 대한) 직무집행정지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다시 한번 윤 총장의 판사 불법사찰 의혹을 강조했다. 전날에는 이와 관련한 윤 총장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권남용) 혐의를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단순 정보 수집"vs"그게 바로 사찰"



지난 24일 추 장관은 윤 총장에 대한 징계청구 및 직무배제를 지시하며 △언론사 사주와의 부적절한 접촉 사실 △조국 전 장관 사건 등 주요사건 재판부에 대한 불법사찰 사실 △ 채널A 사건 및 한명숙 전 총리 사건 관련 측근을 비호하기 위한 감찰방해 및 수사방해, 언론과의 감찰 관련 정보 거래 사실 △총장 대면조사 과정에서 협조의무 위반 및 감찰방해 사실 △정치적 중립에 관한 검찰총장으로서의 위엄과 신망이 심각히 손상된 사실 등을 언급했다.

이 중 가장 새롭단 평가를 받은 게 바로 '주요사건 재판부에 대한 불법사찰 사실'이다. 윤 총장이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을 통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재판부 등 여러 판사들의 판결내용, 우리법연구회 가입 여부, 가족관계, 세평, 개인 취미, 물의 야기 법관 해당 여부 등을 작성토록 하고 이 문건을 반부패수사부에 전달하라고 지시했단 게 골자다.

윤 총장 측과 검찰 내부는 반발한다. 당시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해당 문건을 작성한 성상욱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2부장검사(전 대검 수사정보2담당관)은 지난 25일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을 통해 "직무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사찰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제가 이 자료를 작성한 의도는 누구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해를 끼치려는 것이 아니라 주요 사건 공판 검사들이 공소유지를 원활히 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었다"며 "누군가를 흠잡거나 비난하는 내용은 전혀 없었고, 예컨대 '원만하고 합리적인 재판 진행을 한다'는 동료 검사의 평가가 주된 것이었다. 자료의 수집도 언론 등 공개된 자료와 과거 또는 현재 공소유지에 참여한 공판검사들의 경험담을 토대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윤 총장 측은 의혹 문건의 일부를 공개하면서 "이게 사찰이냐"고 따져 묻고 있다. 윤 총장 측이 공개한 문건에 따르면 사건명과 피고인, 재판부, 소속법관(사법연수원 기수), 지위(재판장, 주심), 비고로 항목이 구성됐다.

비고 항목에는 출신 고등학교와 대학교, 주요판결, 세평, 특이사항이 적혀있다. 한 재판장의 세평에는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나 합리적이라는 평가', '언행이 부드러우며, 원만하게 재판 진행을 잘함, 가급적 검사나 변호인의 말을 끊지 않고 잘 들어줌, 재판장으로서 적극적으로 검사나 변호인에게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평가돼 있다. 특이사항으로는 '2차장의 처제'라며 가족관계가 기재돼 있다.

법무부는 "그게 바로 사찰"이라는 반응이다. 법무부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은 '수사정보'를 수집하는 곳일 뿐 판사의 개인정보와 성향자료를 수집해 검사들에게 배포하는 기구가 아니다"라며 "법적 권한 없는 수사정보정책관실에서 판사들의 개인정보와 성향자료를 수집, 분석, 관리하는 것 자체가 범죄 행위로서의 사찰"이라고 주장했다.



"직권남용? 위법 동기 없어서 성립 안돼"


/사진=뉴스1
/사진=뉴스1


직권남용 법리에 능통한 한 법조계 인사는 "직권남용죄의 핵심은 그 '동기'"라며 "하지만 본 건의 경우 검찰 수장이 검사들에게 재판을 빈틈없이 잘 대응하라는 것으로서 그 어떤 사적이거나 불법적인 동기를 상정할 수 없다"고 했다.

최근 비슷한 구조로 기소된 사건으로는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이 있다. 양승태 사법부 시절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범죄 성립 구도를 살펴보면 임 전 차장의 지시로 재판 연구관들이 권한 없는 문건 작성을 하게 됐고, 그 내용 또한 특정 소모임 탄압 방안이라 위법하다는 것이다. 검찰 측은 특정 법관에게 불이익을 주는 게 이 문건의 목적이기 때문에 문건 작성 목적 자체도 위법하다고 본다.

그러나 대검의 문건은 '위법한 동기'로 꼽을만한 게 없다는 지적이다.

이날 정희도 청주지검 부장검사는 "형사재판에서 '을'에 해당하는 검사, 변호사는 각자 재판장을 설득하기 위해 나름의 공판전략을 수립하고 그 공판전략 수립을 위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재판장의 스타일, 성향 등을 최대한 파악한다"며 "이러한 행위를 '사찰'이라 할 수 있겠냐. 사찰인지 여부는 그 상대방에게 불이익을 줄 목적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본건 문건 작성행위 자체가 검사의 직무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행위"라며 "문건 작성자가 이미 그 문건 작성행위가 직무범위 내의 행위라고 명확히 밝힌 이상, 그 작성자가 자신이 의무없는 일을 행하고 있다는 인식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경찰의 세평 수집은 위법이고 검찰의 세평 수집은 합법인가"



반면 일각에선 타 기관의 검찰 내부 정보 수집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던 검찰이 자신들의 행위에만 관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요청으로 승진 대상자인 검찰 간부 100여명의 세평을 수집했다. 이에 국민의 힘(당시 자유한국당)은 경찰청장 등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고발했고, 검찰은 해당 사건을 반부패수사부에 배당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경찰과 청와대가 검사의 인사 참고 자료를 위해 세평을 수집했는데, 윤석열 검찰은 이를 불법사찰로 직권남용이라고 수사했고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은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혐의로 출국금지, 구속영장 청구, 그리고 기소당했다. 그 블랙리스트 내용은 해당 기관장의 임기, 사표 제출 여부, 언제 임명했는지 등"이라며 "권력기관의 정보활동은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 검찰 같은 권력기관은 정보취합 자체가 권력 행사"라고 비판했다.

또 "판사의 친인척이 아무개 검사라든가, 판사가 농구동아리 출신이었다는 개인정보가 공소 유지에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며 "필요할 때 연락해서 영향력을 발휘해보라는 의미 외에 다른 해석이 가능한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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