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작년 12월에 이미 코로나 유행"…中후베이성 문건보니

머니투데이

이지윤 기자

중국 우한에서 26일 보호복과 고글로 중무장한 구급요원들이 앰뷸런스 옆에 서있다. 2020.01.27./사진=[ 우한=AP/뉴시스]

지난해 12월 말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했다는 중국의 주장과 달리 이미 지난해 12월 초부터 코로나19가 유행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CNN이 보도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CNN은 중국 후베이성 보건당국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작성한 117쪽 짜리 내부 기밀 문건을 입수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 문건은 익명의 내부 고발자가 CNN에 제공한 것으로, 6명의 독립된 전문가의 검증을 거쳤다.

문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초 후베이성에선 '유행병'(Epidemic)으로 표기된 환자가 전년에 비해 20배나 많이 나왔다. 우한 뿐만 아니라 이웃 도시인 이창과 셴닝에서도 환자가 속출했다. 이 유행병은 지난해 12월 1일 처음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독감처럼 보이는 이 유행병이 코로나19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은 이 유행병에 대한 정보를 여전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특히 문서엔 중국이 확진자 수를 대폭 축소한 정황이 담겨있었다. 중국은 지난 2월 10일 후베이성의 신규 확진자 수가 3911명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문건엔 5918명이라고 적혀있었다. 지난 3월 7일에도 중국은 2986명을 보고했지만, 문건엔 3456명이었다.

사망자 수도 일치하지 않는 건 마찬가지였다. 중국은 지난 2월 17일 후베이성 신규 사망자 수가 93명이라고 발표했지만, 문건엔 196명이었다. 두 배 넘게 많은 숫자다.

또한 지난 2월 10일까지 중국에서 의료진 6명이 사망한 것으로 기록됐지만 이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때까지 의료진이 과로에 시달려 사망한 사실은 민감한 정보였다.

CNN은 "중국이 고의적으로 은폐한 증거는 없지만 내부적으로 파악한 것과 대중에 공개된 발표에는 괴리가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몇몇 중요한 순간에 중국은 명백한 실수와 제도적 실수를 저질렀다. 조기 경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