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축구동호회발 확진자 나흘새 24명…피해 키운 이유는?

(광주=뉴스1) 고귀한 기자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511명 증가한 3만5163명으로 나타났다. 신규 확진자 511명의 신고 지역은 서울 192명(해외 1명), 부산 31명(해외 1명), 대구 4명, 인천 21명(해외 2명), 광주 10명, 대전 5명, 울산 6명(해외 4명), 세종 7명, 경기 143명(해외 1명), 강원 12명, 충북 16명, 충남 6명(해외 2명), 전북 26명, 전남 1명, 경북 4명(해외 1명), 경남 7명, 제주 2명, 검역과정 6명이다.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광주=뉴스1) 고귀한 기자 = 광주에서 직장 체육동호회발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다. 나흘간 확진자만 무려 24명이다.

지역의 대표사업장인 기아자동차 광주공장과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대형마트, 백화점 직원 등이 줄줄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그 가족에까지 연쇄감염을 일으키고 있다.


불특정 다수로 확산과 지역경제 파장이 동시에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많은 확진자를 불러온 직장 체육동호회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2일 광주시에 따르면 이 직장 체육동호회는 기아차 광주공장 내에 있는 '축구 동호회'다. 기아차 직원 20여명 정도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말이나 근무가 없는 날에 다른 축구 동호회와 일정을 잡고 친선경기를 열고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이 축구 동호회 일부 회원들의 친목 모임이 있었고, 이 자리에는 기아차 동호회 회원 5명과 지인으로 알려진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직원 1명이 함께했다.

이들 6명은 이날 오후 4시20분쯤 광주 광산구의 한 식당에 모여 오후 9시까지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친 뒤 이들은 인근에 있는 한 당구장으로 이동해 게임을 즐겼고,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직원 2명과 접촉했다.

이틀 뒤인 지난달 22일 오전에는 기아차 축구동호회 회원들과 파악되지 않고 있는 또 다른 동호회 회원들 간 실제 축구 경기가 펼쳐지기도 했다.

이들의 이러한 일정이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그로부터 1주일여 뒤인 지난달 28일부터다.

광주 서구 이마트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A씨가 코로나 양성판정을 받고 광주676번으로 분류된 데서 확진이 시작됐다. 676번은 직장 체육동호회발 지표환자다.

676번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따라, 남편인 B씨도 코로나 검사를 진행했는데 역시 양성 판정을 받게 됐고 680번으로 분류됐다.

680번은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직원으로 지난 20일 기아차 축구동호회 회원들과 식사를 비롯해 당구 게임까지 모든 일정을 함께 했던 6명 중 한 명이다.

결국 지표환자인 676번이 근무한 이마트에서는 추가로 3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고, 680번이 근무한 금호타이어 곡성공장에서도 동료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지난달 30일 오후부터 하루 동안 공장 가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680번과 축구 경기를 갖고 식사까지 함께한 기아차 직원 4명도 추가 확진 판정을 받고 686번, 688번, 689번, 693번으로 분류됐으며, 이후 동료 1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게 됐다.

축구 동호회 저녁 식사와 당구 게임에 참여한 6명 중 5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동료들에까지 확산된 셈이다.

30일 오전 광주 광산구 오선동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그린시티1캠퍼스 정문 앞에서 화물 트럭이 내부로 들어가고 있다. 광주시에 따르면 이날 해당 사업장의 냉장고 생산동 근로자 2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2020.11.30/뉴스1 © News1 정다움 기자

축구 동호회가 불러온 파장은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도 영향을 끼쳤다.

축구 동호회 회원들과 같은 당구장을 이용했던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직원 2명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처럼 광주지역 주요 경제계를 덮치고 있는 축구동호회발 집단감염은 직장을 넘어 가족과 지인에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680번의 아내인 676번 외에도 백화점 직원으로 알려진 714번은 688번의 아내며, 707번도 689번과 부부사이다.

어린 자녀들에게도 감염이 이어졌다. 광산구 선암동에 거주하는 701번과 702번은 중학생과 초등생인데 이들은 693번의 자녀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체육동호회 관련자가 두 직장 사이에 축구동호회 활동했던 사람들이 함께 축구경기를 하고 식사하는 과정에서 확산됐고, 또 삼성전자에 근무하는 다른 회사의 직원에게까지 전파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최초 감염원을 파악하지 못하면서 불특정 다수로의 확산 등 n차 감염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추가 확진자 여부에 따라 기아차 광주공장과 삼성전자 광주사업장, 이마트, 백화점 등의 운영이 중단될 수도 있다.

박향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은 "이마트나 기아차 등 경우에는 작업환경 자체가 넓고 환기가 잘 이뤄졌는데, 식사 등 일부 공간에서 마스크 벗는 상황이 있었던 것 같다"며 "현재 사업장들에 대해선 위험도 평가가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장과 개개인 모두 코로나19에 대한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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