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인수에 176단 개발까지…SK하이닉스 낸드 야망 '성큼'

SK하이닉스가 개발한 176단 4D 낸드 기반 512Gb TLC. /사진제공=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업계 최고층인 176단 512Gb(기가비트) TLC(트리플 레벨 셀) 4D 낸드플래시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176단 낸드플래시 개발은 미국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에 이어 두번째다.

낸드플래시는 전원이 꺼져도 정보가 저장되는 메모리반도체다. 컴퓨터의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나 USB에서 정보 저장을 담당하는 메모리반도체가 낸드플래시다.


'더 높게' 적층경쟁 성과…128단에서 176단으로더 작은 크기의 반도체 칩에 더 많은 정보를 담기 위한 경쟁은 1990년대 중반 삼성전자가 주도한 적층(스택) 제조방식이 반도체 칩을 파내고 회로를 심는 트렌치 방식을 제치고 대세가 되면서 '누가 더 잘 쌓느냐'로 통일됐다. 회로 선폭을 좁히는 나노 공정의 경우 EUV(극자외선)를 활용한 최신 공정이 최근 도입되고 있지만 물리적인 특성상 기술적 한계가 있다.

현재 상용화된 낸드플래시는 128단 제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개발, 양산에 성공했다. 176단 낸드플래시는 마이크론이 지난달 세계 최초로 양산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데이터 읽기 속도 20%, 전송 속도 33% 개선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개발한 176단 낸드플래시가 마이크론 제품보다 품질이 앞서는 것으로 판단한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업계 최고 수준의 웨이퍼(반도체 칩의 재료가 되는 기판)당 생산 칩 수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비트 생산성은 이전 세대 제품보다 35% 높였다. 데이터 읽기 속도는 20% 빨라졌고 데이터 전송 속도도 33% 개선됐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중반에 이 176단 4D 낸드를 활용, 최대 읽기 속도가 70%, 최대 쓰기 속도가 35% 향상된 소비자용 SSD와 기업용 SSD를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제품을 상용화화하기 위해 지난달 컨트롤러업체에 샘플을 제공한 상태다.

낸드 연평균 33% 성장 전망…삼성도 개발 속도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전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은 올해 4318억GB에서 2024년 1조3662억GB로 확대돼 연평균 33.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올 3분기 점유율 33.1%로 시장 1위, SK하이닉스는 11.3%로 4위다.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를 마무리하면 단순 계산할 때 시장 2위 업체로 올라설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내년 양산을 목표로 128단을 넘어서는 '7세대 V낸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투자자 포럼 2020'에서 "차세대 V낸드에 투 스택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라며 "현재 6세대 V낸드에서는 싱글스택 기술로 128단을 적층하는 데 투 스택 기술을 적용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 256단까지 적층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