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3법' 국회 넘었다… 野, 공수처법 '필리버스터' 돌입

9일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상법 개정안이 표결을 거쳐 통과되고 있다. /사진=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주요 입법과제로 추진한 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경찰개혁법, 일하는 국회법 등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야당 비토(거부)권'을 없애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등 법안 3건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합법적 의사진행방해) 신청으로 처리가 미뤄졌다. 민주당은 오는 10일 공수처법 개정안 필리버스터가 끝나는 데로 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경제3법·경찰개혁법' 등 與 입법과제 처리… 野, '필리버스터' 3건 신청국회는 9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안건 114건을 처리했다. 본회의 개최 전 박병석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로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를 신청한 5건에 대한 처리를 뒤로 미뤘다. 필리버스터 부수 법안과 여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안건 처리도 보류했다.


이날 본회의에서 민주당의 15대 입법과제 및 쟁점법안 중 △경제 3법 △경찰개혁법 △일하는 국회법 △고용보험법 개정안 △ILO(국제노동기구) 3법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사참위법) 개정안 △5ㆍ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5·18 왜곡 처벌법)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 개정안 등 법안이 가결됐다.

경제3법은 각각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와 정무위원회에서 여당 주도로 강행 처리됐다. 소위 '3%룰'(감사위원 분리선출시 최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 적용 방식을 완화하고 소수주주권 행사 자격요건을 강화하는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등 재계의 우려를 일부분 반영했지만 여전히 기업들의 불만이 크다.

국민의힘은 공수처법 개정안, 5·18 왜곡 처벌법,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 개정안,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안, 사참위법 개정안 등 5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가 본회의 중 5·18 왜곡 처벌법과 사참위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철회했다.




공수처법 개정안 10일 통과 수순… '180석' 巨與, '1일 1법안' 처리한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스1.

국민의힘은 비쟁점 법안 처리가 이뤄진 직후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에 나선다. 4선인 김기현 의원이 첫 주자다. 국민의힘은 이후 순번을 정해뒀으나 김 의원이 홀로 필리버스터를 마칠 방침이다. 김 의원은 공수처 수사가 유력한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의 피해자인 점을 강조하면서, 법 개정이 공수처를 통해 정권 비위를 감추기 위한 의도라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공수처법 개정안 필리버스터는 이날 자정까지 이어진다. 자정이 지나면 정기국회 회기가 종료된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 중 해당 회기가 끝나는 경우 무제한 토론이 종결된 것으로 간주된다. 해당 안건은 다음 회기에서 지체 없이 표결해야 한다.

민주당이 10일부터 임기국회를 소집한 만큼, 공수처법은 10일 본회의에서 처리된다. 이후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국가정보원법 전부개정안은 하루에 한 건씩 순차적으로 처리될 전망이다. 범여권이 24시간 이후 필리버스터를 종결할 수 있는 의석인 180석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국회법에 따르면 필리버스터 종결동의 제출 이후 24시간이 지나면 표결하며, 재적의원 5분의 3이 찬성하면 필리버스터는 종결된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 앞서 국민의힘은 민주당 보좌진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숨겼단 의혹을 제기했다. 국회는 해당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고 본회의를 열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에서 이 문제를 재차 지적하자 "그런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지만 국민의힘 보좌진과 함께 CCTV까지 확인하고 있다. 공식 석상에서 말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