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최정우의 수소 도전…500만톤 생산체제 가속화

포스코가 2050년까지 수소 생산 500만톤 체제를 구축해 '탈탄소 시대'를 겨냥한다. 수소 생산-운송-저장-활용 전 주기에 걸친 가치사슬(밸류체인)도 갖춘다. 이 같은 수소 사업 영역에서만 30조원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수소가 사실상 연임에 성공한 최정우 회장 2기 체제에서의 신사업 화두로 떠오른 셈이다.

◇2050년 500만톤…매출 30조=13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포스코는 2050년까지 수소 50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해 미래 청정에너지인 수소 사업을 개척하고 탈탄소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수소경제를 견인하는 그린수소 선도기업' 비전을 내놨다.


지난 11일 이사회를 통해 선언한 '2050년 탄소중립 달성' 관련해 그룹 차원의 수소 사업 추진 전략과 목표도 제시된 것이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수소 500만톤 생산체제 구축을 위해 우선 2030년까지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수소를 추출하는 기술 등의 핵심 기술 및 생산 역량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수소 사업을 그룹 성장 사업의 한 축으로 육성해 미래 수소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포부다.

사실 수소 사업 관련 포스코는 이미 어느 정도 준비가 돼 있는 상태다. 현재 포스코는 철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와 천연가스(LNG)를 이용한 연간 7000톤의 수소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약 3500톤의 부생수소를 추출해 철강 생산 중 온도 조절과 산화 방지 등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또 세계 최초로 수소 연료전지 분리판용 철강제품을 개발해 국내에서 생산되는 수소차에 공급하는 등 수소 생산과 이용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2025년까지 부생수소 생산 능력을 7만톤으로 늘리고 2030년까지 글로벌기업과 손잡고 '블루수소'(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한 수소)를 50만톤까지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그린수소'(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수소)는 2040년까지 200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등 2050년까지 수소 500만톤 생산체제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수소 기반 철강생산…밸류체인도 짠다=이 뿐만이 아니다. 포스코는 2050년까지 그린수소를 기반으로 철강을 생산할 수 있는 수소환원제철소를 구현해 철강분야에서도 탈탄소·수소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수소환원제철공법이 상용화되면 최대 연간 370만톤의 그린수소가 필요하게 돼 최대 수소 수요업체이자 생산업체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이 포스코 전망이다.


초기사업으로 포스코는 제철소 지역 수소충전소 설치 등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철강 운송 차량, 사내 업무용 차량 등을 수소차로 전환하는 등 철강 물류 기반의 수소생태계를 육성해 수요 기반 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포스코 철강제품 운송 대형 트럭은 약 1500대이며 임시로 투입되는 운행대수까지 포함하면 연간 5000대 규모다.

아울러 그룹사 역량을 집중해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도 나선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해외네트워크를 활용해 정부의 수소 도입 사업과 해외 수소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포스코에너지는 수소 전용 터미널을 구축함과 동시에 현재의 LNG터빈 발전을 30년부터 단계적으로 수소터빈 발전으로 전환한다. 포스코건설은 수소 도시 개발 프로젝트는 물론 수소 저장과 이송에 필요한 프로젝트 시공을 담당하게 된다.

◇사실상 최정우 '2기', 화두는 '수소'=재계에선 '수소'가 사실상 연임을 확정 지은 최 회장의 2기 신사업으로 떠올랐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코 이사회는 지난 11일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최 회장을 차기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지난 3년간 최 회장은 이차전지 소재를 중심으로 신사업 육성에 나섰는데 이제 수소까지 추가되는 셈이다. 포스코가 수소 사업에 관심을 키우는 것은 본업인 철강산업의 성장 속도 둔화로 신성장동력 발굴 필요성이 높아진 데다 수소경제 활성화와 함께 정부 정책 추진 훈풍을 타고 관련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미래 청정에너지의 핵심인 수소를 주도적으로 생산,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탄소 중립 사회를 위한 국가 수소생태계 완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