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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그 집 거실엔 TV가 없었다…'억'소리나는 TV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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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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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벤츠보다 비싼 초고가 TV 경제학]

[편집자주] TV의 진화는 더 크게 보고 더 작게 만드는 기술로 향한다. 배불뚝이 같던 브라운관은 종잇장만큼 얇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말아서 보관하는 수준까지 왔다. 깜빡이던 흑백 영상은 맨눈으로 보는 것보다 생생한 8K 초고화질 컬러 시대로 접어들었다. 최고급 외제차 가격을 오가는 초고가 TV의 기술력과 고객층, 기대효과를 해부한다.


부호의 거실엔 TV가 없다…그들의 억대 TV플렉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스틸컷. '박 사장의 집' 거실에는 TV가 없다. 소파가 벽면 대신 창문을 향해 배치됐다. /기생충 화면 캡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스틸컷. '박 사장의 집' 거실에는 TV가 없다. 소파가 벽면 대신 창문을 향해 배치됐다. /기생충 화면 캡쳐
"1억원 주고 스피커 사는 사람은 1억원대 TV도 살 수 있죠."

삼성전자가 지난해 9월 마이크로 LED 기술을 적용한 초고화질 디스플레이 '더 월'(The Wall)의 국내 첫 체험공간으로 점찍은 곳은 최고급 오디오 매장이었다. 초고가 TV 판매를 위한 전진기지로 국내 최대 규모 오디오 유통사인 '오드'와 손잡은 것이다.

당시 3억원이 훌쩍 넘는 삼성전자의 더월 146형 B2B(기업간 거래) 제품은 덴마크 고품격 오디오 업체인 스타인웨이 링돌프의 사운드 시스템과 함께 패키지 상품으로 묶였다. 어지간한 집 한 채 값인데도 국내 굴지의 IT 업체가 구입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이처럼 하이엔드 오디오 업체들과 협업하며 수요를 파악하고 미국과 유럽, 중동 등에서 더 월을 팔아본 경험을 바탕으로 1억원대 초고기 TV를 팔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최근 1억7000만원짜리 가정용 110형 마이크로 LED TV를 공개했다. LG전자 역시 지난 10월 1억원의 롤러블 TV(시그니처 올레드 R)를 내놓는 등 초고가 TV 시장이 본격 개화하고 있다.

◇부자들 거실엔 TV가 없다…홈시어터·고급 오디오 수요 공략

'기생충' 그 집 거실엔 TV가 없었다…'억'소리나는 TV의 세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초고가 TV의 고객층을 비밀에 부친다. 다만 이들의 마케팅 활동을 통해 유추해 보면 고급 오디오와 영화 마니아 그룹을 주 타깃으로 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실제 부호들은 TV를 거실이 아닌 별도 공간에 설치해 즐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VVIP 고객 방문조사를 해보면 별도의 방을 시네마룸으로 꾸미거나 지하에 홈시어터를 조성하는 경우가 많다"며 "거실은 통창 유리로 조망을 살리거나 유명 화가 작품으로 채우는 등 인테리어를 최우선시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이에 착안해 LG 롤러블 TV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실 벽면 한가운데를 시커멓게 차지해 '블랙 몬스터'라는 오명을 쓴 기존 TV에서 탈피해, TV를 보지 않을 때는 이를 말아 공간 활용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것이다.

마이크로 LED TV를 비롯해 향후 초고가 TV 시장이 100인치에 육박하는 슈퍼 초대형 TV로 이뤄질 것이란 점에서, 초고가 TV 수요층은 고급 홈시어터·오디오 수요층과 맞물릴 것이란 분석이다. 오드 관계자는 "하이엔드 오디오의 수요는 집에서 홈시어터를 꾸미고 싶어하는 고객들의 니즈와 맞물려 있다"며 "국내 최고급 오디오 시장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프라이빗한 '나만의 공간' 수요…VVIP 맞춤형 마케팅 분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스틸컷. '박 사장의 집' 거실에는 TV가 없다. 소파가 벽면 대신 창문을 향해 배치됐다. /기생충 화면 캡쳐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스틸컷. '박 사장의 집' 거실에는 TV가 없다. 소파가 벽면 대신 창문을 향해 배치됐다. /기생충 화면 캡쳐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영화관 방문 등이 제한되면서 집안에 나만의 오디오룸을 꾸미려는 수요는 갈수록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가 아파트는 단지 내에 영화관, 헬스장, 수영장 등이 완결형으로 꾸려지는 추세이며 이보다 재력이 있는 부호들은 집 자체를 복합 문화공간으로 꾸미려는 성향이 강하다"며 "거리두기 확산으로 집이 복합적인 경험의 공간으로 빠르게 변모하는 데다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부호들의 특성상 초고가 TV 수요는 더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초고가 TV 수요층을 잡기 위해 특별한 마케팅도 펴고 있다. 하이엔드 오디오 업체뿐 아니라 슈퍼카와 명품 가구점, 특급호텔 등과 접촉해 VVIP 고객을 상대로 마케팅을 하는 식이다. 은행이나 증권사의 프라이빗 뱅커들도 핵심 접촉 대상이다.

LG전자는 지난 10월 롤러블 TV 출시를 앞두고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호텔에서 VVIP 고객들을 초대해 글로벌 명차 브랜드 벤틀리와 공동으로 마케팅을 했다. 지난달엔 롯데백화점 강남점의 프리미엄 편집매장 '더콘란샵'에서 별도로 TV 체험 공간도 운영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마이크로 LED TV는 아직 예약판매를 시작하지 않았는데도 VVIP의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며 "앞으로 백화점 명품관 등을 통해 제품을 공개하면 반응이 더 커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LG 롤러블 TV(LG 시그니처 올레드 R)가 거실이 아닌 침실에 설치돼 있다. /사진=LG전자 뉴스룸
LG 롤러블 TV(LG 시그니처 올레드 R)가 거실이 아닌 침실에 설치돼 있다. /사진=LG전자 뉴스룸

박소연 기자



"1억짜리 TV 팔리냐고요? 모르시는 말씀!"


"단순히 몇 대 파느냐가 주 목적이 아닙니다."

1억원대 TV 출시를 놓고 관련 업계에서 나온 얘기다.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TV'와 LG전자 'LG 시그니처 올레드R'(롤러블 TV)의 가격은 각각 1억7000만원, 1억원이다.

일반인들은 "이렇게 비싼 TV가 팔릴까" 하는 걱정을 하지만 업체들은 판매에 자신감을 보인다. 앞으로 초고가 TV 시장이 전체 매출 증가에 톡톡히 기여할 것으로 본다. 브랜드 간접 홍보나 이미지 상승은 매출액 못지 않은 효과다.

◇삼성전자 '마이크로 LED TV' 시장 선점…글로벌 TV 업계톱 기술력 과시

'기생충' 그 집 거실엔 TV가 없었다…'억'소리나는 TV의 세계

시장조사업체 DSCC(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츠)는 마이크로 LED TV 시장이 2026년 총 2억2800만 달러(약 2483억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전 세계 TV 시장의 0.2%를 웃도는 수준이지만 그 상징성은 이보다 훨씬 크다.

DSCC 관계자는 "마이크로 LED TV는 홈시어터 설비를 가진 일부 고객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이라며 "워낙 높은 가격으로 주류는 되지 못하더라도 전 세계 부유층에게 삼성을 알릴 수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5~6년은 마이크로 LED TV 사업에서 큰 폭 수익을 올리기 힘들지만 14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 업체로서 기술력은 확실히 알릴 수 있다. 마이크로 LED는 LG전자와 미국 애플, 일본 소니도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삼아 R&D(연구·개발)에 착수한 상태인데 가정용 TV 출시는 삼성전자가 최초다.

특히 앞으로 마이크로 LED TV 모델이 점차 늘어날 경우 '규모의 경제' 효과로 가격도 자연스럽게 떨어질 전망이다. 98형짜리 'QLED TV'의 출시 초기 가격은 1억원에 육박했지만 현재 6000만~7000만원대로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LED TV 가격을 초고가로 책정한 것은 기본적으로 팔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며 "이와 함께 글로벌 TV 업계 톱 브랜드로서 기술 선도 자리를 지키려는 의지"라고 말했다.

◇롤러블 TV로 올레드 TV '낙수효과' 누리는 LG전자

'기생충' 그 집 거실엔 TV가 없었다…'억'소리나는 TV의 세계

초고가 TV는 브랜드 효과를 극대화해 한 단계 낮은 제품 판매를 유도하는 '낙수효과'도 무시 못한다. LG전자 롤러블 TV가 전시된 일부 프리미엄 매장은 다른 곳과 비교해 올레드 TV 판매 비중이 훨씬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3분기 LG전자 올레드 TV 출하량은 50만대를 돌파하며 전체 OLED TV 중 5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롤러블 TV 출시를 계기로 낙수효과가 생기면 올레드 TV 비중은 이보다 3~5%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LG전자 브랜드 이미지 강화도 기대할 수 있다. '생활 가전은 물론 프리미엄 TV도 올레드 TV'라는 공식이다. LG전자는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 출시 이후 전사 차원의 가전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인 경험이 있다. 이에 따라 롤러블 TV를 계기로 올레드 TV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노릴 수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롤러블 TV는 높은 판매량을 보이지 않더라도 워낙 상징성과 간접홍보가 크기 때문에 나쁠 게 없는 장사"라며 "OLED 진영 안에서 중국 업체들과 차별화되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이정혁 기자



더 크게 보고 더 작게 숨겨라…'억' 소리 나는 TV의 진화


'기생충' 그 집 거실엔 TV가 없었다…'억'소리나는 TV의 세계

올해 TV 업계의 빅 이벤트는 2가지로 압축된다. 지난 10월부터 두 달 차이로 LG전자의 롤러블(화면을 두루마리처럼 말았다가 펼 수 있는) 올레드 TV와 삼성전자의 가정용 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TV가 출시됐다.

기존 TV의 틀을 벗어난 양사의 신제품을 두고 업계에선 그동안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LG전자 브랜드명 올레드)와 QLED(퀀텀닷 필터를 활용한 삼성전자의 TV)를 무기로 주도권 경쟁을 벌여온 두 진영이 새로운 전장에 나섰다고 평가한다.

이달 10일 출시한 삼성전자 (86,700원 상승500 -0.6%)의 가정용 마이크로 LED TV는 진정한 의미의 자발광(디스플레이 화소가 스스로 빛을 내는) TV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LG전자가 주도하는 현행 OLED 기술이 OLED에서 나오는 백색 빛과 적·녹·청색 컬러필터를 활용한 방식이라면 마이크로 LED는 LED 소자 자체가 적·녹·청의 3원색을 낸다.

수를 놓듯 한땀 한땀 LED 소자를 배치하는 방식이라 과거에도 기술력 부족보다는 원가 경쟁력 때문에 내놓지 못한 제품이다. 110인치 TV에는 800만개가 넘는 마이크로 LED가 들어간다. 이론적으로 마이크로 LED를 이어붙이는 만큼 화면을 키울 수 있다.

마이크로미터(㎛, 1㎛는 1000분의 1㎜) 단위의 초소형 LED 하나하나가 색을 내기 때문에 명암비나 색 선명도도 기존 TV와 차원이 다르다. 이런 성능에선 OLED TV를 앞선다는 평가다.

백라이트가 없어 TV 두께도 얇다. 110인치 제품의 두께가 24.9㎜다. OLED TV에는 못 미치지만 110인치 크기의 화면과 함께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얇다는 인상을 받는다. OLED가 유기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장기간 볼 경우 화면 잔상(번인)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반면, 마이크로 LED는 소자의 수명 문제에서 더 자유롭다.

'기생충' 그 집 거실엔 TV가 없었다…'억'소리나는 TV의 세계

LG전자 (189,500원 상승22500 13.5%)가 디스플레이 소재 기획 단계부터 8년여에 걸쳐 개발한 롤러블 올레드 TV는 좀더 큰 화면을 얼마나 작게 만드느냐는 역발상의 성과다. 업계에선 롤러블 TV가 OLED 기술의 '끝판왕'이라고 본다. OLED 소재를 처음 개발한 일본이나 OLED TV를 처음 선보인 삼성전자조차 포기한 기술을 롤러블 단계까지 끌어올린 것은 오롯이 LG 기술력의 승리라는 평이다.

롤러블 OLED는 플렉서블(휘어지는) OLED 이후의 단계다. 휘어진 상태에서 고정된 플렉서블 단계와 자유자재로 휘었다가 펼 수 있는 단계를 지나 최종 단계 격인 두루마리처럼 말았다가 펴는 기술이 LG 롤러블 TV다.

관건은 내구성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공개하면서 10만번 말았다가 펴는 내구성 테스트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하루에 30번 가량 화면을 말았다가 접는다고 하면 10년을 쓸 수 있다.

말았을 때 반경을 얼마나 작게 만드느냐에 따라 TV를 길다란 봉 수준으로 줄일 가능성도 있다. 롤러블 TV가 말렸다가 펴지는 모습을 보면 SF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 게 이상하지 않다.

두 제품 모두 '약점'은 가격이다. 아직까지 시장 수요나 생산단가, 기술력에서 억대 가격을 끌어내리기 쉽지 않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 마케팅을 넘어 VVIP 마케팅으로 다루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심재현 기자



"만수르가 한국 TV에 꽂혔던 때가…" 초고가 TV의 역사


'기생충' 그 집 거실엔 TV가 없었다…'억'소리나는 TV의 세계

1억원을 넘나드는 초고가 TV가 올해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1878년 독일 K.F.브라운이 브라운관을 발명한 이래 140년에 걸친 TV 역사에서 최근 20년은 기술의 진화가 어느 때보다 비약적이었던 시기였다. 브라운관에서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와 LCD(액정표시장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올레드), 마이크로LED(발광다이오드)로 기술 진화가 이뤄질 때마다 제조사들은 기술력을 총집결한 제품을 선보였다.

지금까지 시판된 제품 중에서는 2004년 LG전자 (189,500원 상승22500 13.5%)가 출시했던 71인치 금장 PDP TV의 충격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동 석유 부호를 겨냥한 이 제품의 출시가격은 8000만원이었다. 서울 강남 아파트(대치삼성 전용면적 84제곱미터) 1채가 8억~9억원이었을 당시 1억원에 가까운 TV를 두고 언론에서는 "지구상에서 판매하는 TV 중 가장 비싸다"는 해설을 달았다. 이 TV는 출시 전부터 중동 지역에서 300여대의 주문이 접수돼 세상을 더 놀래켰다.

LG전자의 역대 최고가 TV는 2014년 1억2000만원 가격표를 달고 나온 105인치 커브드 UHD TV였다. 이 제품은 풀HD(FHD, 207만화소)의 4배 해상도여서 '4K'라고 부르는 UHD(829만화소)를 넘어 5K에 가까운 1105만화소(5120×2160)를 구현했다.

LG가 주도하는 OLED 시장에서는 2014년 77인치 올레드 TV가 5090만원으로 기록을 썼다. OLED 시장 수요가 늘고 원가 경쟁력에 속도가 붙자 LG전자는 지난해 88인치 8K 올레드 TV를 5000만원에 내놨다.

'기생충' 그 집 거실엔 TV가 없었다…'억'소리나는 TV의 세계

지난 10월 예약판매를 시작한 세계 최초의 롤러블(화면을 두루마리처럼 말았다가 펼 수 있는) 올레드 TV 가격은 1억원이다. LG전자가 지난해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19'에서 첫 선을 보인 이래 출시까지 2년이 걸린 TV다. LG디스플레이가 2012년 처음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기획할 당시부터 치면 8년이 걸렸다.

억대 TV가 LG전자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LG전자 롤러블 TV에 맞서는 삼성전자 (86,700원 상승500 -0.6%) 플래그십은 마이크로LED TV다.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110인치 마이크로LED TV를 공개하면서 판매가격을 1억7000만원으로 책정했다.

마이크로LED TV 출시 전까지 역대 최고가 TV는 삼성전자가 2014년 출시한 110인치 평면 UHD TV였다. 1대 가격이 1억6000만원으로 첫 고객은 아랍에미리트(UAE) 왕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크기가 가로 2.6m, 세로 1.8m로 킹사이즈 침대(가로 2m·세로 1.6m)보다 컸다. 삼성전자는 같은 해 105인치 커브드 UHD TV도 1억2000만원에 출시했다.

거슬러 올라가면 1966년 출시된 우리나라 최초의 흑백 TV 금성사(현 LG전자) 'VD-191'의 가격은 6만8000원 수준이었다. 당시 대기업 신입사원 월급이 1만2000원, 쌀 한 가마니가 2500원이던 점을 보면 상당한 고가다. 1970년대 초반 출시된 17인치 흑백 TV 가격도 9만8000원으로 일반 직장인 월급을 몇 달치 모아야 살 수 있었다.

1983년 이후 컬러 TV가 출시되고 시장 수요가 늘면서 TV 가격은 직장인 월급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브라운관 시대가 끝나면서 다시 올랐다. 브라운관 시대에선 20인치가 대세였지만 30인치 '대형화면' 개념이 도입되면서 32인치 LCD나 PDP TV 가격은 출시 초반 2000만원을 호가했다.

심재현 기자



집콕에 전 세계도 초대형·초고가 TV 판매불티


/AFPBBNews=뉴스1
/AFPBBNews=뉴스1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1억7000만원에 달하는 110인치 마이크로LED(발광다이오드) TV를 공개했다. 이에 앞서 LG전자도 대당 1억원이 넘는 TV를 출시했다.

벤츠보다 비싼 TV를 비롯한 초고가 가전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맞아 활기를 띄고 있다. 회사의 최신 기술 집약체를 전시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들이 찾는 제품으로 변신하고 있다. 팬데믹으로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가전제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면서다.

15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 퓨처소스 컨설팅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TV 시장은 1.2%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 2억3300만대 이상이 출하될 것이란 예상으로, 당초 코로나19로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보다 호조세를 띌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올해 TV 시장 매출이 15% 성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TV를 비롯한 스마트홈 구축, 주방 제품 등에 소비자들이 전례없는 수준으로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고가 제품 수요는 실적에서도 드러난다.

프리미엄 오디오 및 TV 등의 전자제품을 만드는 덴마크의 뱅앤올룹슨(B&O)은 27년만에 최악의 연간 실적을 올렸다. 지난 5월말 끝난 직전연도 회계연도 매출이 29%나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 때만해도 B&O는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이 가중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지난 9월 발표한 올해 첫 분기 약 8만달러(약 8740만원)까지 가격대를 형성하는 고급 TV와 스피커 판매는 10% 이상 급등했다.

USA투데이도 팬데믹으로 소비자들이 TV를 피난처로 삼고있다면서 점점 더 크고 다양한 기능이 탑재된 비싼 제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NPD그룹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에서 65인치 이상 대형 TV 판매는 전년대비 53%나 급증했다.

미국 가전제품 소매체인인 비디오&오디오센터는 지난 6월 6만달러(약 6550만원)에 달하는 삼성의 98인치 8K를 캘리포니아 일부 매장에 소량 비치했는데 단 며칠만에 전부 판매했다. 고가 TV가 예상을 뛰어넘는 관심을 받으면서 이 업체는 매장내 재고를 늘렸다.

후안 빌리거스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팬데믹으로 인한 봉쇄조치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서구권 소비자들이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났다"면서 "이들의 가처분 소득은 늘어났고, 여행과 야외활동에 소비하던 자금이 가전제품으로 옮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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