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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경소문…한국에서도 대만에서도 '안방 1픽'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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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경소문…한국에서도 대만에서도 '안방 1픽' 된 이유

머니투데이
  • 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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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2.2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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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8개국 인기차트 석권 '스위트홈'…탄탄한 스토리텔링·장르 다양성 등 웹툰IP 차별화가 성공요소

네이버웹툰 '스위트홈'은 영어 등 외국어로 번역돼 글로벌 사이트에 소개됐다. /사진=네이버웹툰 글로벌 사이트 캡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스위트홈'. /사진=넷플릭스
'킹덤'과 '이태원 클라쓰'에 이어 '스위트홈'까지 올 한 해 '콘텐츠 공룡' 넷플릭스를 점령한 K-드라마들은 애초에 드라마를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 아니다. 상상력에 기반한 '21세기 만화' 웹툰을 드라마로 만든 것이다. 2D로 인기를 끌었던 디지털 만화가 3D로 재탄생하며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셈이다. '원 소스 멀티 유즈'를 무기로 한 K-웹툰의 성공 방정식에 콘텐츠 신(新)한류의 답이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진다.

최근 10~20대 MZ(밀레니얼+제트)세대에게서 검증 받고 드라마·영화까지 발을 넓힌 국내 인기 웹툰들이 연이어 흥행 대박을 터뜨리며 신한류 첨병으로 떠올랐다. 상반기 킹덤과 이태원 클라쓰가 '코로나 블루(우울감)'에 빠져 있던 '집콕'족들을 흥분케 하더니 여름도 아닌 한 겨울에 호러를 테마로 한 드라마 스위트홈이 흥행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 18일 넷플릭스에서 첫 공개된 스위트홈은 공개되자마자 넷플릭스 국내 순위 1위에 오르더니 해외 차트까지 점령했다. 21일 기준 한국을 포함, 말레이시아·필리핀·싱가포르·대만·카타르·태국·베트남 등 총 8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다. 홍콩과 페루·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2위, 도미니카공화국·오만·방글라데시·아랍에미리트에서 3위로 집계됐는데, 미국과프랑스에서도 각각 8위 10위를 기록하며 화제몰이 중이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OCN 인기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사진=OCN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OCN 인기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사진=OCN
스위트홈은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다. 가족을 잃은 외톨이 고등학생이 갑자기 사람에서 변한 괴물들과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서 싸우는 '호러 크리처'물이다. 각종 CG(특수효과)와 정교한 연출이 필요한 만큼 회당 제작비만 30억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급 드라마인데, 코로나19를 피해 집콕 중인 전 세계 사람들을 사로 잡으며 벌써부터 '제 값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웹툰 원작 드라마의 흥행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14년 드라마 '미생'을 시작으로 웹툰을 영상화한 작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올해만 하더라도 JTBC에서 이태원 클라쓰가 최고 시청률 16.5%라는 기록을 썼다. 당장 스위트홈이 공개되기 전에는 역시 웹툰 원작의 경이로운 소문이 넷플릭스 국내 순위 1위를 지키고 있었다. 경이로운 소문은 전날 방송된 8회에서 시청률 9.9%까지 치솟으며 CON 역대 최고 시청률을 내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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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류 콘텐츠 된 韓웹툰
흥행요소 갖출 건 다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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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트홈·경소문…한국에서도 대만에서도 '안방 1픽' 된 이유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를 중심으로 미디어 시장이 재편되며 국내외 드라마와 영화 작품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이 같은 웹툰 원작의 한국 드라마들이 인기를 끄는 데에는 웹툰 자체가 가진 경쟁력 때문이란 분석이다. 웹툰이 가진 콘텐츠 매력이 드라마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었단 것이다.

디지털 만화를 일컫는 웹툰은 한국이 원조인 신개념 만화다. 70~80년대 미국 코믹스와 90년대 일본 망가에 이어 주류가 됐다.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세로 스크롤과 회당 2~4분 정도의 짧은 분량 등 디지털 전환에 성공하면서다. 2000년대 시장이 형성된 이후 20여년 간 플랫폼 환경, 종사자 등 산업 전반이 성숙했단 평가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3년 1500억원 수준이던 국내 웹툰시장은 올해는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왼쪽)는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영상화돼 화제를 낳았다. /사진=네이버웹툰, OCN
웹툰 '타인은 지옥이다'(왼쪽)는 OCN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영상화돼 화제를 낳았다. /사진=네이버웹툰, OCN
무엇보다 전통적인 만화는 물론이고 해외 디지털 만화 시장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스토리텔링과 소재·장르의 다양성이 한국 웹툰만의 차별화 요소다. 실제 국내 웹툰은 관객의 긴장감이 극도로 고조된 상황에서 사건을 결론 짓지 않고 다음 작품으로 넘기는 '클리프행어(cliff-hanger)' 방식으로 작품을 전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전형적인 드라마 시리즈 진행 방식이란 점에서 웹툰의 매력을 드라마로 고스란히 옮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10대 소년'이란 전형적인 만화 타깃에서 벗어난 소재·장르의 확장성도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 국내 웹툰은 전형적인 SF(공상과학), 판타지 장르 뿐 아니라 30대 여성이 공감하는 로맨스물이나 부모님도 볼 수 있는 가족 장르 등 다양한 작품이 그려진다. 한국에서 웹툰을 배운 프랑스 웹툰 작가 라파엘 막스는 최근 한국콘텐츠진흥원 세미나에서 "한국 웹툰은 치밀하게 계산된 스토리텔링으로 독자 관심을 지속 이끈다"며 "로맨스 장르가 드라마를 연상케할 만큼 질적 완성도를 자랑해 사회활동을 하는 프랑스 여성들에게까지 한국 웹툰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네이버웹툰 '스위트홈'은 영어 등 외국어로 번역돼 글로벌 사이트에 소개됐다. /사진=네이버웹툰 글로벌 사이트 캡처
네이버웹툰 '스위트홈'은 영어 등 외국어로 번역돼 글로벌 사이트에 소개됐다. /사진=네이버웹툰 글로벌 사이트 캡처
한국 웹툰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도 웹툰 원작 콘텐츠의 글로벌 관심을 높이고 있다. 실제 네이버웹툰은 2014년 미국을 시작으로 100여 개국에서 시장을 휩쓸며 글로벌 1위 플랫폼이 됐다.

당장 누적 조회수만 5억뷰에 달하는 스위트홈만 하더라도 국내 뿐 아니라 영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돼 해외에 소개됐다. 이미 웹툰 원작의 해외 인지도가 높은 만큼,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드라마, 영화에도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태양의 후예', '미스터 션샤인' 등 걸작을 일궜던 이응복PD가 스위트홈 연출을 맡은 뒤 300억 제작비보다 "원작 팬들이 납득할 만한 작품을 만드는 것에 부담이 있었다"고 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국내 화장품을 바탕으로 K-뷰티가 유행하는 것처럼 콘텐츠 IP(지식재산권) 확장성이 높은 웹툰도 콘텐츠 한류의 한 축으로 자리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웹툰은 그 자체로도 상품성이 높지만 영화나 드라마, 캐릭터까지 부가가치를 확장할 수 있는 잠재성 높은 콘텐츠"라며 "탄탄한 스토리와 두터운 팬층을 가진 웹툰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국내 드라마들의 인기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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