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의혹'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12시간 조사…추가 압수수색도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사진=머니투데이DB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고강도 검찰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검찰은 최 회장을 소환조사하기 전,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검사 전준철)는 전날 최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오전 9시45분부터 오후 10시17분까지 12시간30분가량 조사했다. 검찰은 최 회장을 상대로 비자금 조성 및 회삿돈 횡령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와 경위 등을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조사를 마친 이후 이날 오전 0시37분까지 조서를 열람한 뒤 집으로 돌아갔다.

검찰은 최 회장을 소환조사하기 전, 추가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수사팀은 지난 4일 SK네트웍스 본사에 수사관들을 보내 지난해 자사주 취득과 관련한 회계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SK네트웍스가 지난해 자사주 221만여주를 1134억여원에 취득한 것이 인위적 주가 상승과 경영진의 부당 시세차익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수사는 검찰이 2018년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SK네트웍스의 자금 흐름이 담긴 자료를 넘겨 받으면서 시작됐다. 장기간 분석을 거쳐 최 회장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해 해외로 빼돌린 정황을 포착, 강제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수상한 자금 흐름은 SK네트웍스 법인 계좌에서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6일 서울 중구 SK네트웍스와 SKC 수원 본사·서울사무소, SK텔레시스 본사, 최 회장의 주거지 등 10곳을 상대로 압수수색에 나섰다. 다음날인 7일에도 SK네트웍스 서울 본사 등 5~6개 장소에 나가 추가 자료를 확보했다.

이후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정에서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SKC와 그 자회사인 SK텔레시스 등 회사 관계자들을 잇따라 조사해왔다. 참고인 조사에 임한 임원 등 고위직 관계자들은 변호인을 대동했다고 한다. 참고인이더라도 조사 내용에 따라 신분이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면 진술조서를 받을 때도 그렇게 하는 경우가 많고, 본인이 권리보장 차원에서 필요한 경우 직접 요청하기도 한다.

검찰은 해외로 빠져나간 회삿돈이 2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의심한다. 최 회장의 개인적인 횡령, 배임 등 혐의에 수사 초점이 맞춰져 있으나, 추후 로비 자금 사용 의혹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최 회장은 최종건 SK그룹 창업주의 둘째 아들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사촌지간이다. 2016년 3월부터 SK네트웍스 대표로 취임했고, 앞서 SKC와 SK텔레시스 회장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