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철기 감독 "노선영 왕따 아냐, 김보름이 힘들었다"…뒤늦은 진실?

왼쪽부터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김보름, 노선영/사진=머니투데이 DB, 뉴스1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왕따주행' 논란에 휩싸였던 김보름과 노선영이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당시 대표팀을 지휘했던 백철기 감독이 "전체적인 선수들 분위기를 봤을 때는 오히려 노선영 왕따가 아니고 김보름이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백 감독은 지난 20일 스포츠서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적극적으로 해명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 "아이들과 진실 공방을 할 수 없었다. 자식같은 아이들인데. 세 선수 모두 한체대 출신이었고, 누구 편을 드는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논란이 된 2018년 2월 경기 내용에 대해 백 감독은 "사실은 경기 전날 리허설을 다 했다. 계획대로 게임을 하기 위해 모든 준비를 했었다"며 "그런데 경기 결과에 만족하지 못한 네티즌들의 분노가 대단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말을 못한 거다. 진실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는 아이들과 부딛쳐야 해서 일체 함구했다"고 했다.

연맹 지휘부도 대응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여론(방송)이 한쪽으로 완전히 치우쳐서 가다 보니 대책이 없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김보름이 엄청나게 욕을 먹었다. 그게 아니라고 하면 더욱 난리였다"고 털어놨다. 이어 "기자회견 때 사심없이 이야기를 해도 아무도 들어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선수들에 대해서는 "그들(선수들)이 그걸 감추고 갈 것인지 모르겠다"며 "지금이라도 진실을 이야기 해 주는 것이 그들에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 "나도 변호사를 사서 대응해야 하나 생각했는데 고민 끝에 떠난 것이다"라며 "진실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용기가 없는 것인지 정말 안타깝다"고 했다.

앞서 김보름, 노선영, 박지우은 2018년 2월19일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호흡을 맞췄다. 팀추월은 마지막에 결승선을 통과한 주자의 기록으로 순위를 가리는데 김보름과 박지우가 노선영을 두고 결승선을 먼저 통과해 논란이 일었다.

김보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노선영의 부진을 탓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고, 노선영은 올림픽 전부터 따돌림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결국 '왕따 주행' 논란으로 커졌고 비난을 받던 김보름이 오히려 노선영이 폭언을 계속했다고 맞서며 갈등이 악화됐다.

이후 김보름은 지난해 11월 초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노선영을 상대로 2억원의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김보름은 노선영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허위 주장을 했으며, 이로 인해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