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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따져보는 투자자들…비재무정보 공시 어디까지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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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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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2.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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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ESG 표준화 원년] < 4 >-①

[편집자주] 올해도 ESG는 경영·투자의 핵심이슈를 넘어 규제 등 형태로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머니투데이는 법무법인 지평의 ESG센터와 함께 EU(유럽연합) 등의 규제가 직간접적으로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찰하고 국내 규제 제정 과정에 어떻게 반영될 것인지를 전망하는 기획을 진행합니다.
'ESG' 따져보는 투자자들…비재무정보 공시 어디까지 해야 하나
2021년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막을 수 없는 흐름이다. 이제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ESG는 투자 결정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기업 입장에서도 ESG를 떼어놓고 운영을 논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제 관건은 기업의 비재무정보가 실제로 재무 성과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투자자에게 알리는 것이다. ESG를 돈과 거리가 있는 일종의 도덕적 요소로 여겼던 과거와 분위기가 달라져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ESG는 기업의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환경 오염을 일삼던 기업이 영업정지를 당하거나, 개인정보를 부실하게 관리하다가 천문학적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기업이 이런 정보를 숨기거나 충분히 공개하지 않는다면 불공정한 경쟁이 된다. 송재경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예전에는 ESG가 도덕적으로 옳고 그름의 차원에서 접근했다면 이제는 실제로 회사의 존폐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밝혔다.

문제는 사회(S)와 지배구조(G)가 실제 재무적 요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계량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각 기업의 노동, 여성, 공정거래 등을 담은 정보는 수치로 나타나지 않아 평가하기도 쉽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여러 시도가 있었다.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표준에 따라 국내 기업에서 주로 발간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도 이중 하나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어 참여율이 그리 높지 않고 일정 수준 이상의 인력과 자금을 갖춘 대기업 위주로 흘러간다는 점에서 완벽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표준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 보고서를 발간한 기업은 총 13곳으로 2014년부터는 감소 추세다.

비재무정보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어서 비재무정보 표준화를 향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IFRS를 제정한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는 ESG 정보를 반영한 새로운 회계표준을 만드는 작업에 나섰다.

그동안 매출, 자산 등 재무정보만 가득했던 재무제표에 ESG 정보가 추가될 수 있다는 얘기다. 과거 나라마다 천차만별이었던 회계기준이 IFRS로 표준화됐던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시도에도 많은 국가와 기업이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정보를 효율적이고 투명하게 분석할 수 있어 ESG 투자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취지에서 가장 앞서나가는 분야는 역시 환경(E)이다. 비재무적인 분야를 실제 재무제표로 직접 환산하기 용이하다는 점에서다. 이미 탄소배출권 시장에서는 온실가스 비용을 직접 돈으로 환산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유럽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TCFD(기후변화 관련 리스크의 재무공시를 위한 태스크포스)와 SASB(지속가능 회계기준 위원회) 기준 역시 기후와 관련된 위험을 재무적인 형태로 나타내도록 각 기업에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블랙록은 TCFD와 SASB에 맞는 정보를 공시하라고 각 기업에 요구하기도 했다. 주관적 요소가 많은 S와 G 대신 E 분야를 중심으로 표준화가 이뤄지는 가운데 대형 자산운용사와 연기금을 중심으로 기업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그동안 기업에 비재무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하려는 시도는 꾸준히 진행됐다. 유럽에서는 NFRD(비재무정보 공개지침)를 통해 대기업에 인권, 환경, 노동, 다양성 등 비재무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청업체와 유럽에 진출한 해외 기업까지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파급력이 작지 않았다.

미국 역시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정('Regulation S-K')에 따라 지속가능성에 관련한 공시를 요구한다. 환경 문제를 둘러싼 소송에 들어가는 잠재적 청구 금액이 일정 수준 이상일 경우 관련 정보를 공개할 의무를 지우는 식이다. 재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비재무정보까지 공개하도록 요구해 투자자 보호와 공정한 자본시장 조성을 이루겠다는 취지다.

UNEP FI(유엔환경계획 금융 이니셔티브) 한국대표를 맡고 있는 임대웅 에코앤파트너스 대표는 "여러 비재무정보가 향후 기업 재무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이를 어떻게 관리할지 등을 재무제표와 연관해서 공개하도록 요구한다"며 "기업에서 허위로 공시하거나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일부러 밝히지 않는 경우를 직접 SEC에서 규제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도 글로벌 트렌드에 맞추기 위해 단계적으로 정보 공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 2030년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기업은 ESG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한국거래소는 온실가스배출량, 개인정보 보호 등 21개 권고공개지표를 제시해 ESG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임대웅 대표는 "여전히 당국에는 기업의 시각으로 ESG를 바라보면서 이를 기업 부담이 늘어난다는 식으로 바라보는 경우가 있다는 점은 걸림돌"이라며 "소위 '깜깜이 투자'를 막기 위해 해외 사례처럼 적어도 회사 재무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만큼은 투자자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재경 센터장은 "IASB에서 그동안 중심이 됐던 TCFD, SASB를 받아들여 새로운 기준을 만들 예정인 만큼 국내에서도 IFRS를 도입했을 때처럼 글로벌 트렌드에 적절히 따라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사안을 두고 기업마다 이해관계가 다 다른 만큼 국가 차원에서 로드맵을 미리 제시하되 유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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