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 20명 숙소서 성폭행" 폭로에…누리꾼 "진흙탕 싸움 그만"

FC서울 기성용이 지난해 7월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 입단 기자회견에서 입단 소감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시스

초등학교 시절 축구선수 기성용(32·FC서울)과 모 대학 외래교수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A, B씨가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기성용 측은 "완벽한 음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일주일 째 양측의 진실 공방이 팽팽하게 이어지자 누리꾼들은 더이상 진흙탕 싸움을 보고싶지 않다는 반응이다. 이들은 "왜 법적 대응 시동만 걸고 있냐", "그냥 빨리 진실이 밝혀지면 좋겠다"는 등 피로감을 호소했다.


A·B씨 "20명 자는 숙소서 성폭행당했다" 주장A씨와 B씨는 지난달 27일 중앙일보에 성폭행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00년 1~6월에 최소 10회 이상 유사 성행위를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1월쯤 B와 같이 불려 간 날을 잊을 수 없다"며 "20여명이 같이 자는 축구부 단체 숙소에 그들(기성용과 외래교수)이 사물함에 비스듬히 기대 누워 있었다. 숙소에 다른 부원들도 있었다"고 묘사했다.

이어 "나는 그날 하기 싫어서 핑계댔다"며 "구단 관계자였던 아버지가 해외 전지훈련을 간 날이라 '아버지가 탄 비행기가 추락할까 봐 걱정된다'고 울었더니, 다른 선배가 그럼 오늘은 하지 말라고 하더라. 옆에서 혼자 하던 B와 눈이 마주쳤다"고 부연했다.


거절하지 못한 이유로 A씨는 싫다고 표현했지만 폭행이나 괴롭힘을 당했고, B씨는 집 사정이 어려운 데다 스스로 약하다고 생각해 빠져나갈 수 없었다고 했다.

A씨는 "(성폭행 사실을 입증할) 증거는 모두 변호사에게 일임했다. 변호사가 판단할 일"이라고 했다. 또 "상대편에 '돈 필요 없다, 사과만 하라'고 일관되게 요구해왔다"며 "공소시효도 지났고 20년 전 일로 소송할 수도 없다. 상대편이 무고죄나 허위사실 유포죄로 고소할 위험만 있음에도 용기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FC서울 기성용이 지난달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K리그1 개막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기성용은 "확실히 말씀드리면 (성폭행은)저와 무관한 일"이라며 "그런 행위를 한 적이 없다. 피해자 쪽에서 나오는 증언에 대해 절대 인정할 수 없다" 며 최근 불거진 성폭행 논란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사진=뉴스1

기성용 "허위사실이자 음해…가혹행위 발생할 환경 아니었다"이 같은 주장에 대해 기성용은 "명백한 허위사실이자 완전한 음해"라며 "반박 증거를 모아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성용은 "동계전지훈련 기간부터 일이 시작됐다고 하는데, 이 기간엔 새벽부터 시작해 지옥 같은 스케줄이 끝나면 녹초가 됐다"며 "나는 밤까지 스케줄이 꽉 차 있었고, 감독님의 눈을 피해 그런 충격적 가혹 행위가 발생할 환경도 안 됐다. 이를 입증할 증거들이 있다"고 의혹을 일축했다.

또 "당시 여러 명의 선후배가 모인 장소에서 그런 일이 발생했다면 말이 안 나올 수 있었겠나. 당사자들이 입 다물어도 누군가 감독님에게 고발했을 것"이라며 "또 A씨 아버지는 축구업계 높은 지위에 있어 쉽게 건드릴 수 없었다. 초등학생인 내가 어떻게 그 친구를 골라서 건드렸겠냐"고 반문했다.

누리꾼 "진흙탕 싸움 그만…깔끔하고 조속하게 마무리하길"일주일 째 이어지는 양측의 팽팽한 진실공방에 누리꾼들은 더이상 관련 기사를 보고싶지 않다는 반응이다. 한 누리꾼은 "법정에서 시비 가리면 될 텐데, 며칠 째 언론 플레이하면서 진흙탕 싸움을 하고 있다"며 "기사 내용이 더러워서 읽는 것조차 싫다. 다 끝나고 결과 나오면 기사 올려 달라"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도 "이젠 어느 쪽이 진실한 입장이든 이런 기사는 안 올라오면 좋겠다"며 "양측은 깔끔하고 조속히 마무리하고, 허위 사실을 주장한 측은 합당한 대가를 치르길"이라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피해 입은 증거 있다면서 증거 내놓으면 될 걸 왜 질질 끄냐", "기성용도 억울하다면 시간 끌지말고 법적대응해라"는 등의 댓글이 있었다.

한편 A씨와 B씨의 법률 대리인 박지훈 변호사(법무법인 현의)는 지난 1일 "소모적 여론전을 멈추고 하루 빨리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자"며 "기성용이 가급적 속히 피해자들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제안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