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 "한국과 역사 문제, 일본 정부도 고쳐야…사실 회피 안돼"

비가 내리는 1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평화의 소녀상의 눈에 빗물이 흐르고 있다. 2021.03.01./사진=뉴시스

일본 아사히 신문이 사설을 통해 한일관계 회복을 촉구하며 일본의 노력도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개진했다.

아사히 신문은 3일 '한일 역사 분쟁 해결을 위한 결단력 있는 행동 필요'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국민 감정이 얽힌 역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당사국 정부의 부단한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며 "과감한 행동과 과거를 직시하는 겸허한 태도가 각각에게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일본과 대화 의지를 보인데 대해 "미묘하지만 긍정적인 변화를 엿볼 수 있다"며 "그 말을 행동으로 보여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 내에 역사 문제에 대한 대응책을 구체화해 신속히 일본과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사히 신문은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대해 의욕을 보였으나 지금까지 "눈에 보이는 진전은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의 후임을 결정하는 대선이 1년 후로 다가왔다며 "정상과 외교 고위급 수준 회담이 정체됐는데 이 이상한 이웃나라 관계를 차기 (한국) 정권에 계승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일본 측도 노력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아사히 신문은 "물론 역사 문제에서는 일본 정부도 고쳐야 할 점이 있다"며 지난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벌어진 한일 충돌 문제를 언급했다.

아사히 신문은 "한국 정부는 위안부 문제를 '보편적인 인권 문제'로 언급했지만 일본 정부는 2015년 한일 정치 합의에 비춰봤을 때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한일 협정에서는 쌍방이 유엔 등 국제사회에서 비판하지 않기로 합의했지만 위안부 문제를 거론하는 일 자체를 금지한 것은 아니다"라며 "역사를 회피하는 듯한 (일본의) 태도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 정부의 생각을 표명한 1993년 고노담화에도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고노담화는 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아사히 신문은 일본의 이같은 태도가 "한국의 냉정한 판단을 촉구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으며 국제사회에서 지지도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