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사조그룹주가 일제히 상승 중이다.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사조산업 (51,600원 1400 2.8%)의 소액주주들이 오너일가 경영권 견제를 위해 연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들은 사조산업이 오너일가 승계를 위해 의도적으로 자산가치를 낮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8일 오전 11시 51분 사조산업은 전 거래일 대비 250원(0.54%) 오른 4만6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사조씨푸드 (6,350원 20 0.3%)(17.83%), 사조대림 (19,350원 100 0.5%)(7.4%), 사조오양 (11,000원 50 -0.5%)(4.85%), 사조동아원 (1,310원 15 -1.1%)(2.49%) 등 다른 사조그룹 상장 계열사들은 더 가파른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소액주주연대가 오너일가 견제에 나섰다는 소식이 호재다.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는 최근 법무법인 원앤파트너스와 사조산업 경영참여를 위한 법률자문계약을 체결했다.

송종국 사조산업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사조그룹 오너일가가 변칙적 상속을 위해 비이성적으로 저평가된 회사의 자산가치를 방치하고 있다"며 "오너 리스크로 회사가치가 훼손된 사조산업에 대한 경영감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말 공시한 캐슬렉스 서울의 캐슬렉스 제주 합병안이 트리거가 됐다. 서울 강남권과 근접한 캐슬렉스 서울은 사조산업이 지분 92%를 갖고 있는 자회사다.

반면 캐슬렉스 제주는 오너 3세인 주지홍 사조산업 부사장이 지분율 49.5%로 최대주주로 있다. 2대 주주인 사조시스템즈(45.5%) 역시 주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비상장 계열사로 캐슬렉스 제주는 사실상 오너일가 개인회다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장기간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캐슬렉스 제주를 캐슬렉스 서울이 떠 안도록 한다는 점이다. 캐슬렉스 제주의 2019년 말 총 자본은 마이너스(-)206억원이다.

캐슬렉스 서울과 캐슬렉스 제주의 합병 비율은 1 대 4.4993119이다. 합병 이후 주 부사장과 사조시스템즈의 지분율은 25%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송 대표는 "캐슬렉스 제주는 사조그룹의 상장사들로부터 부당 대여금을 지원 받아 부실을 내면서도 승계를 위한 계열사 지분매입에 활용했다"며 "사조대림은 캐슬렉스 제주에 지원한 대여금 중 237억원을 손실충당금으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액주주들이 당장 이달 26일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목소리를 내긴 어려워 보인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56.17%이기 때문이다.

정병원 원앤파트너스 대표 변호사는 "대주주 견제조항이 강화된 개정 상법 취지 등을 고려해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감사위원 선임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