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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편 드는 與, 무력한 野…재계 호소에도 보완 논의 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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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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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09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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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재계의 호소-기업할 권리③

[편집자주] 노동권을 강화하는 법 개정과 비준동의안 처리가 잇따르면서 재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높아진 노동권에 맞춰 기업들의 대항권도 함께 고려돼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입법이 이뤄지면서 재계의 '기업할 권리'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재계의 우려와 노동계의 입장을 들어보고 해외 사례 등을 토대로 보완 입법과 대안 마련을 모색한다.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전부개정법률안이 의결되고 있다. 2021.2.26/뉴스1
(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전부개정법률안이 의결되고 있다. 2021.2.26/뉴스1
지난해 12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해 국회에서 통과된 노동조합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에 대한 '보완 입법' 목소리가 거세다. 경영계에선 법안 처리 당시 해고자 노조 가입 허용 등 노동계의 요구사항만 반영됐다며 노사 간 힘의 균형을 회복시켜 달라고 요구하지만 국회 내 논의는 전무하다. 재보궐선거와 대선 등 '선거의 시간'을 앞둔 시점에서 174석 의석수의 힘으로 노조법 개정과 ILO 협약 비준을 밀어붙인 여당은 물론 야당도 노동계의 표를 의식해 소극적인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ILO 3법'(노동조합법·공무원노조법·교원노조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ILO 협약 비준을 위한 개정안이다. ILO 협약 중 국내 비준을 받지 못한 87호(결사의 자유 및 단결권 보호)·98호(단결권 및 단체교섭권)와 충돌하는 현행 노동법을 국제적 수준으로 상향하겠다는 취지다.

이 가운데 노조법 개정안은 △해고자·실업자의 노조 가입 허용 △노조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규정 삭제 △단체협약 유효기간 2년→최대 3년 연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법안엔 노동계의 의견이 반영된 반면 경영계의 입장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게 재계의 주장이다. 해고자 노조 가입 허용과 노조 전임자 급여지급 금지 규정 삭제 조항이 대표적이다. 오는 7월 이 법안이 시행되면 앞으로 개별 기업 노조는 산별 노조 등 초기업 노조처럼 해고자·실업자를 조합원으로 둘 수 있게 된다. 이에 경영계는 경영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보완입법을 추진해달라고 요구한다. 노동자의 단결권이 크게 강화된 만큼 기업의 '대항권'도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논리다.

재계에서 요구하는 사항은 △파업시 대체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전면 금지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직접 형사처벌 폐지 등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국회 내 논의는 전무한 상황이다. 법안 처리의 키를 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노동법과 관계된 ILO 협약 비준안을 야당 반대에도 강행 처리하는 데 집중했다.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경총 노사관계발전자문위원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노사관계발전자문위원회를 통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11.24/뉴스1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경총 노사관계발전자문위원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노사관계발전자문위원회를 통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을 위한 정부의 노조법 개정안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11.24/뉴스1

재계 요구를 반영한 법안은 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내놓은 안이 유일하다. 지난해 7월 홍 의원은 "노사관계의 힘의 균형이 무너지고 노조의 과도한 요구로 경영손실과 경제상황 악화가 초래되고 있다"며 이른바 '강성 귀족노조 방지 3법'을 발의했다. 파업 중 대체 근로를 허용하는 '파견근로자보호법 개정안' 등이 핵심 내용이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소위에선 "대체(근로) 허용은 제한적으로 접근해야 되는 문제"라는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의 '신중 검토' 의견만 확인했을 뿐 본격 심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정치권에선 친노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거대 여당'이 입법권을 장악한 현 국회 구조 속에선 보완입법 논의 자체가 어려운 구조라고 말한다. 지난해 ILO 3법 통과 과정에서도 민주당은 상임위 법안소위부터 전체회의, 법사위와 본회의까지 법안 처리 전과정을 밀어붙였다.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회의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배제한 채 민주당 의원 단독으로 법안소위를 열었고, 자정을 넘긴 새벽 전체회의를 열어 의결을 강행했다. 민주당이 보완입법에 대한 의지를 갖고 있지 않은 만큼 논의 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정부도 이미 "파업 시 대체근로 허용을 ILO는 결사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국가에서도 노조활동을 저해하는 사용자 행위 금지·형사처벌 규정을 갖고 있다"며 경영계의 입법 요구에 선을 그었다.

오히려 노동단체들은 노조법의 추가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법 개정 논의가 시작되더라도 노사 간 갈등 국면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ILO 협약 비준 당시 성명을 내고 △복수노조 교섭창구 강제 단일화 제도 △정부 정책·구조조정에 맞서는 파업에 대한 불법 규정 △공공부문 노동자 필수유지업무제도 등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노위 국민의힘 관계자는 "유럽·미국과 우리 경제·노동환경이 다른 상황에서 ILO의 기준을 국내에 일괄적으로 맞추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라며 "보완입법의 논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여당의 의지 없이는 추진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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