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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판] "건물 들어가기 까다롭네" 엘리베이터 버튼에 침 뱉은 배달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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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영희 법률N미디어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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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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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체 꺾이질 않습니다. 강화된 거리두기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배달 간 건물 엘리베이터에 침을 뱉은 배달기사의 이야기가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습니다.

지난달 한 배달대행업체 소속 배달 기사 A씨는 한 오피스텔로 음식을 배달하러 갔습니다. 그는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자마자 버튼에 침을 뱉었고 이 모습은 CC(폐쇄회로)TV에 고스란히 촬영됐습니다. 화가 난 오피스텔 관리인은 CCTV 캡처화면을 담은 입주민 공지문을 내붙였습니다.

공지문에 따르면 A씨는 건물 출입 방법이 까다로운 탓에 엘리베이터 탑승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에 오르자마자 침을 뱉었습니다.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해 침을 뱉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사건 직후 배달대행업체는 A씨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해당 오피스텔 주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습니다.

◇엘리베이터 침 뱉기, 처벌될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엘리베이터 등의 시설에 침을 뱉는 행위는 충분히 비난받을 만한 일입니다. 코로나19 집단면역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상태임을 고려했을 때 이런 행동은 감염병 확산 우려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지난 9일 감염병예방법이 개정됨에 따라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해 감염병 예방·방역조치를 위반한 사람에게는 손해배상책임을 물릴 수 있게 됐습니다. 즉 감염병을 확산시키거나 확산 위험성을 증대시킨 자에게 이로 인해 발생한 치료비·방역비 등 비용을 청구하는 건데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2조의2) 다만 신설 규정인 만큼 이번 사례에 해당 조항을 적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런데 만일 A씨가 확진자였고 침을 뱉는 행위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코로나19가 전파됐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런 경우 상해죄 적용을 검토해봐야 합니다. 흔히 상해죄는 일부러 다른 사람에게 물리적 상처를 남기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고의적으로 타인에게 병을 옮기려는 행위도 이에 포함됩니다.

다만 상해죄가 성립하기 위해선 고의성이 입증돼야 합니다. A씨 스스로가 코로나19 감염자라는 사실을 몰랐다거나 병을 옮기려는 의도가 아니었다면 혐의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A씨에게 적용할 수 있는 혐의는 경범죄처벌법 위반 정도입니다. 길이나 공원 등의 공공장소에 함부로 침을 뱉으면 1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하는데요. 혹은 마스크 미착용에 대한 과태료 처분을 내릴 수도 있지만 이 또한 10만원의 과태료 처분에 그쳐 그 책임 범위가 매우 작습니다.

◇배달대행업체의 책임은?

A씨는 배달대행업체의 이름을 달고 일을 했습니다. 이처럼 배달기사가 고객을 곤란하게 하거나 타인에게 피해를 입은 일들이 보도될 때마다 배달대행업체의 역할도 수면 위로 떠오릅니다. 만약 이 사건 오피스텔 주민 중 누군가가 A씨뿐만 아니라 배달대행업체에도 배상책임을 묻는다면 어떨까요?

이런 경우, 배달기사가 법적 근로자인지 여부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이들은 주로 디지털 플랫폼의 중개를 통해 일회적이고 비정기적인 일자리를 구합니다. 나아가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일이 잦고 1건당 보수를 받습니다.

이른바 '플랫폼 노동자'라고 불리는 노동계약 형태인데요. 배달기사가 특정 플랫폼에 소속돼 있는 상태라도 근로자의 요건을 갖추지 않은 이상 일종의 개인사업자인 셈입니다.

배달기사가 배달대행업체 소속 근로자라면 이들 업체는 이 손해를 분담해 배상하는 사용자책임을 집니다. 하지만 대행업체가 배달기사와 음식점 사이를 중개하는 역할만 하는 경우 과실책임주의에 따라 배달기사 본인 책임입니다. 이런 이유로 그간 배달대행업체의 사용자 책임을 수용한 사례가 거의 없었는데요.

그러나 업무위탁 계약을 맺었더라도 배달대행업체가 배달기사의 업무를 지휘·감독했다는 사실이 인정되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이때는 배달기사의 근로자성이 인정되며 동시에 대행업체의 사용자 책임도 성립합니다. A씨가 단독으로 행한 불법행위더라도, 겉으로 봤을 때 객관적으로 업무 수행에 수반되는 상황이라면 사용자는 이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합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18. 2. 6. 선고 2016가단5234961 판결)

실제로 지난 2019년 고용노동부는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한 배달대행업체 소속 배달기사 5명을 근로자로 인정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정해진 장소로 출퇴근하는 점 △점심시간에 보고를 하는 점 △특정 지역에 파견되는 점을 근로자성의 근거로 제시했는데요. 고용노동부 또한 업무형태를 따져봤을 때 이들은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A씨가 체결한 계약의 내용이나 그간 근무를 해온 조건 등이 앞선 사례와 같다고는 볼 수 없겠죠. 다시 말해 배달대행업체의 사용자 책임 유무를 파악하려면 A씨와 업체 사이의 구체적 계약형태와 근로환경 등을 먼저 살펴봐야 합니다.

글: 법률N미디어 정영희 에디터
[법률판] "건물 들어가기 까다롭네" 엘리베이터 버튼에 침 뱉은 배달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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