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엘러먼트, '꿈의 신소재' 그래핀 상용화 최전방…연이은 수주

오랜 기간 '꿈의 신소재'로만 불려온 그래핀. 강도는 강철의 200배, 전기 전도성은 실리콘의 100배에 달하며 변형될 경우에도 성질이 변하지 않아 휘어지는 디스플레이 제품이나 롤러블TV 생산 등에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가격이 매우 비싸고 대량 생산이 어려운 점 등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로 여전히 상용화는 더딘 상황이다.

(주)케이비엘러먼트의 핵심 연구원들/사진제공=(주)케이비엘러먼트

이러한 가운데 국내 강소기업 (주)케이비엘러먼트(대표 배경정)가 국내 최초 '비산화 그래핀' 개발과 양산화에 성공,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대기업으로부터 연이은 수주를 이끌어내며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배경정 대표는 "그래핀 상용화의 최전방에서 2023년 IPO를 목표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간략한 귀사 및 사업 현황을 소개해달라.
▶㈜케이비엘러먼트는 2016년 9월 그래핀 소재를 성장 전략으로 창업한 전문 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비산화 그래핀’을 개발해 양산화에 성공했으며 생산된 그래핀을 응용한 신소재를 개발하고 상용화에 성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며 성장하고 있다.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삼성전자, 삼성 디스플레이에서 20여 년간 엔지니어로 근무하면서 첨단산업 분야에서 기존 소재의 한계치와 새로운 대안으로 나노 소재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그래핀이라는 뛰어난 소재 특성에서 사업화를 검토하게 됐다. 창업에 앞서 1년 6개월 간 기술 개발 성공 가능성, 상용화 범위, 시장성 등에 대해 충분한 사전 검증을 진행했고 이후 확신을 통해 법인으로 창업했다.

-업계에서 케이비엘러먼트가 가지는 차별화된 경쟁력은.
▶국내 소재 산업에는 탄소나노튜브 또는 그래핀만을 생산하는 기업, 또 그 소재를 이용해 전도성 잉크나 페이스트 등으로 중간재화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기업이 있다. 또 최종적으로는 중간재를 응용해 모바일 산업이나 미래 자동차 분야의 핵심적인 신소재를 개발하는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이 있다.


자사는 사업화 과정에서 국내외 수요처들과 많은 협업을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원소재, 중간재, 최종 신소재까지 세 가지 분야의 기술 개발과 생산 시스템을 모두 확보했으며 자체 생산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유일한 성과이며 경쟁사들과 비교 시 가격 경쟁력, 고객 선점과 대응 등에서 큰 경쟁력을 가진다.

무엇보다 그래핀 상용화의 최전선에 있는 거의 유일한 기업이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자사는 비산화 그래핀을 응용한 'ESD 방지 신소재'를 개발, 출시해 작년 초부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또 일본 기업이 독점하고 있어 국산화가 쉽지 않았던 ‘고효율 방열 소재’와 관련해 비산화 그래핀을 응용한 기술을 개발, 기존 특허에 저촉되지 않는 고효율 방열소재와 ESD 방지 신소재에 대해 미국 APPLE사와 중국 HUAWEI사의 1차 협력 3개사들과 NDA 계약을 맺고 신제품 개발 중이다.

아울러 이 고효율 방열 소재를 미래 자동차산업 핵심 소재로 적용, 올해 초 현대-기아 1차 협력사와 MOU를 체결하고 양산 전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비산화 그래핀’에 대한 설명, 그리고 앞으로의 시장성은 어떻게 보는지...
▶그래핀을 제조하는 기술은 크게 몇 가지로 분류되는데, 비교적 제조가 용이한 ‘강산’과의 화학 반응을 통해 생산하는 ‘산화·환원’ 제조 방식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몇 년 전부터 산을 사용하지 않고 물리적으로 그래핀을 제조할 수 있는 많은 기술과 논문들이 발표되면서 케이비엘러먼트는 ‘비산화 그래핀’에 초점을 맞춰 기술 개발을 시작했다. 기존의 ‘산화·환원’ 방식 대비 산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것은 물론, 제조 공정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재료비가 적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과 품질 측면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가진다.

현재 그래핀 소재의 시장 확대에 있어 가장 큰 숙제는 높은 소재 가격이다. 자사는 내년까지 현재 시장 가격의 1/10로 판매가를 낮춰 1조 2,000억 원 규모의 그래핀 신산업 시장을 창출할 계획이다.

-최근 투자 유치에 성공했는데, 어떠한 역량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하는가?
▶소재 산업은 개발에서 상용화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발생한다. 그럼에도 자사는 기술 개발에서 시장 진입까지 빠른 성장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지난해 케이비엘러먼트는 이례적으로 삼성 디스플레이와 LG 디스플레이, 중국 글로벌 기업들의 협력업체로 등록됐으며 계속해 공급을 확대해 가고 있다. 또 자사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통해 모바일 산업과 전기자동차 산업의 중견기업들과 MOU를 맺고 신소재 개발에 역량을 쏟고 있다.

-케이비엘러먼트의 2021년 목표는.
▶중국 시장 확대, 그리고 현재 개발 후 평가를 받고 있는 전기 자동차용 핵심 소재에 대해 기술력을 인정받고 내년 양산을 목표로 모든 준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2023년 IPO를 목표하고 있어 그 초석을 만드는 해가 되길 바란다.

-최종 비전은?
▶‘사회적 가치 창출’이다. 케이비엘러먼트가 그래핀이라는 소재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창업하게 된 것은 이 분야에 많은 선배들의 도전과 실폐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자사가 실패 사례가 아닌 성공 사례로 남아 보다 많은 창업자들이 국내 소재 산업에 도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2018년 우리나라의 세계 일등 제품은 총 176개, 2019년은 164개라는 자료가 있다. 단 한 가지 만이라도 우리가 만들어낸 소재가 세계 일등 제품으로 인정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