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태양광 설비에 '테슬라 배터리팩' 쓴다

애플의 캘리포니아 태양광 농장 /사진 출처=애플 홈페이지

애플이 캘리포니아주에 짓는 태양광 에너지 저장 장치에 테슬라가 만든 배터리를 쓴다.

애플은 지난 31일(현지시간)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자사 캘리포니아주 태양광 시설 옆에 설치한다고 발표했다. ESS는 태양광 시설이 낮에 만든 에너지 중 잉여분을 저장해 에너지 수급이 필요할 때 사용하는 시설이다.


애플의 이번 ESS는 240MWh(메가와트시)의 저장 능력을 목표로 한다. 하루 7000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이번 설비 설치는 지난해 캘리포니아주 몬테레이 카운티 감독위원회의 승인을 받았다.

애플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날 미국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몬테레이 카운티 책임자를 인용, 애플이 이 프로젝트에서 테슬라의 대용량 에너지 저장 장치인 '메가팩' 배터리 85개를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전기자동차로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지난 2016년 태양광 에너지 업체 솔라시티를 인수하면서 에너지 저장 사업에도 수년간 투자해왔다. 테슬라는 수년 동안 가정용 배터리(파워월) 사업 외에 대규모 에너지 스토리지 프로젝트에서도 입지를 넓혀 가고 있다.


메가팩 배터리 시스템을 선보인 건 2019년이다. 발전용 에너지 시스템인 메가팩은 최대 3MWh의 저장용량을 갖춰 대규모 에너지 저장장치가 필요한 사업에 적합하다고 평가된다. 테슬라는 앞서 호주와 텍사스주 휴스턴 남부에도 대규모 배터리 저장 솔루션을 구축했다.

두 회사가 아직은 사업영역에서 크게 겹치는 분야가 없었지만, 애플의 '애플카' 사업이 현실화할 경우 두 회사가 미래의 잠재적 경쟁자일 수 있다는 대목도 주목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과거 테슬라를 애플에 매각하려 했지만 팀 쿡 애플 CEO가 이를 거부했다는 사실을 지난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22일 트위터에 "모델3를 제작하던 암울했던 시기에 나는 애플이 테슬라를 (10분의 1 가격으로) 인수할 가능성에 대해 논의하려고 팀 쿡에게 연락했다. 그런데 그는 만남을 거절했다”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