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점시 돈 드려요"…IPO 앞두고 덩치키우기 승부수 던진 티몬

티몬 모델이 업계 최초 마이너스 판매수수료를 홍보하고 있다. 티몬 제공

티몬이 파격적인 ‘마이너스 판매수수료’ 정책을 들고 나왔다. e커머스 업계 최초의 시도다. 보통 오픈마켓 판매자들은 매출의 일정 비율을 판매기회 제공의 댓가로 플랫폼인 e커머스에 지불한다. 이 판매수수료가 e커머스의 주요 수입원이다. 티몬은 자사 플랫폼에 입점하는 판매자에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고 오히려 돈을 주겠다는 것이다. 올 하반기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덩치를 키우기 위한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이달 1일부터 ‘판매수수료 -1%’ 정책을 도입했다. 지난해 오픈마켓 입점업체의 판매수수료는 월평균 최대 12.5%에 달했다. 티몬은 입점하는 판매자에게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고, 오히려 판매금액의 1%를 주는 것이다. 판매자 입장에선 티몬에서 100만원 어치를 팔면 1만원을 티몬으로부터 받는 셈이다.


다만 티몬은 옵션을 포함하지 않은 개별 단위 상품을 등록하는 판매자에게만 이같은 혜택을 제공한다. 상품 검색 시 옵션 추가가 필수적인 낚시성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티몬은 판매수수료 -1% 정책을 통해 오픈마켓 덩치키우기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마이너스 수수료’를 통해 판매자들을 대거 유입함으로써 판매품목과 유입고객이 대폭 늘어나는 효과를 노리겠다는 것이다. 최근 쓱닷컴 등 e커머스 업체들은 오픈마켓 전환을 통해 품목 다변화, 거래량 증가, 트래픽 증대 등을 노리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판매수수료를 포기하는 대신 급속히 오픈마켓의 덩치를 키우고, 줄어든 매출은 늘어난 광고수익을 통해 메우겠다는 것이다. 주요 e커머스 업체들은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광고 수입으로 벌고 있다.

티몬은 2017년 업종을 소셜커머스(통신판매사업자)에서 통신판매중개사업자으로 전환하면서 오픈마켓을 운영해왔지만, 매출의 대부분은 MD들이 기획하는 '큐레이션' 딜 위주의 판매 매장 '타임커머스' 등에서 나오는 등 사실상 오픈마켓으로서의 역할은 하지 못했다.


타임커머스 전략은 단골 고객 확보에는 유효했지만, 한정된 상품 수로 검색으로 유입되는 고객 등 고객의 수(트래픽) 증대엔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실제 티몬은 주요 e커머스들에 비해 트래픽이 크게 밀린다. 아이지에이웍스의 '2020 상반기 대한민국 모바일 앱 시장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각 e커머스 앱 중 안드로이드OS 사용자 수는 월간 사용자수(MAU)는 △쿠팡(1384만) △11번가(682만) △G마켓(451만) △위메프(450만) △티몬(345만) 등이다.

결국 연내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인 티몬이 업계 최초의 ‘마이너스 수수료’란 승부수를 던진 건 트래픽 증진, 거래액 성장 등을 통해 시장에 성장잠재력과 지속성을 증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즉 외형적 덩치를 키워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티몬은 2018년 1278억원에서 2019년 769억원으로 영업손실 규모를 크게 줄였다. 출혈을 통해 매출을 증가시키지 않겠다는 티몬의 사업전략 때문이었지만 그 사이 다른 e커머스들과의 격차가 커졌다. 이에 따라 매출을 크게 늘리면서 영업손실까지 줄여야하는 상황에서 파격적 승부수가 필요했단 분석이다.

티몬 관계자는 “판매수수료 -1% 정책을 통해 판매자의 부담이 줄어들면, 가격인하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본다”며 “당장의 이익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판매자와 구매자가 모두 많이 이용하게 됨으로써 판매 플랫폼으로서의 역량 강화가 나타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