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정부 이후 최장수 교육수장 앞둔 유은혜, 역대 기록도 깨나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오른쪽) © 뉴스1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제6공화국 이후 최장수 교육부장관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내년 2월 말까지 자리를 지킨다면 역대 최장수 교육부장관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11일 교육계에 따르면, 2018년 10월2일 취임한 유 부총리가 오는 13일로 재임 925일을 맞는다. 해방 이후 역대 두번째 장수 기록을 갖고 있던 이주호 전 장관(2010년 8월30일~2013년 3월10일, 924일)의 재임 기록을 넘어선다.


1993년 문민정부 출범 이후는 물론 1987년 민주항쟁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제6공화국에서 최장수 교육부 수장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내년 2월24일까지 자리를 지키면 역대 최장수인 이규호 전 장관(1980년 5월22일~1983년 10월14일, 1241일)을 제치고 역대 최장수 기록을 세우게 된다.

◇코로나19 위기 대응 과정에서 '현장 소통' 높은 평가

유 부총리는 취임하자마자 터진 '사립유치원 사태'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의 '집단 휴원' 압박에도 원칙을 굽히지 않고 한유총의 결국 '백기 투항'을 이끌어냈다. 평소 부드러운 이미지와는 다르게 특유의 결단력과 추진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고교 무상교육'을 당초 계획보다 1년 앞당겨 실시한 것도 유 부총리가 교육부 수장이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교 무상교육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예산 확보 문제로 포기했었다. 개교 이래 한번도 종합감사를 받지 않았던 16개 대규모 사립대에 대한 종합감사를 추진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교육계에서는 무엇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보여준 위기 대응 능력을 높이 평가한다. 교육부 공무원들의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는 시선도 있지만 '유은혜'였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끊임 없이 현장과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준 면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의사 결정 과정에서 끊임없이 전문가, 현장과 소통하지만 결정된 것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한 교원단체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한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 사태에 교육 정상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점은 좋게 평가하고 싶다"라며 "특히 수차례 교원단체 대표 간담회를 통해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수렴, 정책에 반영한 것도 현장 중심 교육 정책을 구현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본다"라고 평가했다.

◇고교학점제 vs 정시 확대…교육정책 청사진 제시 한계

반면 '딱 거기까지였다'는 시선도 있다.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문재인정부 교육정책의 청사진과 전망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들어 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계속 증가하는 것도 결국 교육정책의 큰그림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교육계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교육정책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국민을 설득도 하고 해야 하는데 현안 대응에 치중하고 현실 절충적 형태로 가다 보니 원래 정책 취지와는 맞지 않는 모습도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고교 서열화 체제를 해체하기 위해 2025년부터 자율형 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고 고교학점제를 전면 도입한다고 하면서 대입에서는 정시를 확대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 교원단체 관계자는 "'조국 사태'로 인한 대입 공정성 강화를 명분으로 급선회한 정시 확대 정책은 그동안 교육부가 추진해온 대입정책과 앞으로 시행할 고교학점제와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가장 실망스러운 정책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고등교육 분야에서도 '공영형 사립대'와 같이 대학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주요 공약들이 사실상 좌초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 대량 미충원 사태가 벌어지고 있지만 '지방대 위기론'에 대한 해법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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