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공시가 산정 이유 첫 공개했지만...'적정가격'은 비공개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김수상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이 6일 정부세종청사 국토부 기자실에서 '서울 서초구와 제주도 공시지 가격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은 최근 언론에서 보도된 서초구 및 제주도 아파트 등 공시가격과 관련해

정부가 처음으로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산정 기초자료를 공개했다. '깜깜이 산정'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보완책이다. 기초자료에는 주택특성, 가격참고자료, 산정의견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미 공개돼있는 자료인데다 공시가격의 핵심이 되는 '적정가격'과 개발 주택의 현실화율은 여전히 비공개하고 있어 한계로 지적된다.

주택특성, 가격참고자료, 산정의견 포함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공개했던 '2021년 공동주택 공시가격 초안'에 대해 소유자 등 의견수렴 및 검토 절차를 거쳐 오는 29일 공시가격을 결정·공시한다. 특히 올해부터는 공시가격 산정 기초자료를 함께 공개해 공시 대상 주택의 특성정보, 가격 산정 참고 자료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기초자료는 작년 세종시를 대상으로 시범공개한 이후 전국을 대상으로 처음 실시하는 것이다.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에 게시되는 산정 기초자료에는 △공시가격 △주택특성자료 △가격참고자료 △산정의견 등이 포함된다.

주택특성자료에는 교육시설, 공공·편익시설, 교통시설(지하철) 등 주변환경과 단지명, 용도, 용도지역, 건물구조, 동수, 세대수, 사용승인연도, 건폐율·용적률, 전체 주차대수, 최고·최저층수, 공시면적 종류 등 단지특성, 공시면적, 해당세대수, 향 등 세대특성이 들어간다.

가격참고자료로는 소재지, 층, 전용면적(㎡), 계약일자, 금액(천원) 등의 거래사례와 상한가(천원), 하한가(천원) 등 부동산테크 시세정보를 공개한다. 이런 자료를 바탕으로 가격형성요인과 유사 공동주택의 거래 가격, 가격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해 산정했다는 종합평가인 산정의견이 추가된다. 그러나 기초자료를 근거로 과연 국토부가 이 집의 가격을 얼마로 정하고 공시가격을 매겼는지는 여전히 확인할 수 없다.


이미 공개된 원론적 수준…"적정가격 공개" 필요
올해부터 전국적으로 산정기초자료를 공개하기로 한 것은 해마다 반복되는 '깜깜이 산정' 논란 관련 산정 근거를 구체적으로 밝혀 주택 소유주의 의구심을 최소화 하겠다는 의도다. 그러나 이런 주택특성, 가격참료자료의 대부분은 이미 공개돼있는 자료라서 깜깜이 논란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공시법에 따르면 공시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적정가격이다. 적정가격은 시장에서 정상적인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 성립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인정되는 가격이다. 공시가격 산정의 핵심근거가 되는 '적정가격'을 공개하지 않는다면 '깜깜이 산정' 논란을 완전히 잠재우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그러나 국토부는 적정가격 공개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단지마다 현실화율의 차이가 커서 그것을 맞춰나가는 중인데, 이런 상황에서 적정가격을 공개한다면 단지별 현실화율이 공개될 수 밖에 없어서다. 이럴 경우, '왜 다른집과 우리집의 현실화율이 다르냐'는 민원이 급증해 또다른 혼란을 낳을 것이란 게 정부의 우려다. 들쭉날쭉한 현실화율은 3년 뒤부터는 어느정도 균형점을 맞춰가는데 그 시점에 적정가격이나 현실화율을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국토부는 앞으로 기초자료에 포함될 내용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보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산정 기차자료로로 제시된 예시자료가 원론 수준이어서 시장의 의구심이 쉽게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산정 기초자료를 보완하기보다 표준지(근거자료로 삼는 샘플)를 늘리는 것이 공시가 논란 해소를 위한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자원과 인력을 추가 투입해 실무자 개별로 할당된 작업 범위를 줄여야 현장실사 등을 통해 개별주택의 상황을 꼼꼼히 들여다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편, 이번에 공시된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부동산 공시가격 알리미' 사이트와 해당 공동주택이 소재한 시·군·구청 민원실에서 29일부터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