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월 공항 노숙 아프리카인 승소확정…"난민신청 접수거부 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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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장호 기자 = 정치적 박해를 피해 고국을 떠난 외국인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약 1년2개월간 노숙생활을 했는데도 난민접수를 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며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은 아프리카 출신 외국인 A씨가 제기한 행정소송 일부패소 판결에 14일이 지나도록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아 지난 13일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서울고법 행정11부(부장판사 배준현)는 지달 4월21일 A씨가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을 상대로 낸 난민인정신청 접수거부 취소 등 소송에서 1심과 같이 각하 판결하면서도 "난민 신청 접수조차 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의 예비적 선고를 내렸다.

A씨는 정치적 박해 등으로 지인과 가족이 살해되자 고국을 떠나 한국을 경유하는 비행기를 탔다가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에 내렸다. 이후 A씨는 법무부 등을 상대로 난민신청을 했지만 비행기표의 목적지가 한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난민인지 아닌지 판단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A씨 등은 "출입국외국인청이 난민신청서를 접수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1심이 "출입국항에서 난민인정 신청절차를 개시하지 않은 것은 위법"이라며 A씨의 손을 들자 인천공항출입국외국인청이 항소했다.

A씨 측은 행정소송과 더불어 수용 및 임시해제를 신청하는 소송을 내 법원으로부터 "사생활의 보호·의식주·의료서비스 등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처우를 받지 못한 것이 인정돼 수용을 임시해제한다"는 결정을 받았다. A씨는 법원의 허가에 따라 현재 시민단체가 제공하는 숙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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