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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차 쌩쌩 달리는 길 걸어서 30분…'등교전쟁' 중인 덕성초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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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5.18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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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130여명 거리 먼 덕천1동 거주…학교 많은 인근 이사도
"공공 통학버스 지원 필요" 제기

부산 북구 덕성초등학교 등굣길에 있는 덕천2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 현장.2021.5.12/© 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 북구 덕성초등학교 등굣길에 있는 덕천2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 현장.2021.5.12/© 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부산 북구 덕천1동에 사는 덕성초등학교 3학년 예솔이(9)는 매일 아침이 고난이다. 쌩쌩 달리는 화물차 행렬을 뚫고 장시간 걸어야만 학교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예솔이의 집에서 덕성초까지의 거리는 1.7km. 거리가 먼 탓에 매일 30분 이상 걸어야 한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매달 14만원을 내고 학원 통학 차량을 이용했지만, 최근 들어 수입이 녹록지 않아 이마저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17일 북구의회, 북구청 등에 따르면 최근 덕성초 통학 환경 개선에 대한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취재진이 지난 12일, 17일 이틀에 걸쳐 통학길을 걸어본 결과, 과속 차량 등 도로 곳곳에 위험 요소가 상존해 있었다.

학교 입구로부터 반경 300~500m 이내인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외 구역은 빠른 속력으로 달리는 차들로 가득했다. 횡단보도 구간에서도 좌측, 우측의 시야 확보가 어려워 몇몇 차량이 갑자기 들이닥치기도 했다.

학교에서 900m가량 떨어진 통학로에서는 안전 펜스가 설치되지 않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통학로 중간 지점인 도시철도 3호선 숙등역 인근에는 덕천2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이 한창이었다. 재건축 현장 옆의 일부 횡단보도에는 신호등도 설치되지 않았다.

마지막 관문은 고속도로에서 차들이 대거로 나오는 간선도로다. 간선도로는 스쿨존 구역 적용을 받지 않고 '안전속도 5030' 정책에 따라 제한시속 50km까지 허용된다.

학교까지 도착하는 데 성인 남성의 빠른 걸음으로도 21분이 걸렸다.

문제는 덕성초(덕천2동) 학생 306명 중 거리가 먼 덕천1동에 사는 학생수가 130여명에 달하는 것이다.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이 매일 아침 등교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학교 통학버스가 따로 없어 맞벌이 학부모들은 사비를 들여 사설 통학차량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통학버스를 태우기 위해 다니지도 않는 학원에 보내기도 한다는 것이 구의회 설명이다.

부산 북구 덕성초등학교의 일부 등굣길에 안전펜스가 설치돼 있지 않아 위험해 보인다.2021.5.17/© 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 북구 덕성초등학교의 일부 등굣길에 안전펜스가 설치돼 있지 않아 위험해 보인다.2021.5.17/© 뉴스1 노경민 기자

초등학교 입학 전에 학교가 많은 화명동으로 터전을 옮기는 사례도 적지 않다.

3년 전 덕천1동에서 화명동으로 거처를 옮긴 학부모 A씨(초등학교 3학년)는 "이웃 주민들로부터 덕천동 학교에 다니면 통학이 많이 불편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주변 사람들과 이사를 결심했다"며 "덕천1동에 아직 남아 있는 다른 학부모들도 등교 문제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예솔이의 학부모 B씨는 "등굣길이 위험해 작년에는 예솔이를 학교에 데려다줬지만, 이제는 몸이 불편해 예솔이 혼자 등교하고 있다"며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토로했다.

지역에서는 공공 통학버스 신설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학교 신설로는 통학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효정 북구의회 의원(덕천1·3동)은 최근 임시회 본회의에서 "북구에는 통학버스 지원이 없는 상태"라며 "열악한 통학 환경에 놓여있는 학생들을 위해 통학 차량 및 교통비 지원을 통해 안전한 통학 환경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행정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통학 환경 지원에 필요한 법적 근거도 마련돼 있다.

초·중등교육법 제60조에 따르면 학생의 안전하고 편리한 통학 환경을 위해 통학 지원에 필요한 사항은 해당 시·도의 조례로 정할 수 있다.

지난해 9월 시행된 부산시교육청 학생 통학 지원 조례에는 통학거리 및 통학로 안전 미확보를 이유로 통학이 불편한 경우 시교육청이 예산 범위 내에서 통학비를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부산에서 최초로 초등학교 공공 통학버스를 도입한 동구의 사례도 주목할 만하다. 동구는 지난 2019년부터 버스 임차비를 지원하고 학교가 운영하는 방식으로 공공 통학버스를 운영 중이다.

동구청 교육운영과 관계자는 "올해 공공 통학버스를 1개교 추가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관내 통학버스 운영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부산 북구 덕성초의 일부 등교 구역에 신호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2021.5.17/© 뉴스1 노경민 기자
부산 북구 덕성초의 일부 등교 구역에 신호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2021.5.17/© 뉴스1 노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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