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짓다가 '1m' 넘어…'옮기거나 배상' 뉴질랜드 집주인 '2억 소송

뉴질랜드에서 설계 과정의 실수로 이웃 경계선을 침범하게 된 집주인이 2억 원이 넘는 거액을 배상하거나 완공을 앞둔 집을 통째로 옮겨야 할 처지에 놓였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뉴질랜드에서 설계 과정의 실수로 이웃 경계선을 침범하게 된 집주인이 2억원이 넘는 거액을 배상하거나 완공을 앞둔 집을 통째로 옮겨야 할 처지에 놓였다.

17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헤럴드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클랜드에 사는 남성 디파크 랄은 신축 중인 집이 원래 있어야 할 지점에서 1m 옮겨진 자리에 지어지면서 수십만 달러의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랄은 지난해 주택 건설업체 '피나클홈스'와 계약을 맺고 오클랜드 파파쿠라 지역에 자신의 집을 짓고 있었다. 침실 3개가 딸린 새 집은 완공을 앞두고 있었다.

문제는 지난해 8월 발생했다. 피나클홈스가 이웃과의 경계선 혼동이 있다며 진행 중이던 공사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피나클홈스가 건축 설계업체 'HQ디자인스'와 설계 하청 계약을 맺고, 오클랜드 당국의 건축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오류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인근 땅을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 'C94 디벨럽먼트'(C94 Development) 측은 랄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며 31만 5000뉴질랜드달러(약 2억5800만 원)를 배상하거나 집의 위치를 옮기라고 요구한 상태다.


랄은 "내게는 악몽같은 일"이라며 "한밤중에도 일어나 '어떻게 해야할까'라고 고민한다"고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궁극적 책임은 오클랜드 당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당국이 HQ디자인스의 디자이너 니틴 쿠마르가 제출한 관련 서류를 승인했기 때문이다. 애초에 검토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했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피나클홈스의 프로젝트 매니저 조니 바티는 "공사 과정에서 뭔가 이상한 점을 느껴 서류를 검토한 결과 오류가 있었다"며 "곧장 랄에게 연락을 취하고 모든 공사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경계선과 관련된 문제의 책임은 HQ디자인스와 오클랜드 당국에 있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랄과 그의 가족은 차라리 집을 옮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15만 뉴질랜드달러(약 1억 2300만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조니 바티는 "이 추가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