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끼리만 행복했던…' 행복청, 전 직원 투기 조사 공염불 우려

공직자 등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수사 중인 정부 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지난 3월 26일 정부세종청사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에서 전 행복청장 A씨의 국가산업단지 예정지 토지 투기 의혹 등을 수사하기 위해 압수수색했다. 특수본이 압수수색 중인 곳으로 알려진 행복청 사무실 모습. 2021.3.26/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세종=뉴스1) 이정현 기자 =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소속 간부공무원들의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해당 인사들에 대한 자체 조사와 별개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전 청장에 이어 간부급 직원들까지 투기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드러난 2명의 간부 공무원 투기 의혹에 대해 '내부 조직적 투기' 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황에서 자체 전수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냐는 문제가 남는다.

자체 조사보다 제3의 외부기관을 통한 내실 있는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18일 행복청에 따르면 소속 직원 150여 명의 '세종시 부동산 보유·거래현황'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배우자와 자녀를 포함한 직계존·비속의 부동산 보유 현황까지 살핀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행복청은 현재 전 직원을 대상으로 개인정보활용 동의서를 받는 중이다.

이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본격적인 전수조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국가공간정보센터 및 부동산거래분석기획단에 현황 조회를 요청, 이번 주 중에는 분석자료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엄정 대응'을 밝힌 행복청이지만, 자체 전수조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직장동료 사이인 이들 간부공무원 가족의 공동 토지 매입으로 '내부 조직적 투기' 가능성까지 짙어지는 상황에서 자체 전수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냐는 의심이 적지 않은 탓이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이 있듯 행복청의 자체 조사로는 내실 있는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본인과 배우자, 부모, 자녀만을 대상으로 한 공직자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의 고질적인 한계를 그대로 답습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때 이른 예측마저 나온다.

이런 이유로 정의당 세종시당과 시민단체에서는 "정부에서 직접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정의당 세종시당 관계자는 "행복청의 조직적 투기행위 의혹을 밝히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행복청 등 세종시 개발관련 기관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진상을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행복청은 내부정보를 이용해 세종시 스마트국가산단 예정지 인근에 땅 투기를 한 혐의를 받는 간부공무원 2명을 직위해제하고,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이들은 국가산단 지정·발표 전 예정지 인근에 수억을 들여 각자의 배우자 명의로 땅을 사들였고, 역시 해당지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노선 신설도 예정된 소위 '노른자 땅'이 됐다.

이는 전 행복청장 의혹과도 맞닿는 부분이어서 당시 행복청 내부의 조직적 투기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행복청은 국토교통부 소속 정부기관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만든 특수 관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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